[취재수첩] 걱정부터 했던 제한급수, 지금은 어떤가요?
[취재수첩] 걱정부터 했던 제한급수, 지금은 어떤가요?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5.11.02 11: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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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민 기자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지난 추석 연휴 바로 전쯤이었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기자는 도청 공무원 및 다른 회사 언론인들과 함께 점심을 함께 했다. 식사가 나오기 전 누구나 그렇듯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충남 서북부 8개 지역에 제한급수가 시행되고 특히, 홍성의 경우, 지역별 격일제 단수가 이뤄진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얘기가 들은 기자는 ‘홍성 주민들은 매우 불편하겠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뒤 떠올랐다. 나 역시 일주일 대부분을 홍성에서 보내는 ‘홍성 사람’이었다는 것.

걱정부터 생겼다. 단수기한은 많은 비가 올 때 까지였다. 즉, 언제 올지 모르는 기차를 기다리는 셈이었다.

내가 사는 곳은 홀수날짜 오후 10시부터 그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단수가 될 예정이었다. 아침에 씻는 것은 어쩌며, 빨래는 또 언제 돌려야한다는 말인가. 아울러 욕조가 없는 원룸에 물은 어디에다 받아야한단 말인가.

다행히 추석연휴에 ‘나름’ 반가운 문자를 받았다. 집주인이 물탱크를 신청했지만 수요가 많아 바로 설치가 안 돼 큰 물통을 준비했다는 것.

약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한다. 연휴가 끝나고 홍성으로 돌아온 나는 술자리 이후 밤늦게 빈 자취방에 돌아왔다. 하지만 바로 눕지 않았다. 물통에 물이 가득할 때까지 졸린 눈을 비비며 기다렸다. 그리고 이렇게 채워진 물통을 보고 뿌듯한 마음에 이불을 폈다.

또 나름 계획도 세웠다. 갖고 있는 와이셔츠가 한정됐고 단수가 되면 빨래를 자주할 수 없기에 깔끔한 사복을 집에서 몇 벌 더 갖고 왔다. 아울러 물은 언제 받아놓고 얼마만큼 써야할지 머릿속에 그려놓았다. 이 정도면 단수를 결전의 날로 여긴 셈이었다.

그런데 단수를 안 한다. 본격 제한급수가 들어가던 이번 달 8일 당국은 지자체별로 자체적인 제한급수를 시행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홍성군 역시 “군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수가 아닌 제한급수를 실시한다”고 알렸다.

이후 부끄러운 내 자화상을 밝히면, 물 걱정은 사라졌다. 샤워도, 빨래도 언제든지 할 수 있다. 큰 통에 받아놓은 물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가뭄과 관련, 물을 아껴야한다고 강조하는 기자임에도 집에서 물이 ‘콸콸’ 나오면, 대수롭지 않게 느낀다.

이런 모습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0시 기준 물 절감양은 3만 9000톤, 절감률은 20.1%이다.

물론, 그날은 목표인 20%에 도달했지만, 이보다 더 낮은 적이 있다는 게 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많은 충남도민들은 알 것이다. 물을 물 쓰듯이 쓰면 언젠간 ‘물도 돈 주고 시켜먹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는 것이다.

노트북을 닫으며, 기자는 한 달 전 받아놓았던 물을 주로 사용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부디 이 같은 다짐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내 자신과 약속한다. 이 글을 보는 독자들 역시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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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건 2015-11-02 21:25:32
노트북닫았나요? 게임안했나요?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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