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읽는 아침] 11월, 다섯 줄의 시
[詩읽는 아침] 11월, 다섯 줄의 시
  • 김영수
  • 승인 2015.11.11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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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다섯 줄의 시 / 류시화 作

차가운 별
차갑고 멀어지는 별들
점점이 박힌 짐승의 눈들
아무런 소식도 보내지 않는 옛날의 애인
아, 나는 11월에 생을 마치고 싶었다.

 

▲ 김영수13-14 국제로타리 3680지구 사무총장

[굿모닝충청 김영수 13-14 국제로타리 3680지구 사무총장] “한시외전(韓詩外傳)”은 한(漢)나라 때 한영(韓嬰)이 쓴 책으로 360개 이야기 마다 따로 “시경(詩經)”의 구절을 인용하고 있는 책인데 그 중 유명한 맹자에 관한 “맹자욕휴처(孟子欲休妻)”라는 글이 있습니다. 글자 풀이를 하면 맹자(孟子)는 이름이고, 욕(欲)은 하고자 할 욕, 휴(休)는 쉴 휴, 처(妻)는 아내 처 이므로 아내를 내쫓으려고 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맹자의 어머니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 하여, 아버지 없이 크는 자식을 잘 교육시키기 위하여 세 번이나 이사를 가야만 했습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먼 곳으로 유학을 보냈더니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달려온 아들을 보고 먹고사는데 중요한 베틀을 단칼에 찢어 버리는 ‘맹모단기(孟母斷機)’라 하여 고사성어를 만들 정도로 훌륭한 어머니였습니다.

공자(孔子)의 정통유학을 계승 발전시켰고 공자 다음의 아성(亞聖)으로 불리는 맹자가 젊었을 때, 유학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며칠이 되지 않았는데 맹자가 어머니에게 아내와 같이 못 살겠다고 하면서 아내를 내 쫓아버리겠다고 합니다. 이에 어머니는 깜짝 놀라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맹자는 어머니에게 “남편이라는 사람이 방에 들어가도 부인은 옷은 잘 차려입지 않고 다리를 벌린 채 단정치 못하게 앉아 있습니다. 여자가 너무 칠칠맞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런 아내와는 못 살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어머니는 며느리를 불러서 남편이 왜 그러는지 물었습니다. 맹자의 아내는 시어머니에게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어머님 저는 이 집에 시집올 때 손님으로 온 것이 아닙니다. 이 집에 주인으로 온 것입니다. 앞으로 이 집의 안주인이 될 사람 아닙니까? 안주인인 사람이 자기 방에 있으면서 항상 의관을 고처입고 손님처럼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안방에 들어오려면 적어도 밖에서 인기척이라도 해야 방안에 있는 사람이 정좌라도 하지 않습니까? 갑자기 들어오면서 저는 항상 손님처럼 연지곤지 바르고 앉아 있어야 되겠습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면 저는 이집 주인이 아니고 손님입니다. 이집 안주인이 아니고 손님일 바에는 기꺼이 친정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며느리의 말을 들은 맹자의 어머니는 맹자에게 꾸짖으며 “너는 정말 며느리에게 잘 못했다. 이는 네가 예의가 없는 것이지, 며느리가 예의가 없는 것이 아니다. 禮記(예기)에서 대문으로 들어갈 때는 누가 있는지를 묻고, 마루에 오를 때는 반드시 소리를 크게 내어 알리고, 방문으로 들어갈 때는 반드시 눈을 아래로 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이는 사람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지금 너는 네 아내가 편히 쉬는 곳에 가면서 방문을 들어서며 기척도 하지 않아 남에게 기거하고 있는 것을 보이게 했으니, 이것은 너의 무례함이지 며느리의 무례함이 아니다. 그런 걸 가지고 부인을 내 쫒겠다고 하면 너는 근본이 잘 못되었다” 라고 나무랐습니다.
어머니의 말을 들은 맹자는 그 자리에서 부인에게 엎드려 절하고 자기가 잘 못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였습니다.

‘배려’란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거나 마음을 써서 보살펴 주다’는 뜻으로  상대의 입장에서 경청하고 이해하며 행동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연일 ‘분노의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소위 ‘묻지 마 범죄’ 입니다.
모든 것을 자기 기분에 맞추어 상대방에 대하여 가하는 범죄가 성행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입에 담지도 못할 악플이 버젓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자기를 쳐다보아서 기분 나빴다니,
자신의 차를 앞질러 갔다느니, 위층에 소음이 심하다느니 하는 ‘분노조절장애’로 인하여 ‘우발적’으로 살인까지 하고 있습니다. ‘배려하는 마음’부터 가르치지 못하고, ‘꼭 앞서야 한다’는 욕망이 되돌아 와서 우리를 불안케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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