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의 잡학사전] ‘탈’ 날까 ‘탈’ 막으면, ‘큰 탈’ 난다
[김근식의 잡학사전] ‘탈’ 날까 ‘탈’ 막으면, ‘큰 탈’ 난다
12-복면, 복면금지법은 탈법적이고 건강하지 못한 행위
  • 김근식
  • 승인 2015.11.30 18: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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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前) 국회의원 보좌관 T.041-565-8004 http://cafe.daum.net/theClassic

[굿모닝충청 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얼굴 전부 또는 일부를 헝겊 따위로 싸서 가림. 또는 그러는 데에 쓰는 수건이나 보자기와 같은 물건. 국어사전에 실린 ‘복면’의 정의다.

얼굴을 가려 변장을 하거나 얼굴을 방호하기 위하여 쓰는 조형물. 이것은 ‘가면’의 사전적 해석이다. 따라서 복면이나 가면은 거의 동의어에 가까우므로 여기서는 복면으로 통일하여 쓰겠다.

복면의 역사는 원시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수렵생활을 하던 원시인이 수렵 대상인 동물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변장용으로 쓰이다가 나중에는 살상한 동물의 영혼을 위로하거나 그 주력(呪力)을 몸에 지니기 위한 주술적 목적에서 종교적 의식과 민족신앙의 의식용으로 쓰이게 되었다.

세계 공용으로 마스크(mask)란 말이 쓰이며 이는 방독·방한용 마스크에서부터 야구·펜싱·검도 등 스포츠 경기의 방호용 면까지도 포함되지만 대개의 경우 좁은 뜻의 변장·화신을 목적으로 하는 가면을 말한다.

만화와 영화로도 널리 알려진 쾌걸 조로는 독재적인 영주 알칼데의 압제에 항거해 힘없고 착한 사람들을 돕는데 그는 신분을 감추기 위해 검은 복면을 하고 다닌다.

일지매는 청나라 초 중국에서 읽히던 소설 ‘환희원가’의 마지막 회에 나오는 소설 속의 도적인데 조선 순조 때의 문인 조수삼은 저작 ‘추재기이’에서 일지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일지매는 도둑 중의 협객이다. 매양 탐관오리의 부정한 뇌물을 훔쳐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 처마와 처마 사이를 날고 벽에 붙어 날래기가 귀신이다. 도둑을 맞은 집은 어떤 도둑이 들었는지 모를 것이지만 스스로 자기의 표지를 매화 한 가지(一枝梅)를 붉게 찍어 놓는다. 대개 혐의를 남에게 옮기지 않으려는 까닭이었다.”

가면과 복면의 순우리말이라 할 ‘탈’은 탈은 얼굴에 쓰는 가면, 인체에 생긴 질병, 갑자기 일어난 사고 등의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다.

1차적으로 탈은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는 내용을 반영한다. 다시 말해 탈(가면)이 탈(질병)을 불러온 것이다. 옛사람들에게 탈은 신체를 상징하는 신성한 대상이었으므로 이런 물건을 사람 가까이 두고 함부로 다룬 까닭에 신의 노여움을 사서 벌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2차적으로 탈은 인간에게 신명을 일으키는 도구라는 의식을 반영한다. 고대의 신성가면은 15세기에 이르러 예능가면으로 전이되어 널리 사용되었다.

3차적으로 탈은 그 자체를 이용해서 질병과 사고를 물리치고 해결할 수도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번에는 탈이 탈을 물리친 것이다. 이러한 탈의 의미는 질병이나 불의의 사고를 퇴치하고 방지하기 위하여 탈을 신앙의 대상으로 숭배하는 한편 탈을 응용하여 집단적인 예능을 만들어 전승시켜온 인류의 내력을 설명해준다.

우리의 전통문화인 탈춤은 일반 서민의 건강한 삶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고 있으며 한국의 탈은 자연미를 살려 보다 인간적이며 서민의 생활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해학과 담백함을 지니고 있다.

전국에서 탈춤에 쓰이는 탈은 약 250여 종이나 되며 형태도 매우 다양한데 중부 지방은 종교성이 강한 동시에 아기자기하고 인간적인 얼굴을 지니며 남부 지방의 탈은 풍자적이며 주술적인 형태를 띤다.

복면은 탈과 마찬가지로 은폐성, 상징성, 전형성, 표현성을 이용하여 일반 서민의 건강한 삶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탈’을 검색하면 현재 쇼핑몰에서 판매중인 탈의 상품 수가 무려 37,000 건을 넘는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복면금지법은 결국 가면금지법이자 탈금지법이라 하겠으니 이는 우리의 전통인 탈문화를 배격하는 것이요 자유 상거래를 부정하는 탈법적인 행위임에 다름 아니다.

‘탈’ 날까 ‘탈’ 막으면, ‘큰 탈’ 날까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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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기 2016-01-21 03:36:28
시위를 하면서 가면을 도대체 왜 쓴답니까? 공연히 오해받는 일이 업도록 함께 시위하는 분들이 말려야지요. 혹시 시위의 목적과 관련없는 사람이 있어도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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