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유치원 대란, 세종시·교육청 ‘불통’이 한몫
[편집국에서] 유치원 대란, 세종시·교육청 ‘불통’이 한몫
  • 신상두 기자
  • 승인 2015.12.09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신상두 기자 세종시 본부장

[굿모닝충청 신상두 기자] 지난달 28일 자녀를 ‘원아로 만들기 위해’ 세종시 각 유치원에 모여든 젊은 부모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3세 자녀를 둔 부모들 가운데 상당수는 ‘멘붕’을 경험해야했다. 지원자 대비 공립유치원의 수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실시된 추첨에서 1065명이 고배를 마셨다.

시 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3월 1일 입학하는 어린이들 가운데 3세외에 4세는 399명, 5세는 39명이 ‘뽑기 운’이 없어 탈락했다.

이같은 유치원 대란은 신도시에 있는 22개 공립단설유치원의 원아모집 경쟁률이 평균 1.84대 1에 이르면서 예견됐던 일이다.

다만, 시교육청은 떨어진 39명(만 5세반)에 대해선 두루·고운·종촌유치원에 각 1개씩 모두 3개 학급을 증설해 수용키로 했다.

하지만, 경쟁률이 훨씬 높은 만 3·4세에 대해선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세종교육청은 ‘법에서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최대한 공립 유치원을 지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대안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유치원 추첨에서 떨어진 아이들을 보낼 어린이 집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신도시에 거주하는 K씨(38·도담동)는 “유치원을 보낼 수 없으면 가까운 곳에 어린이집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근 조치원쪽 어린이집을 알아보고는 중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도 그럴 것이 가정에서 쉽게 보낼 수 있는 단지내 어린이집 개원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내 어린이집은 입주자 대표회가 구성돼야 가능한데 입주율 저조로 대표회 구성이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울러, 복합커뮤니티센터에 들어서는 공립어린이집 개원은 아파트 입주시기와 맞지 않는 경우도 많아 어려움을 증폭시키고 있다.

작년에도 ‘유치원 대란’은 있었다. 일부 지역의 유치원에 아이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치솟고, 어린이집도 자리가 없어 학부모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발생했었다.

그럼에도 관계 기관(세종시·세종교육청)에선 대비책 마련에 실패했다. 지난해 유치원 대란후 그 흔한 협의체 구성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연히 (양 기관간)원활한 소통과 정책공조를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현행법상 유치원은 교육청이, 어린이집은 市가 담당하고 있다.

교육청은 공립 유치원에서 수용하지 못할 아이들의 수요를 사전에 파악해 市와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토록 했어야 했다.

세종시도 교육청과의 협업을 통해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공립어린이집을 신축하거나, 아파트 단지내·가정어린이집 등에 대한 수요조절을 통해 문제발생을 막으려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그러나 ‘한번’의 경험으로는 자극이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작년과 올해 두 번의 ‘난리’를 치른후에야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세종시와 교육청은 지난 4일에서야 영유아 보육·교육지원 TF팀을 구성하고 ▲내년 3월 새학기 어린이집·유치원 입소 공동대책을 마련하고 ▲보육·교육용지 마련을 통한 건물 신축 ▲국공립어린이집·단설유치원 연차별 설립 등 중장기 계획 수립 등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TF팀 구성으로 내년에는 대란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버스 지나고 손 흔드는’식의 뒤늦은 행정은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세종시가 내세우는 ‘아동친화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선 관련기관들의 긴밀한 공조가 필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