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일에 미친 사람이 행복하다
[특별기고] 일에 미친 사람이 행복하다
  • 임영호 코레일 상임감사
  • 승인 2015.12.1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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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 코레일 상임감사

사람은 살아가면서 하루의 시간 중 3분의 1을 일하면서 보낸다. 일속에서 보람과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면 의미 있는 삶을 누리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기회만 되면 일을 줄이려고 한다. 왜 그럴까? 근로자들이 회사나 공장 문을 나서야 행복한 시간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가 존 호프 프랭클린(1915~2009)은 일과 여가가 녹아든 상태를 이렇게 표현했다.

“내가 한평생 단 일분도 쉬지 않고 일했다는 말도 옳고, 내가 단 하루도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한 적이 없다는 말도 옳다.”

무엇이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값지게 만드는 것일까?

심리학자 칙 센트 미하이(1934~ )의 ‘몰입(flow)의 즐거움’ 이라는 책에서 우리가 하는 일을 삶 전체로 끌어 올려 행복한 삶의 토대로 삼게끔 조언을 한다.

저자는 책 서두에 평범한 한 사람을 소개 한다. 그는 기관차 공장의 용접공이다. 기관차 공장은 격납고처럼 먼지가 많고 시끄럽기 짝이 없는 곳으로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빨리 퇴근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래서 일단 공장 문을 나서면 너나 할 것 없이 근처 술집으로 우르르 몰려간다.

그런데 그렇지 않는 사람이 있다. ‘조’ 라는 사람이다. 60대 초반인 ‘조’ 라는 사람은 크레인이면 크레인, 컴퓨터 모니터면 모니터, 그 공장안에 있는 기계설비 구조를 모조리 독학으로 꿰뚫은 사람이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희한한 양반이라고 혀를 차면서도 모두 ‘조’를 존경했다. 직원들은 문제가 생기면 누구나 ‘조’에게 먼저 달려갔다. 그들은 그가 없으면 공장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조’는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즐기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주위 사람들로 부터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한마디로 ‘조’는 자기 일에 몰입하는 사람이다. 몰입이란 느끼는 것, 바라는 것, 생각하는 것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상태로, 물 흐르듯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느낌을 표현하는 말이다. 결국 몰입하는 사람은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자기가 하는 일에 완전히 빨려 들어가서 그것을 즐기는 사람이다.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생물학자 라이너스 폴링(1901~1994)은 여든 아홉의 나이에도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이제 무얼 하면서 살아가지? 나는 자리에 앉아서 한 번도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없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무작정 밀고 나갔을 뿐이다."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은 무엇보다도 일에 몰입하는 열정적인 사람을 채용한다. 어떤 사람이 열정적인 사람일까? 열정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열정적인 사람은 그 열정을 가슴에 품고 있을 뿐 남에게 알리지 않는다. 사실 이력서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다. 그 특징은 지속성, 근성, 진정성, 끊임없이 전념하는 태도, 이것만 가지고는 모른다.

우리는 빈자리를 채울 때 그 자리에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을 찾는다. 그럴 때마다 우선적으로 대부분 관련 분야의 경험자를 떠올린다. 그런데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습하려하는 지적인 태도이다.

자동차 왕 헨리 포드(1863~1947)는 학습지향적인 사람을 높이 평가했다. 학습하려고 하는 사람은 성장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과거의 경험자보다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학습하려는 지적인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도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

구글의 대표이사인 에릭 슈미트(1955~ )가 언급한 것처럼, 학습 지향적인 사람이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하는 사람으로 전문성과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구글은 아무런 전례도 없이 수천 년 전에 피라미드를 구상하고 세운 이집트인을 본받으라고 강조한다. 세상이 포화상태로 가득할 정도로 발달되어 더 이상 발전할 틈이 없을 것처럼 여겨질 때, 일에 미친 괴짜들이 새로운 비전으로 엄청난 변화의 물꼬를 트면서 세상을 흔들어 놓는다. 이 마법의 신화는 몰입하여 일하는 열정적인 사람만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다. 페이스 북의 저커버그도 바로 그런 사람이다.

니체(1844~1900)는 흐지부지하게 살아가는 인생을 제일 싫어했다. “자기 인생에 온 힘을 쏟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최고의 삶” 이라고 말했다. 자기 일에 몰입하여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만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모든 난관을 이겨 낼 수 있다. 결국 몰입은 개인적인 삶에 행복을 주면서도 국가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최근 젊은 직장인 들 사이에 입사한지 1년 이내에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니는 초단기 떠돌이 직장인이 늘고 있다. 취업전문사이트 ‘잡 코리아’에 의하면 입사 1년 만에 그만둔 단기 퇴사자의 비율이 30%에 달한다고 한다. 바늘구멍 뚫고 입사해도 사표는 주저 없이 팍팍 낸다. 취업이 급하다 보니까 열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아무래도 뒷전이다. 뉴스를 보니 어느 택배회사의 택배기사 이직 율이 1% 수준이다. 이것은 대기업 신입사원보다 낮은 이직 율이다.

무슨 일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최근 미국의 금리현상으로 한국경제의 미래가 비관적이다. 이럴 때 페이스 북의 저커버그처럼 드넓은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일에 미친 사람이 정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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