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빛을 그리다展] 60대, 인생의 감동을 느끼다
[모네, 빛을 그리다展] 60대, 인생의 감동을 느끼다
40여년 우정 이어온 김세일(63)·황규철(63) 씨, 함께 전시장 찾아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6.01.05 15: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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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모네, 빛을 그리다 展'을 찾은 황규철(63, 왼쪽) 씨와 김세일(63) 씨.

[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 “자네, 여기 서봐. 내가 사진 찍어 줄게!” “허허. 나 멋있게 나오나? 이번엔 자네가 이리 와.”

지난 4일 오후 ‘모네, 빛을 그리다 展’이 열리고 있는 대전무역전시관. 전시장 포토존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 주며 귀여운(?) 모습을 연출하던 60대 아저씨 두 분이 눈에 띄었다. 자녀와 함께 온 것도 아니고, 아내와 함께 온 것도 아닌 단 둘이었다. 즐겁게 웃으며 ‘인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던 두 사람은 40여 년의 우정을 지켜온 죽마고우였다.

김세일(63) 씨와 황규철(63) 씨는 대학 동창으로, 과학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하고 교장으로 퇴직하기까지 같은 인생을 함께 걸어왔다. 두 사람은 이날 문화생활을 즐기고자 전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둘이 종종 미술전시를 보러 다닌다. 지나가다 전시회 포스터를 보고 큰 화면의 영상이라고 해서 함께 왔다”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추상적인 그림보다는 사실적이고 인상적인 게 좋더라. 이번 전시는 큰 화면에서 또렷한 색감으로 그림을 볼 수 있어 우리 같은 늙은이들한테 좋은 것 같다(웃음)”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인상, 해돋이’ 작품을 보니 강렬함이 느껴져 좋았고, 오랑주리의 ‘수련’은 배경과 어우러지는 색채가 따뜻함을 안겨줘 감명 깊었다”며 “조그마한 그림이 아니라 크게 확대된 영상이라 감동이 배가 됐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황 씨는 전시회를 통해 모네의 인생을 따라가면서 인생의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황 씨는 “시대별로 그림을 보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달라지는 모네의 그림체가 확연히 느껴졌다”며 “1시간 정도 도슨트의 해설을 듣고, 1시간 정도는 여유롭게 관람했다. 의자에 앉아 바람에 살랑이는 물결을 보고 있으니 인생의 감동이 느껴졌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그는 또 “모네가 집 앞 정원에 연못을 꾸며놓고 그린 수련 작품을 보니, 나도 밭에 연못을 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모네가 마지막을 보낸 집처럼 아름다운 곳에서 친구들과 노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와 황 씨는 이날 일정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전시장으로 달려와 2시간 동안 천천히 작품들을 관람했다. 한 곳에 앉아 음악과 함께 움직이는 작품을 보는 경험이 정말 특별했다고 전했다.

오랜 인연을 유지해 온 두 분은 이런 저런 취미를 공유하며 지금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단다. 못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만나 밥도 먹고 전시도 보러 다닌다.

최근에는 대전지역 대학가의 조경에 관심이 있어서 각 대학을 찾아 교정의 조경이 어떻게 꾸며져 있는지를 탐색하고 있다.

김 씨는 “친구와 함께 이런 저런 전시를 많이 보러 다녔는데, 이번 전시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재밌게 볼 수 있는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이 와서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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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2016-01-05 18:58:07
추운 겨울 정말 훈훈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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