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날벼락’… “땡처리라도 해야죠”
개성공단 폐쇄 ‘날벼락’… “땡처리라도 해야죠”
개성공단상회 대전 둔산점 6개월만에 접어야할 판… 지역기업 3곳도 도산 위기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6.02.11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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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문을 연 개성공단상회 대전 둔산점.

[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 “이제 겨우 반년 운영했어요. 생산이 중단된 가게를 계속 유지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고… 원가 이하 ‘땡처리’라도 해야 할 상황이에요. 정말 갑갑합니다.”

박민경 개성공단상회 대전 둔산점 대표가 11일 개성공단 운영 중단 소식에 답답한 신경을 토로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경 조치를 취한 가운데,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판매하던 전국의 개성공단상회가 당장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처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15개 기업으로 구성된 개성공단상회협동조합은 서울 안국점과 인천, 대전 둔산점 등 전국에 모두 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대전 노은동점과 서울 군자역, 강남점 등 3개 매장이 차례로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기존의 매장도 당장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대전 둔산점은 지난해 9월 19일 전국 5번째로 문을 열고 남성 정장과 와이셔츠, 니트, 여성의류, 언더웨어, 아웃도어, 양말 등 그동안 판로가 없어 국내에서 만날 수 없었던 개성공단의 제품을 판매해 왔다.

박 대표를 필두로 최준규, 조은경, 김지훈 씨가 ‘착한 기업, 베푸는 기업’을 목표로 의기투합해 오픈했다.

박 대표는 “10일 뉴스와 SNS에서 개성공단 중단 소식을 접했고 오늘 오전 협동조합 본사로부터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겠다. 양해를 바란다’는 협조문을 받았다”며 “현재 갖고 있는 재고도 많지 않고, 겨울 상품이 대부분이라 날이 풀리고 사계절 상품의 재고가 떨어지면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의 상회 지점은 모두 개인이 투자한 대리점으로, 본사에서 개성공단 중단에 따른 피해를 보상해 줄 수 없는 상황” 이라며 “이제 겨우 반년 운영했는데 갑자기 이런 상황이 닥쳐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막막해했다.

박 대표는 “함께 오픈을 준비한 4명이 서로 다독이며 버티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생산라인이 멈춘 가게를 계속 운영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손해를 보더라도 원가 이하 ‘땡처리’로 재고를 정리할 생각이다”라고 한숨지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도 큰 타격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현재 대전지역 기업은 3곳이 개성공단에서 철수절차를 밟고 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도 이날 복수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아마 60~70%는 도산이 불가피할 것” 이라며 “대체부지 제공 등 피해보상 대책도 실효성이 없고, 지금 원부자재와 완·반제품을 회수하지 못해 생기는 손실은 초기 투자비를 상회하는 큰 타격”이라고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한편 권선택 대전시장은 11일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개성공단 입주 업체의 가동상태를 파악하고, 정부대책이 미흡할 경우 시 차원에서 해야 할 추가지원 사항을 미리 파악하라”며 “이번 사태로 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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