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이어 온 전통에 ‘새로움’을 더하다
4대 이어 온 전통에 ‘새로움’을 더하다
순천향대학교 ‘충남 전통생활도자기 웰니스 특화사업’ 참여기업 탐방 - ② 전통예산옹기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6.02.12 1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포토죤
▲ 팜파티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순천향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도하고 있는 ‘충남 전통생활도자기 웰니스 특화사업’이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단계 사업에 돌입했다.
산업통산자원부가 지원하는 이 사업은 천안·아산·예산 지역에 몰려 있는 전통 생활도자기 업체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34개 업체를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굿모닝충청은 1단계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띠는 성과를 보인 5개 업체를 다시 선정해 차례로 소개한다.

두 번째 순서는 충남 예산군 오가면에 있는 전통예산옹기다. 전통예산옹기는 1대 고 황춘백 선생으로부터 시작해 동월, 충길, 진, 진영 형제까지 4대가 가업을 잇고 있다.
이 중 황충길 옹은 우리나라에서 하나 밖에 없는 옹기 명장(98-23)이다. 일흔 넷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옹기를 빚고 있다.
황 명장의 아들 진, 진영 형제는  증조부 때 이어 온 전통에 더해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전통예산옹기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 천연잿물바르기

지킬 건 지키면서 변화 추구
4대를 이어 온 전통예산옹기는 전국 흙 좋은 곳을 옮겨 다니다 70년대 초반에 예산에 자리를 잡았다.

예산은 흙이 좋기로 유명한 지역이라 60년대만 해도 옹기공장이 20여 곳이 넘었다.
전통예산옹기가 자리 잡을 때만 해도 10여 곳 이상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1, 2곳이 명백을 유지하고 있다.
80년대 중반, 옹기에 납 성분이 들어간 유악을 사용했다는 언론 보도 이후부터 옹기 시장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김장 김치를 비닐에 담아 고무로 된 함지박에 보관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너나 할 것 없이 버티지 못하고 공장 문을 닫았지만 전통예산옹기는 살아남았다.
지킬 건 고집스럽게 지키면서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 전시장전경

체험학습장 만들고 팜파티 열고
전통예산옹기는 옹기를 만드는 흙을 직접 파다가 5~6년 묶힌다.
서로 형질이 다른 흙을 하나의 성분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원재료인 흙이 좋아야 고품질의 옹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더디고 고된 과정을 마다하지 않는다.
유약을 만들 때도 전통 방식을 고집한다. 나무재와 황토 흙을 반 습식 상태로 섞어, 이 역시 1년 이상 묶힌다.

옹기를 만드는 재료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한국세라믹기술연구원에 의뢰해 1년에 2~4번 시험성적표를 받는다.

▲ 장공장전통예산옹기
▲ 일본수출

사람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은 없는지, 옹기가 숨을 쉬는지, 온도 격차에 잘 견디는지 과학적인 분석을 해 보보는 거다.
이 같은 노력은 소비자가 제일 먼저 안다.

전통 예산옹기를 직접 찾는 소비자는 물론이고 인터넷을 통한 주문량이 해마다 늘고 있다.
선 주문판매량을 맞추기에도 버거울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 가족사진(2003.01.12)

특히 유기농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는 전통예산옹기에서 생산하는 옹기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다.
해외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일본이나 미국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가있는 나라마다 예산전통옹기 제품을 찾는다.

그 덕에 충남에 있는 옹기공장으로는 처음으로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황진영 전통예산옹기 전무는 “증조부 때부터 전수돼 내려 온 전통은 그대로 지켜나가면서도 공정을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온 덕에 가업을 이어 갈 수 있게 됐다”며 “체험학습장고 만들고 팜파티도 열어 옹기의 우수함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증류주 내리는 ‘소주고리’ 만들어 대박 났어요”

   
황진영 전무

진영(42)씨는 전통예산옹기 전무이자 옹기명장 황충길 선생의 셋째 아들이이다.
둘째 진씨와 함께 생산관리부터 판매까지 전통예산옹기의 모든 일을 책임지고 있다.
아버지가 옹기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자란 진영씨는 자연스럽게 아버지 가업을 이어 받았다.
아내와 함께 대학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그는 전통예산옹기에 새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Q. 가업을 잇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A. 언제부턴가 하나 둘 옹기공장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찾는 사람이 없어서다. 모두 다 사향사업이라 말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달랐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옹기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전통을 이어 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었지만 소비자의 욕구에 맞게 잘 만들고 홍보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자연친화적으로 만든 옹기를 사람들이 마다 할 이유가 없지 않나

Q.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첫 번째는 과학화 됐다는 점이다. 모든 공정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자료화 한다. 다음은 유행을 쫓는다. 흔히 옹기하면 김장독만 생각하는데 머그잔부터 생활식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옹기가 좋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Q. 신제품 ‘소주고리’가 인기라던데.
A. 증류주를 내리는 증류기인데, 단순 구조였던 옛날 방식을 개선했다. 순도가 높은 소주를 내릴 수 있도록 구조를 변경해 최근 입소문을 타고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전통주를 적극 장려하면서 우리가 개발한 ‘소주고리’를 많이 사 간다. 이전부터 주거환경 변화에 맞는 솥이나 냉장고용 김칫독, 쌀독 같은 기능성 상품을 개발해 의장등록을 하고 있다.“

Q. 직원 수는 얼마나 되나.
A.
14명이 일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직원 평균 연령이 60대였다. 지금은 40대로 젊어졌다. 젊은 직원들이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잘 알기 때문에 신상품 개발할 때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과거에는 직원 1명이 몇 개의 옹기를 생산하느냐에 따라 급여가 지급됐다. 하지만 몇 개를 만드느냐 보다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은 고정 월급을 주고 있다. 빨리 만들지 말고 잘 만들라는 당부를 하고 있다.

Q. 아버지 황충길 명장도 옹기를 만드나.
A.
그렇다. 덩치가 큰 옹기를 주로 만드신다. ‘오랜 기간 아버지 옆에서 일해와 지금은 나도 눈 감고도 일할만큼 숙련됐으니 걱정하지 말고 좀 쉬셔라’ 해도 여전히 고집스럽게 공장에 나오신다. 자식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평생 옹기 만드는 일을 낙으로 살아왔기 때문인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은 대부분 전수 받았지만 오랜 세월 몸에 밴 경험만큼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특히 옹기를 만들 때 지나치다 싶을 만큼 세심하게 고민하시는 자세는 내가 가장 닮고 싶은 부분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직원들이 옹기를 만들 때 머리에 렌턴을 쓰고 일한다. 세심한 곳 까지 살피기 위해서다. 전통예산옹기 제품은 방에서 끌어도 바닥이 긁히지 않는다. 손잡이도 깔끔하다. 상품 박스를 별도 제작해 이사 갈 때 재활용할 수 있도록 드린다. 좋은 옹기를 만드는 건 기본이다. 만드는 건 우리가 만들지만 주인은 따로 있다. 주인이 감동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공정을 개선하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갈 각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