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못하나”… 무모한 도전이 빛을 발하다
“우리는 왜 못하나”… 무모한 도전이 빛을 발하다
순천향대학교 ‘충남 전통생활도자기 웰니스 특화사업’ 참여기업 탐방 - ③ (주)온양도자기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6.02.19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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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순천향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도하고 있는 ‘충남 전통생활도자기 웰니스 특화사업’이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단계 사업에 돌입했다.
산업통산자원부가 지원하는 이 사업은 천안·아산·예산 지역에 몰려 있는 전통 생활도자기 업체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34개 업체를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굿모닝충청은 1단계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띠는 성과를 보인 5개 업체를 다시 선정해 차례로 소개한다.

세 번째는 (주)온양도자기다. 국내 유명호텔과 대형 음식점은 둘로 나뉜다. 온양도자기 그릇을 사용하는 곳과 사용하지 않은 곳.  
1986년 창업 이후 끊임없이 제품 고급화에 정성을 쏟은 덕에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온양도자기는 국내 거래처만 7500여 곳에 이를 만큼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도’자도 모르고 시작한 사업
한용현 (주)온양도자기 대표이사는 건설업을 하던 사람이다. 우연한 기회에 생활도자기 사업에 눈을 떴다.
1986년 창업 당시만 해도 국내 유명호텔과 대형식당 대부분이 일본 등 외국에서 식기를 수입해 사용해 왔다.

호텔에 근무하던 지인이 “국산화하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생활도자기 사업에 뛰어 들었다.
시장 조사를 해보니 실제로 해외 제품과 견줄만한 생활도자기를 만드는 업체가 없었다. 이름이 알려진 몇몇 업체조차 기술력이 떨어졌다.

“한 번 해보자” 마음먹은 한 대표는 그 뒤로 일본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막막했다. 대부분의 일본 도자기 업체는 전시판매장을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
기업 노하우를 뺏길까 걱정해서다.

“도자기 만드는 생산설비를 구입하겠다”고 일번 업체를 설득한 뒤에야 겨우 생산 공장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어깨 너머로 기술을 익힐 수밖에 없었다.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은 작업조차 순탄치 않았다. 생활도자기 시장 자체가 없었던 국내에서는 제작한 적합한 붓 하나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윤 대표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붓 하나부터 생산설비까지 하나씩 일본에서 사들여 흉내 내보는 실험을 이어갔다.
수없는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하나씩 기술력을 갖춰 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도자기 ‘도’자도 모르고 시작한 사업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 7500여 곳 거래처 확보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호텔 중 대다수가 온양도자기가 만든 그릇을 사용하고 있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전국에 7500여 곳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 제품을 선호하던 호텔 한 두 곳이 온양도자기 제품을 쓰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전국 142개 호텔이 온양도자기가 만든 그릇을 사용하게 됐다.

최근 신축한 16개 호텔 중 15개가 온양도자기 제품을 선택했다.
각종 대형 음식 프랜차이즈 회사들도 온양도자기 제품이 아름답고 튼튼하다는 걸 알고 주문을 이어가고 있다.

1988년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월드컵 등 각종 국제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 마다 온양도자기 제품이 납품될 만큼 인정받게 됐다.
한용현 온양도자기 대표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사업이다. ‘하면 된다’는 신념 하나로 묵묵히 노력해 온 결과다. 그동안 함께 해온 20여 명의 직원들이 믿고 따라 와준 덕 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직원들이 자부심 느끼는 회사 만들고 싶었다”
 

   
▲ 한용현 대표이사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
건설업자가 도자기를 만들겠다고 덤볐으니 말이다.
수없는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사업을 포기하지 않은 한용현 대표의 ‘뚝심’이 오늘 날 온양도자기를 만들었다.
“직원들에게 자부심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는 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창업이 쉽지 않았을 텐데.
A. 도자기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으니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남이 하지 않는 사업이니 내가 하면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국내 호텔 대부분이 일본이나 해외에서 그릇을 수입해 쓴다는 사실을 알고 국산화에 성공하면 돈이 되겠구나 싶었다. 수없는 도전과 실패가 거듭됐지만 후회는 안 해 봤다. 노력하면 언젠가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Q. 국내 대부분의 호텔이 온양도자기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가 뭔가.
A.
창업 당시부터 호텔에 그릇을 납품하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제품의 고급화를 위해 노력했다. 디자인도 신경 써야 했고 튼튼한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사업초기 대부분의 구매자들이 반기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만든 그릇이 일본 제품 보다 좋다는 걸 알기 시작하면서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며칠 밤을 꼬박 새가며 그릇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Q. 상품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나.
A. 중소업체에서 상품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생활도자기는 패션사업이다. 끊임없이 유행을 따라가야 한다. 그동안 60억원을 개발비와 시설비로 썼다. 국내 유명 호텔이나 대형 음식점들이 지속적으로 온양도자기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입제품을 선호하던 업체들이 국산 제품을 사용하게 됐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Q. 국제행사가 있을 때 마다 납품을 했다 들었다.
A.
1988년 올림픽이나 2002년 월드컵에 기념품을 만들었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도 납품할 계획이다. 강원랜드가 문을 열 때도 우리 제품을 가져갔다. 각종 국가행사에서 상품을 인정받으면서 회사가 성장했다. 88올림픽은 창업초기 어려움을 잘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 2002년 월드컵은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잘 이기게 해줬다. 회사가 어려울 때 마다 찾아온 스포츠 행사가 큰 힘이 됐다.

Q. 대표가 직접 영업현장을 다닌다고 하던데.
A. 거래처 구매 담당자들과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왔다. 단순한 갑을 관계를 넘어 섰다고 봐야 한다. 오랜 기간 신뢰를 쌓다 보니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아차린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신뢰의 바탕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나를 찾는 이유는 그 것 때문이다.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20명의 임직원 중 상당수가 20년 넘게 장기 근속했다. 사장조차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한 사업이니 직원들이야 오죽했겠나. 직원들이 고생이 많았다. 그래도 믿고 따라와 준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직원들에게 자부심이 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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