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인공지능 ‘알기자’에 기자 직종도 위협받을까
[취재수첩] 인공지능 ‘알기자’에 기자 직종도 위협받을까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6.03.1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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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다솜 기자

[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관까지 모사하는 모습은 인공지능의 인간 대체론이 현실에 가까워졌음을 실감케 한다. ‘알파고’의 모습에 인간들은 ‘신기하다’는 느낌보다 ‘두렵다’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기계는 이제 수학적 계산 능력을 넘어 직관과 추상적 능력마저 인간을 넘어서고 있고, 복수의 언론은 새삼 인공지능으로 인해 사라질 직업군에 대해 다루고 있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의 직업 중 47%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그 중 스포츠 경기 심판과 운전기사, 요리사, 웨이터와 같은 직종은 가장 먼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직업으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자 본인도 인간을 대체할 ‘알기자’의 등장에 대한 걱정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빠른 정보 습득력과 객관성을 보유한 인공지능이 인간 기자를 뛰어넘을 날이 다가 온 걸까.

최근의 기자들은 정보의 홍수인 SNS를 통해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단독이나 특종과 같은 속보성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 컴퓨터 속 온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 수집은 ‘알기자’가 기자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또 기사는 객관적이어야 한다. 이 부분도 감정에 치우칠 수 있는 인간보다 기계가 낫다고 볼 수 있겠다. 예측과 전망기사의 경우에도 기계가 인간보다 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내 놓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계가 인간의 마음을 울리고 위로할 수는 없다. 어리고 꿈을 가진 소녀가 불의의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후 장기기증을 했다는 기사나 우리 시대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다루는 기사는 공감과 위로의 감정을 담아야 한다.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로는 영화 ‘HER’ 속의 인공지능처럼 인간과 소통을 할 수는 있겠으나 감정의 공유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인공지능 ‘알기자’가 탄생한다면 기자의 머릿수는 줄어 들 수 있겠지만, 모든 부분을 대체할 수는 없을 테고 분명 인간 기자는 존재해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까지의 고찰로 ‘알기자’의 위협에도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어 본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몇 해 전 종영한 드라마 ‘피노키오’가 생각난다. 배우 박신혜가 분한 기자를 꿈꾸는 여주인공 최인하는 극중에서 가상의 증후군인 피노키오 증후군을 앓고 있다.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고, 거짓말을 바로잡으면 딸꾹질을 멈춘다. 인하는 이 증후군으로 인해 변호사와 국회의원, 작가, 배우 등의 직종은 꿈도 꾸지 못하고, 거짓 없이 진실만을 전하는 기자가 최상의 직업이라 생각하지만, 면접에서 번번이 탈락한다.

작품 속 세상에서 피노키오 증후군을 앓고 있는 기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드라마는 기자는 진실을 외면하는 상황에 직면해야 할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오보를 통해 거짓을 전하는 기자의 잘못을 꼬집기도 한다.

인공지능 ‘알기자’와 드라마 피노키오가 무슨 상관이냐 묻는다면, 드라마가 꼬집는 현실에서의 기자라면 차라리 ‘알기자’가 낫다고 답해주고 싶다. 정직하고 진실하며 사실만을 말할 수밖에 없을 ‘알기자’. 언론인의 소명과 책임을 다시금 되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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