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엔 ‘이중 언어(다중 언어)’가 트렌드
글로벌 시대엔 ‘이중 언어(다중 언어)’가 트렌드
김지현의 ‘잉글리시 아카데미’ I 우리 아이 이중 언어 습득 교육
  • 김지현
  • 승인 2013.01.03 18: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중 언어 교육이란 모국어와 외국어를 동시에 유창하게 발달시키기 위한 교육을 말한다. 이중 언어교육에 대한 의견은 각각의 언어능력이 다른 언어 습득에 도움을 준다는 긍정론과 동시에 여러 언어를 습득하면 한 가지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부정론으로 확연히 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많은 아이들이 다중언어를 구사한다는 사실에 주목, 그 효과를 자녀에게 주려는 부모의 노력은 갈수록 늘고 있다.

세계의 이중 언어(다중 언어) 교육 현장
세계적으로 모국어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이중 언어 정책을 펴는 나라가 늘어나면서 이중 언어는 물론, 인구의 대부분이 3개 국어나 4개 국어를 구사하는 국가들도 적지 않다. 해당 국가의 공통점은 외국어를 공부가 아닌 생활 속 언어로 가르친다는 점이다.

삼중 언어 교육 핀란드
역사적 배경으로 핀란드어와 스웨덴어가 공용어로 지정되어 있는 핀란드에서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 이중 언어 교육이 유치원에서부터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핀란드어와 스웨덴어 말고도 영어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한데 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철저한 영어 중심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영어 사교육 시장이 발달한 것도 아니지만 최근 뛰어난 영어 교육 성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말하기 중심 교육이 뒷받침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문법과 독해 중심의 교육에서 1970년부터 말하기와 쓰기 위주의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핀란드인의 영어 실력이 눈에 띄게 성장 한 것이다.

문법을 가르치면 핀란드 언어 구조를 먼저 생각하고 영어를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 처음 2년 동안은 문법을 전혀 배우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말하기와 쓰기 위주로 이루어지며 방과 후에는 쓰기 교육을 위해 에세이 과제를 내준다.

핀란드의 방송은 뉴스를 빼고는 자체 프로그램을 거의 만들지 않고 대부분을 영국, 미국 등에서 수입해 원어 방송을 그대로 내보내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노출 한다.

동시에 초등학교 때부터 이중 언어학습을 위해 교육과 관련된 모든 영상을 더빙 없이 영어로 내보내고 핀란드어, 스웨덴어를 이중 자막으로 처리한다.

실생활에서 4개 국어를 배우는 네덜란드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가 2006년 조사한 ‘모국어 외에 영어를 포함한 하나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국민의 비율’이 네덜란드가 91%로 유럽 평균인 50%를 훌쩍 뛰어 넘었다. 공식 언어는 네덜란드어지만 북부지방인 프리슬란트에서는 프랑스어도 사용되고 독일과 인접한 동부지방에서는 독일어도 사용된다.

영어 같은 경우는 국민 대부분이 자유롭게 구사한다. 네덜란드는 철저하게 실생활 위주로 영어를 가르친다. 영어로 노래를 부르고 편지를 쓰고 대화를 나눈다. 문법은 따로 배우지 않는다.

1989년부터 네덜란드는 중․고등학교들이 ‘내용 중심 언어학습법’(CLIL Content and Language Integrated Learning)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역사, 생물, 음악 등의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으로 한두 과목은 이 학습법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한다. 이때도 듣고 말하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단어 뜻과 스펠링부터 외우기보단 문장체 통으로 듣고 말하며 스스로 단어를 뜻으로 유추해 나가는 식이다.

대부분의 네덜란드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2개 국어 이상, 대학을 졸업하면 3개 국어 이상을 구사할 수 있다. 이 같은 언어 실력은 졸업 후에도 유지되는 편인데 이는 실생활 속에서 늘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3개국 이상의 신문이나 방송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외국의 영화나 드라마, 만화영화도 더빙을 하지 않고 원어 그대로 내보내고 오히려 네덜란드어를 자막으로 처리한다.

이중 언어 사용자의 습득능력 향상에 대한 연구 보고
일각에서는 아직 모국어도 형성되지 않는 아이에게 이중 혹은 다중 언어를 교육시킬 경우 오히려 모국어 발달을 저해하고 아이들이 혼란스러워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외국어 습득 경험이 많을수록 제2 제3의 외국어를 더 빨리 배운다는 결과가 있다. 2009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연구팀은 두 가지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단일 언어 사용자에 비해 새로운 언어를 빠르게 습득하는 것을 증명해 냈다.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자체가 두뇌의 지각과 인지 능력에 좋은 영향을 주어 이중 언어 사용자들은 두 배 더 기억하고, 두 배 더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두뇌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최근 핀란드 아카데미가 발표한 보고서는 다중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6가지 영역에서 단일 언어 사용자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고 있다. 그 6가지 능력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 복합적인 사고력, 창의력, 정신적 유연성, 내부적 심리성, 의사 전달 기술이다.

또한 다트머스 대학과 MIT 대학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언어를 사용할 때 단일 언어자들은 좌뇌의 언어 영역 두뇌만 활성화되는 반면, 이중 언어자들은 두 가지 언어를 빠르게 바꾸어 사용하게 했을 때 좌뇌뿐만 아니라 우뇌 반구까지 모두 활성화를 보인다고 한다.

그것은 두 가지 이상 언어를 사용할 때 두뇌를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중 언어(다중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이 단일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보다 인지 능력과 지각 능력이 더 뛰어나다.

이중 언어, 세계적인 트렌드이자 우리 아이 경쟁력
세계적으로 이중 언어(다중언어)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일찌감치 이중 언어 교육을 국가 정책으로 시행해 온 선진국에서는 이중 언어가 이미 트렌드를 넘어 현실이 되고 있다.

세상이 글로벌화하면서 해외 이주자나 국제결혼이 세계적으로 늘고 있으며, 그들의 자녀들이 이중 언어(다중 언어)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유럽 공동체에서는 50%가 이중 언어자이며, 미국조차도 전체 인구의 20%가 이중 언어자라고 한다.

결혼을 통한 다문화 가정이 아니라도 지금은 전 세계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시대다. 1초면 지구 반대편에 이메일을 보낼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세상의 모든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이 모든 정보를 누리려면 그들의 언어를 이해할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외국어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욱 글로벌한 세상이 될 것이다. 다양한 언어권의 사람들과 소통 능력을 갖추었느냐의 문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필자는 사회 활동을 통해 이중 언어의 필요성과 그러한 재능을 갖추지 못한 자신의 한계 속에서 많은 불편함과 불리한 현실을 통감한 적이 있었다. 자녀를 낳고서는 자녀의 이중 언어 교육을 위해 몇 해를 외국에서 생활해볼까를 막연하게 생각했었고 사회활동을 접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영어유치원을 신중하게 고려해 보았던 것이다.

다문화 가정의 다중언어 교육에서 ‘한 사람, 한 언어 원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 아이들은 3가지 언어도 익숙해 질 수 있게 된다. ‘한 사람, 한 언어 원칙’이란 말 그대로 한 사람이 한 언어만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아빠는 한국어만 엄마는 베트남어만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유럽에서는 이러한 아이들이 많다. 그리하여 이중 언어는 물론 3중, 4중 언어에 능숙한 아이들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문화속에서 키울 수 있는 다중 언어 경쟁력을 높여 국가의 인재를 가정에서 키워나갈 수 있는 풍토가 정착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유럽에는 이중 언어 교육기관이 많은데 언어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등 모든 교과목 수업이 이중 언어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의 영어유치원들도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필자의 영어유치원에도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함께 하고 있으며,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가정의 문의도 부쩍 늘고 있다. 국제공용어인 영어는 물론이고, 제2외국어 교육을 함께 하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

남들보다 많은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개인의 경쟁력을 높여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또한 전 세계 50억의 인구를 ‘친구’로 만들 것이지, 소통 불가능한 ‘벽’으로 만들 것인지의 결정은 이중 언어(다중 언어)의 습득 및 다문화의 이해에 달려 있는 것이라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