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열며]설동호 교육감의 유토피아와 대전교육
[노트북을열며]설동호 교육감의 유토피아와 대전교육
  • 한남희 기자
  • 승인 2016.06.28 18:4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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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희 교육사회팀장

[굿모닝충청 한남희 기자]지난해 학교법인 대성학원의 초대형 교원채용비리 사태에 이어 최근 대전지역의 또 다른 유명 사학법인인 대신학원에서 이와 유사한 잡음이 발생했다.

대성학원 사태의 경우 설립자의 부인인 이사장과 사실상 재단을 이끌던 그의 아들 안 모 씨, 현직 교사 등 20여명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진행상황으로 봐선 안 씨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건 관련자들이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5월 불거진 대신학원 신규교사 채용비리 의혹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사법당국은 이달부터 학교관계자를 피진정인으로 불러 평가 기준에서 합격자들에 대한 조직적인 조작이나 교육청 간부 자녀에 대한 부정채용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특히 그 과정에서 금품거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대성학원 사태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사학비리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학법인은 아니지만 대전교육청이 지난 1998년 학력인정학교로 인가한 대전 예지중고 역시 시끄럽다. 시교육청이 교장 겸임을 허해준 예지재단 박 전 이사장은 지난해 이 학교 교직원들에게 학교발전기금 강요, 이른바 ‘십일조 상납 강요’로 물의를 빚었다. 시교육청은 사태가 불거지고 6개월여 만인 최근 재정지원을 중단하고 임원취임 승인취소 절차를 밟겠다며 재단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재단이 전 이사장의 최 측근을 새로운 교장에 앉히고 일방적으로 휴교령을 선포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사태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일련의 사태는 개인의 일탈행위라기 보다는 법적·제도적 취약점과 허점을 노린 구조적 범죄행위 내지는 일탈행위다.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어도 관할청이 묵인내지 방조하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전교조 등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대성학원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에도 “수년 전부터 예고돼 경고했지만, 교육청이 손을 놓고 있었다”며 대전시교육청의 뒷북행정을 탓했다. 예지중고 사태 역시 6개월여를 지내면서 사태가 걷잡을 없이 악화되자 그제야 시교육청이 ‘재정지원 중단 및 임원취임 승인취소’ 등의 강제권을 발동한 사례다.

법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 던 입장을 상황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뒤에야 급히 뒤집은 적절치 못한 사례다. 눈치보기식 교육행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만들어 낸 얘기”라고 항변하지만, 대성학원과 예지중고 사태에 있어 이런 늑장 대처와 소극적 행정 때문에 커넥션 의혹까지 받았다. 그야말로 교육 수장에게 있어 불필요한 모욕과 수모다.

설 교육감은 최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대성학원 채용비리와 예지중고 사태,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현안과 관련, 교육과 도덕에선 법과 제도보다 자율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도적 장치로 규제하기 보다는 구성원들의 교육자적 양심에 맡기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는 얘기다. 교육자 출신인 설 교육감 입장에서 보면 이해 못할 것도 아니거니와 가장 이상적인 구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있는 법과 제도마저 외면하는 상황이 다반사다. 학생들 역시 현실적으로는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법과 제도가 필요 없는 이상의 나라, 유토피아에서 공부하고 싶어 한다. 그 이상의 나라는 나중에 올지 몰라도 지금은 없다. 그렇다면 법과 제도를 정비한 뒤 제대로 운영해 그에 걸맞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교육자이자 행정가, 정치가의 몫이다.

후반기 설 교육감의 유토피아식 교육행정에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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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잡초 2016-07-04 03:15:10
기독교 학교 직원은 십일조 상납의 먹잇감. 면세 종교인들에게 십일조라도 내라는 말씀을, 한국 기독교는 면세종교인들이 지들은 세금 안내면서.신도들에게 나라에 세금내고, 교회에도 세금 내라는 이중고통을 준다. 종교인들회개하라

리콴유 2016-06-29 00:21:25
봉산초등학교 급식 사태를 보면서 대전 교육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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