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나간 짜장면은 다시오지 않는다
[취재수첩] 지나간 짜장면은 다시오지 않는다
  • 정종윤 기자
  • 승인 2016.07.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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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윤 기자

[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잘 들어! 지나간 짜장면은 다시 오지 않아. 어린이들, 인생은 그런 거야.”
지난 2006년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배우 한예슬씨가 남긴 명대사다.

한씨는 짜장면에 인생론을 담아 어린이들에게 ‘자주 오지 않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주입식 교육을 시도한 것.

10년이 지난 지금도 필자는 저 명대사를 되뇌이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한씨가 남긴 명대사를 한 번쯤 깊이 생각 해봐야 할 때이다. 특히 대한민국 공무원 조직은 더 그러하다.

2017년 천안시 신부동 법원·검찰청사가 청수동 행정타운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천안시청 이전으로 문화동 원도심 공동화를 지켜봤던 법원·검찰청사 인근 상인들은 훗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현재 신부동 청사 인근에 있는 100여 명의 법무사·변호사 대부분은 법원·검찰청사 이전 시점에 맞춰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법조타운 이전이 본격화 될 경우 이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온 식당 같은 중소상인들의 경우 직격탄을 맞게 된다.

중소상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법무사·변호사 사무실을 임대 내줬던 상가 주인들은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건물은 오래됐고 사무실 용도로 건물들이 들어섰기에 이를 다른 용도로 쓰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
실제로 2011년 천안시 동남구 문화동에 있던 천안세무서가 청수동 행정타운으로 이전 한 뒤 일대 상권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다.

천안시가 일대 상권을 살리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민들의 발 길이 끊긴지 오래다.
일대 상인들은 “청사 활용방안 같은 마땅한 대책도 없이 청사 이전을 진행하면서 원도심 공동화를 가속화시켰다”고 시를 원망하고 있다.

천안세무서가 빠져나간 곳은 한 참 바빠야 할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없어 주인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식당이 허다했다.

또한 세무사들이 쓰던 사무실은 아직 다른 주인을 찾지 못해 공실로 남아 있고 옷가게나, 잡화 매장도 간판만 걸려 있을 뿐 문 닫힌 곳들이 많았다.

그나마 있는 식당들도 일찍 문을 닫아 밤이 되면 오가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천안·아산지역 도시계획전문가들은 원도심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서 활성화 대책을 내놓는 것은 ‘전철을 밟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특화단지나 재개발 방식보다는 앞으로 남은 기간에 주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시설로 활용해야한다. 밖에서 유입된 도시재생전문가 보단 지역 역사·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안시에서 내놓은 원도심 활성화 대책이 오랜 시간 진통을 겪었기 때문에 신부동 법원·검찰청사 이전에 앞서 미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당장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앞선 천안세무서 이전 사례와 같은 상권 붕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구본영 천안시장이 뽑은 정책자문단이 현장을 돌아보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현장 전문가이길 원한다. 책에서 공부한, 이론중심적인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남아 있는 1년이라는 시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시민과 함께 방안을 찾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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