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입 정시 최초 합격자를 만나기 위해 마산행 KTX열차에 몸을 실었다. 입학 전 대학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라 욕심도 나고 꼭 가르치고 싶은 마음에 집을 나섰다. 이처럼 학생들을 직접 만나는 데는 나만의 경험이 있다. 학생과 함께 학부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밖으로 나가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있다. 항상 연구실 책상에 앉아서 답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동안 교육현장에 머물면서 학생에 초점을 맞추면 부수적인 것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이다. 지금 우리의 청년들이 웃음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어렵게 공부하고도 취업할 곳이 없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가 건강한 미래를 다져 나가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웃음과 희망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청년실업자는 많아도 쓸 만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재계의 고충이다. 그렇다면 나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월급쟁이보다 혁신적인 전문가가 되어 보라고 충고한다. 학부모와 대화를 나누고 나니 우리는 생각보다 더 아름답고 더 아름다워질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일찍이 초등학교 시절 김달진문학상(시인이며 한학자인 김달진을 기리기 위해 1990년에 제정된 문학상)을 수상하고 시인 신달자의 추천으로 이미 자신의 책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었다. 나는 이 여학생을 보이지도 않는 결승선을 향해 무작정 달리는 경주마가 아니라 자유롭게 뛰노는 야생마로 키우고 싶다. 의료건축을 가르치고 스토리텔링도 함께 공부하면서 앞으로 의료계에서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싶다. 앞으로 이 학생은 의료홍보전문가 또는 의료건축전문가 등 혁신적인 전문가로 우뚝 설 것이다. 이젠 되지도 않는 기준에 자신을 맞춰 가기보다는 자신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찾고 묵묵히 지키고 사랑할 줄 아는 것이 우리 청춘들의 가장 큰 숙제가 아닌가 한다. 만 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며/맘 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온 세상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마음이야’ 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탔던 배 꺼지는 시간/구명대 서로 사양하며/‘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함석헌 ‘그 사람을 가졌는가’ 중) 많은 대학생들이 불안한 미래에 힘겨워한다. 지금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무슨 법률의 통과나 제도의 개선에 앞서 등록금인하 또는 취업 같은 것이다. 우리도 누군가 한 사람에게 ‘그 사람’이 되어 준다면 그들의 고단한 삶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앉아서 오는 학생을 가르치기 보다는 찾아나서 새로운 인재를 키우고 싶다. 돌아오는 길에 나도 창원의 그 여학생에게 ‘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