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시장의 아킬레스건
염홍철 시장의 아킬레스건
노트북을 열며 I 이호영 문화경제팀장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3.01.30 18: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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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은 발꿈치 바로 위에 위치한 굵은 힘줄을 지칭하는 말로 ‘치명적 약점’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호머의 대 서사시 ‘일리아드’를 보면 아킬레우스(Achileus)는 트로이 전쟁 최고의 그리스 영웅이었다. 아킬레우스는 미르미돈족의 왕인 펠레우스와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아들로, 테티스는 아킬레우스가 어렸을 때 그를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 저승을 흐르는 스틱스강에 몸을 담갔는데 그녀의 손에 잡힌 발뒤꿈치만은 물이 닿지 않아 이곳이 아킬레우스의 몸에서 유일하게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테티스는 후에 아들이 트로이 전쟁에서 전사하리라는 신탁을 때문에 여장을 시켜 스키로스의 왕 리코메데스의 궁전에 숨겨 두었다. 그러나 아킬레우스 없이는 트로이를 함락시킬 수 없다는 예언에 따라 그를 찾아 나선 영웅 오디세우스의 설득 끝에 트로이전쟁에 참가해 그리스 제일의 용사로서 용맹을 떨쳤다. 그러나 전쟁 10년째에 아가멤논과의 다툼으로 분노한 아킬레우스는 출전을 거부하고 그리스군은 수세에 몰리게 된다.

하지만 그는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에게 죽임을 당하자 복수를 위해 전장으로 돌아가 헥토르를 죽인다. 그러나 아킬레우스도 마침내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쏜 독화살에 뒤꿈치를 맞고 죽는다. 이 신화에서 유래해 아킬레스건은 이후 ‘치명적 약점’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최근 진동규 새누리당 유성구당협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에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흥미로운 말을 던졌다. 어찌 보면 염홍철 시장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발언이다.

얘기인즉슨 2002년 지방선거 당시 대전시장에 출마한 염홍철 후보 측에서 홍선기 후보에 대해 “대전시 청사 안에서 회갑을 맞았던 홍 후보가 칠순잔치도 대전청사 안에서 치르게 할 수는 없다”며 나이 공세를 취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진 위원장은 문화일보가 보도(2002. 6. 4)한 기사를 근거로 “(보도대로라면) 염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 무조건 출마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염 시장은 1944년 9월 6일 생이니 내년이면 70세가 된다. 홍선기 전 시장은 1936년 생으로 2002년 당시 66세였다.

정치권에서 나이 문제는 꽤나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기도 한다. 2004년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60-70대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발언을 했다가 2007년 대선에서까지 뭇매를 맞은 바 있고, 1995년 이인제 경기지사는 김영삼 대통령이 임기 후반 “국민이 깜짝 놀랄 만한 젊은 후보를 내세워 승리할 것” 이라는 말 한마디에 47세의 나이에 일약 대선후보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그야말로 말 한마디에 인생이 뒤바뀐 경우다.

염 시장이 내년 다시 대전시장에 도전할지 아직 분명한 뜻을 내비치고 있지는 않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미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분위기다. 만약 내년 시장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염 시장은 말대로 시청에서 칠순잔치를 치러야 할 입장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나이가 공직을 맡는데 결정적 ‘결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73세의 나이에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영국의 마가렛 대처 수상이 1990년 장장 22년간의 최장기 집권을 마치고 자리를 내려놓은 것도 75세 때였다. 프랑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역시 65세의 나이에 집권을 시작해 79세에 대통령직을 마친 바 있다.

염 시장 역시 내년이면 70의 나이에 들어서게 되지만 여전히 왕성한 활동력으로 지칠 줄 모르는 시정을 펼치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도 지금은 세상이 몰라보게 바뀌었다. 이미 ‘60대는 청춘이요, 70대는 장년’ 이라는 인식이 일반화 됐으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도 흔하게 쓰인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것은 냉혹한 정치의 세계에서 언제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발목을 잡게 될지 모르고 함부로 말을 내뱉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얼마나 많은 비방과 잡설이 난무할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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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호랑이 2013-02-11 21:46:44
영홍철시장의 나이?....생긴것을 보라! 보통 다부진 사람이 아니란다!....말과 행동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인지라 누구나 완벽할수는 없겠지만 지도자의 언행은 승과 패로 갈릴수있으니 말이다! 홍선기 전시장은 본인이 격어본 바로는 호인이라 평하고싶고 염시장은 씨름선수라 평해본다!....그들만한 인물도 흔치는 못할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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