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으로 바퀴벌레가 들어갔어요
귓속으로 바퀴벌레가 들어갔어요
<충남대병원 건강컬럼>여름철 귀질환 예방과 치료
  •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박용호 교수
  • 승인 2012.07.17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박용호 교수
날씨가 더워지면서 본격적인 물놀이의 계절입니다. 수영장이나 바다에서 물놀이는 즐겁지만 자칫하면 물놀이 후유증으로 각종 귓병에 걸려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름철에 흔히 걸리기 쉬운 질환으로는 식중독이나 피부질환들이 많지만 물놀이와 관련된 질환으로는 아폴로눈병이나 귀와 관련된 질병들을 흔히 보게 됩니다. 물놀이 후에 생기는 귀질환으로는 외이도염이나 귀의 종기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만성중이염 환자의 경우 고막천공을 통해 물이 들어가 중이염이 재발되거나 만성외이도염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여름철 야영생활로 생길 수 있는 귀질환으로 외이도 이물이 있는데 개미나 바퀴벌레 같은 곤충이 들어가는 경우에는 통증이 매우 심하며 환자는 매우 당황하게 됩니다. 여름철에 잘 생기는 귀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알아봅시다.

귀의 구조와 생리
귀질환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귀의 구조를 살펴보면 정상적으로 고막에 이르는 통로인 외이도는 약 3~4cm의 길이로 피부가 얇고 자극에 약한 것이 특징이며, 외이도의 안쪽 끝에 고막이 위치합니다. 귀를 후비지 않으면 외이도염은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외이도의 생리를 알게 되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외이도에는 피부와 마찬가지로 체모가 나 있고 피지선이나 땀샘 등이 있으며 외이도를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분비물과 정상적으로 벗겨지는 피부가 혼합되어 귀지를 만들게 됩니다. 이 귀지는 인종이나 체질 등에 따라 성질이 다르며 동양인에게는 건조형이 많고 백인종과 흑인종에게는 젖은 귀지가 많습니다.

외이도에는 pH 6.0의 산성보호막이 있어서 정상인에서 균의 증식을 억제하며 외이도의 피부는 지속적으로 피부가 벗겨지고 외이도내의 섬모운동을 통해 귀지가 움직임으로써 자연세척이 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귀를 자주 후비게 되면 섬모운동이 감소하고 산성보호막이 파괴되어 자연세척능력 및 방어능력이 떨어져 지속적인 가려움증과 함께 귀지가 많이 생기게 됩니다.

특히 귀지가 많이 생긴다 하여 귀를 자주 후비거나 어린이들의 귀지를 청소해주는 부모들이 있는 데 귀의 건강을 위해서는 아주 나쁜 습관입니다.

흔히 걸리는 질환 및 치료법

여름철에 가장 흔하게 걸리는 귓질환으로는 외이도염이 있는데 이는 귀입구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통로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외이도는 분비선이 많은데다 피부가 얇고 약하기 때문에 위생상태가 좋지 않거나 조그만 자극을 가해도 상하기 쉽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풀장이나 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하다 보면 불결한 물이 귓속으로 들어가 세균이 번식하여 염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수영이나 샤워 후 물에 불은 귀지를 무리하게 닦아내다 피부에 손상을 입혀 외이도염에 걸리게 됩니다.

귀에 벌레가 들어간 모습
즉 보통 건강한 귀를 가진 사람은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귀를 밑으로 하고 고개를 흔들면 쉽게 물이 빠져 나오는데 귀지가 꽉 차있는 상태에서 수영을 하다 보면 콩이 물에 불은 듯 귀지가 물에 불어 귀가 갑자기 멍해지거나 근질근질하게 돼 귓속을 무리하게 닦아내다 보면 귓속 연한 피부를 손상시켜 외이도염을 앓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외이도염을 일명 '수영자 귀(swimmer ear)'라 부르기도 합니다. 외이도염에 걸리면 귓구멍 입구가 가려우면서 통증이 있다가 점차 진행하여 잠을 못 이루거나 식사를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고 고름 등 분비물이 귀에서 흘러나오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은 보통 1주일 정도 지속되나 특별한 합병증 없이 쉽게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염증이 심해지면 수술을 요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항생제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 외이도에 종기가 생길 수 있는데 재발이 잦을 경우 당뇨병이나 기타 대사성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귓속이 간지럽고 막혀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 귓속을 후비는 등 자가치료를 하다 보면 병을 더 키우는 수가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에 귓병에 안 걸리려면 무엇보다 귀 청결이 우선인데 특히 아이들이 수영을 하고자 할 때는 귀지 상태를 꼭 점검해야 합니다.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수영 후 귓속에 물이 들어가면 손으로 비비지 말고 깨끗한 물로 샤워한 후 면봉 등으로 물만 빨아내도록 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합니다.

염증으로 외이도에 곰팡이가 있는 모습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귀이개, 성냥개비, 머리핀 등으로 마구 후비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귀지는 파내지 않아도 저절로 나오게 되는데 귀지가 너무 딱딱하게 굳어 외이도를 막는 경우에는 귀지를 부드럽게 하는 약을 넣은 다음 병원에서 제거하도록 합니다.

한편 고막에 천공이 있는 만성중이염 환자들은 여름철에 특히 귀질환에 주의해야 합니다. 고막이 뚫린 상태에서 부주의하게 수영을 할 경우 터져 있는 고막을 통해 불순물이 귓속을 자극하여 각종 세균들이 중이내로 들어가 염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성 중이염이 되면 회복불능의 청력장애나 어지럼증, 두통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외이도염과 달리 중이염은 통증이 없는 것이 특징이지만 반드시 전문의한테 치료를 받아야만 합니다. 중이염 환자가 불가피하게 수영을 하게 될 때엔 귓속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흔히 약솜으로 귓속을 막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오히려 귓속으로 물이 스며들어 좋지 않습니다. 또 귓구멍을 꼭 틀어막도록 고안된 견고한 귀마개도 귓구멍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코끼리 다리보다 가는 것은 귀 속에 넣지 말라”는 서양의 속담이 있듯이 귀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최상의 귀질환 예방법입니다. 귀지가 습관적으로 귀를 막는 경우에는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면 통증없이 쉽게 귀지를 깨끗이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귀가 습관적으로 가려운 사람은 습진성 피부염이 있는 경우가 많아 귀를 후비는 대신에 습진 연고를 살짝 귀의 입구에 발라 주면 수분 내에 가려움증이 소실될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