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병신(丙申)년이 저물어 간다
[취재수첩] 병신(丙申)년이 저물어 간다
  • 정종윤 기자
  • 승인 2016.1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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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윤 기자

[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 육십갑자의 33번째인 병신(丙申).

60년만에 돌아온 2016 병신년에는 꽤나 굵직한 사건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저물어 가려고 한다.

1956 병신년에는 사사오입 개헌(1954년)에 의한 제3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이승만 대통령은 3선 연임을 위해 사사오입 개헌으로 제한을 없애고 무제한 입후보를 가능케 했다.

사사오입 개헌이 무엇인가? 당시 재적 국회의원 203명 중 3분의 2인 136명이 찬성해야 개헌안이 통과되는데 한 표 모자란 개헌 찬성표 135표가 나와 개헌안이 부결됐다.

그러나 이승만과 자유당은 “203명 3분의 2는 135.333이니 소수점 이하 3을 없앤 135를 의결정족수로 봐야 한다”며 개헌안이 통과된 것이라고 주장해 부결 선언을 취소, 가결을 선포했다. 그렇게 이승만은 제3대 대통령이 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이승만은 선거를 몇 달 앞두고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뜬금없는 불출마 선언에 병신년 정국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그러면서 “이승만 박사를 대통령으로 모셔야 한다”는 자발적인 서명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했고 전국 각지에서 이승만의 3선 출마를 촉구하는 데모가 일어났다.

그로부터 4년 뒤 1960년 대통령 4선에 도전한 이승만은 당선됐다가 ‘부정선거’로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학생과 시민들은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4.19 혁명)을 펼치며 대한민국 최고 권력을 끌어 내렸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작금의 사태는 우리에게 지나간 역사를 돌이켜 보게 한다.

‘국정농단’, ‘헌정파괴’, ‘국기문란’의 사태는 지난 병신년과 그 전후로 대단히 닮아 있다.

또한 집권당에서 대통령을 비호하기 위해 ‘모르쇠’로 일관한 것 마저 지난 역사와 비슷하다.

지금과 비추어 봤을 때, 1956년과 2016년은 그들만의 나라가 존재한다. 최고 권력과 최고 권력을 둘러싸고 있는 집단들. 그리고 그 권력에 기생하는 ‘비선’이 대한민국 헌법·경제·안보·교육 등 모든 것을 쥐락펴락 했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 100만 명이 촛불을 들고 ‘정의’를 외쳤다.

“이게 나라냐”며 통탄하고 믿고 맡긴 막중한 권력을 제 멋대로 휘두른 현 정권과 그 무수리들에 분노했다.

오늘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분노한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꼭두각시’의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국민 신뢰를 잃은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책임지는 태도는 보이지 않고 있다.

덩달아 대통령을 옹호하는 시민은 “불쌍하다. 대통령은 잘못한게 없다. 최순실이 나쁘다. 집회 참가하는 사람은 종북이다”며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 박사모, 엄마부대, 어버이연합 등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나온 역사도 깊이 되새겨야한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 분노로 무너졌던 이승만과 자유당 전철을 밟게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야당 또한 당리당략, 정권창출에 따른 국민 눈치 보기가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이 비상시국을 넘어서야 한다.

호서대학교 교수 68명은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지만 늘 그래 왔듯이 ‘혼이 정상’인 대다수의 깨어있는 현명한 국민들이 이번에도 자칫 무너져 버릴 뻔 했던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며 선언하고 시국선언 대열에 동참했다.

우리는 이번 병신년의 사태가 탈 없이 지나가길 묵도해선 안된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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