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l 대전‧충남 ‘맨 파워’가 고작 이정도라고?
노트북을 열며 l 대전‧충남 ‘맨 파워’가 고작 이정도라고?
최재근 편집국장
  • 최재근 기자
  • 승인 2013.02.20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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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근 편집국장
충청인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다음 주에 출범하게 될 박근혜 정부의 조각(組閣) 얘기이다. 전국 각지서 17명의 재상이 나왔다. 하지만 대전․충남 출신은 한명도 없었다. 군사용어를 빌리면 전멸이다. 대전, 충남과 함께 충청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충북 출신 재상들이 간혹 보이지만 실망감이 큰 것은 어쩔 수 없다.

‘대탕평’이니, ‘대통합’이니, 호들갑을 떨지나 말지, 이 꼴이라니 어이가 없다. 작은 기대마저 저버린 조각은 대전․충남인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줬다. 이대로라면 박근혜 당선인이 대전․충남을 너무 홀대하는 것이 아니냐고 몰아부처도 할 말이 없는 모양새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복기(復棋)를 해봤다. 그리고 두 가지 명제를 도출했다. 하나는 ‘사람이 없어서’, 다른 하나는 ‘사람은 있지만 공평하게 평가받을 기회가 없어서’였다.

물론 쓸 만한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 지역에서조차 그동안 큰 인물을 키우지 못한 역량부재를 반성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람이 없다’는 말은 핑계거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일일이 거론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지역이고, 뛰어난 인재들이 지금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곳곳에서 대전․충남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물어도 대전․충남의 맨 파워가 이 정도라고 할 사람은 없다.   

오히려 여러 정황상 ‘사람’ 보다는 추천이나 평가 시스템의 문제가 더 커 보인다. 이는 대통령직 인수위위원회가 꾸려질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인수위원 중에도 대전․충남 출신이 거의 없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어느 누가 자기지역 인사들을 두고 타 지역 사람들을 추천했겠는가.

타 지역 출신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인의 장막에 철저히 가려진 상황에서 우리 지역 인재들은 철저히 외면 받고 배제됐을 게 뻔하다. 누가 ‘콕’ 집어 말하지는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메카니즘이 결국 조각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점은 배제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조각 결과마저 인수위원 대다수를 차지했던 수도권과 영남 출신들로 채워졌다.

인수위가 아니면 지역 정치권이라도 나서 지역민심을 전해야 했지만 이마저도 전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라고 자랑(?)이나 했지 박 당선인과 독대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배석자리 조자 끼지 못한다”는 새누리당 모 인사의 자조 섞인 푸념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문제는 앞으로다. 당장 정부 내각에 대전․충남의 목소리를 대변할 인물이 없으니 과학비즈니스벨트 부지매입비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상황에 따라선 현안 해결을 위해 참으로 고단한 길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지만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대전․충남인들은 어려울수록 강해지는 기질을 타고 나지 않았는가.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상황은 바뀌게 마련이다.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커뮤니티 시스템과 인재를 키우는 네트워킹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야 정권이 바뀔때마다 나오는 ‘홀대’라는 멍에를 벗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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