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준비, 무엇이 첩경인가
선거준비, 무엇이 첩경인가
[노트북을 열며 | 황해동 팀장]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3.02.27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년에 혹한기라니…, 말년에 진지공사라니… 이런 젠장!”

군 생활의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엮어낸 한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유행을 타는 말이다. 군 내무생활을 겪은 남자들은 이 프로를 통해 추억의 한 페이지를 다시금 넘기게 된다.

자신들이 겪은 경험을, 추억을, 애환을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일이다. 그것이 특정 시간과 특정 공간에서 이뤄졌다면 그 공감대가 더욱 견고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남자들이 군 시절 얘기로 밤이 새는 줄 모르는 이유가, 여자들이 군대 이야기를 듣기 싫어하는 이유가 이런 것이 아닐까.

군대에서 말년은 제대를 50여일 안팎 남겨둔 선임병을 일컫는 말이다. 흔히 말년들은 그동안의 노고(?)를 인정해 근무와 작업, 훈련 등에서 열외를 받는다. 이런 말년에 유격, 혹한기 훈련, 진지공사 등이 찾아오면 본인에게는 정말 미칠 노릇이다. 곧 전역하는 마당에 빡센 훈련이라니, 누가 최선을 다하겠는가? 말년도 전역하기 전까지는 열외는 안 되지만, 군대도 특정 집단이 구성한 사회의 한 부분인데, 어디 사회생활이 원칙대로만 돌아가는가 말이다.

그런데 말년은 군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닌 듯하다. 한 나라의 대통령도 임기 말이면 소위 ‘레임덕’에 시달린다. 대통령으로서의 행보도 강도가 떨어지고 정부 조직의 움직임도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오죽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사후에 알았고 나중에서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는 말이 나돌까. ‘핵’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이 아니더라도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정보라인이 무너져버린 느낌이다. 하긴 국가정보원장도 하루 전에야 인지했다니, 조직의 느슨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하물며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은 어떠하랴. 보장된 임기 4년은 어느덧 레임덕이라는 암초에 묻혀버린다. 아직은 지자체장들의 레임덕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국정의 책임자가 바뀌면서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끓어오르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각 지자체장들의 행보에 대한 이런 저런 평들이 불거지고 있다. 물론 그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전해지는 의미는 다르다. 내년 선거를 위한 포석인지, 자신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하기 위한 마지막 불사름인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당사자들에게는 길지 않은 시간이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여기 저기 얼굴을 내밀어야 하고 한마디 말과 한 번의 행동에도 조심스러움이 깃들어야 하는 시기다.

재선을 준비하는 자치단체장들은 더더욱 분주한 시간이다. 맡은 바 책무를 소홀히 할 수 없으며 나름대로 선거 준비에도 신경을 써야 하니 말이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선거를 위한 조직 개편이나 소속 정당과의 관계 개선만이 정치생명 연장의 첩경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유권자들에게는 ‘이기는 편이 내편’이 될 수밖에 없다. 누가 맡든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내편이다. 그동안의 수고로움이 반드시 ‘공과(功過)’로 이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시장으로서 또 구청장으로서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그것이 곧 가장 지혜로운 선거 준비가 될 것이다. <행정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