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날지 못하는 ‘닭’에게 바람이 있다면…
[노트북을 열며] 날지 못하는 ‘닭’에게 바람이 있다면…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7.01.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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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찬우 충남 서북부 본부장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새해가 밝았음에도 ‘희망’을 말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여기저기서 “먹고 살기 어려워 못 살겠다”는 탄식만 터져 나온다.

메르스 사태, 김영란법에 최순실 국정농단까지… 숨 가쁜 하루를 버텨내기에도 벅차다는 아우성이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경제는 살아 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전망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회복세를 타더라도 3.4%로 2000년대 초반 10년 평균인 4%대 중반에 한참 못 미친다.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도 걱정된다. 속도를 더하고 있는 미국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유동성 위축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도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 통상 마찰까지 맞물려 있어 수출에 큰 타격을 안길 것이라는 예상이다.

수출부진을 보완할 내수도 살아 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계는 물론 기업들도 빚 살림을 하느라 성장 동력을 상실한지 오래다.

우리 경제를 지탱할 주요산업 중 성장을 견인하는 호황 산업은 하나도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부진과 구조조정 여파로 일자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조선업에서만 내년까지 최대 6만3000여명의 일자리가 줄어든다. 특히 청년실업 문제는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월별 최고치를 다섯 차례나 경신했다. 개선될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기업들이 올해 신규 채용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고용 상황이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불황은 사회적 약자에게는 더욱 더 치명적이다. 양극화 문제를 이대로 두면 국가의 혼란은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지난해 말 시작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대재앙 수준이라 할 만하다. 48일 만에 살 처분된 가금류가 3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3000만 수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보상이 늦어지거나 그나마 만족할 만한 수준이도 아니어서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이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의 조속한 하야를 바랐지만 결국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에서 새해 첫날 출입기자들을 불러 모아 자기변명하기에 바쁘다.

촌각을 다투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귀중한 시간을 머리 손질 하는데 허비하는 여유를 부린 대통령에게 더 기대할 것도 없다.

그래도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는 떠올랐다. 붉은 닭은 ‘밝다’ ‘총명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닭은 알을 품기 때문에 다산과 풍요로움의 상징이기도 하고 희망과 출발의 상징이기도 하다.
새벽을 알리는 우렁찬 울음 소리가 새 아침과 새 시대의 시작이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한다.

어둠 속에서 도래할 빛의 출연을 알리며 만물과 영혼을 깨우는 희망과 개벽을 의미하기 바란다.

우리는 달걀과 고기를 얻기 위해 닭을 키운다. 주인에게 아무 것도 줄 수 없는 닭을 먹이고 보호해야할 이유가 없다.

날지 못하는 닭에게 마지막 바람을 가져 본다. 퇴화된 날갯짓은 그만하고 부디 개벽의 시작이 돼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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