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식 시장님, 세종시는 연기군이 아니에요
유한식 시장님, 세종시는 연기군이 아니에요
  • 신상두 기자
  • 승인 2013.03.06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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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도시를 만들겠다는 세종시가 이런 식으로 사람을 뽑아도 됩니까? 편협한 것 아닌가요...”(대전 A대학 공무원 준비생)

“이 학원에서 공부하는 사람 중엔 자격요건 갖춘 사람이 거의 없을 걸요... 세종시 출신 수험생은 좋겠어요. 경쟁이 별로 없을 테니까”(대전 C학원 고시 준비생)

얼마 전 세종시가 공무원 채용공고를 내면서 응시자격을 지역민으로 제한한 것과 관련,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인근지역 공무원 준비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실망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낀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세종시는 지난달 올해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공고를 발표했다. 7급을 포함해 총 8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 그러나 응시자격이 매우 까다롭다. 올 1월 1일 기준으로 세종에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두거나 3년 이상 세종시(옛 연기군 포함)에 살았던 이력이 필요하다.

이렇다 보니 세종시 공채가 타 지역 고시생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세종시의 폐쇄적 인재채용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금년초 세종 지방소방공무원 채용에서도 거주지 제한을 두고 10명을 선발했다. 

또, 작년 7월 시 출범 후 전입공무원 선발 과정에서도 생활근거지 근무의 경우, 엄격한 지역제한을 둬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공무원 공채나 전입에서 지나치게 거주지 제한을 두는 것은 유능한 인재의 응시를 원천봉쇄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지역단위로 응시자격 제한을 두고 있는 만큼 시에서도 이를 적용한 것’ 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세종시 인구가 12만명도 채 안되고 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도 상대적으로 적어 인력풀이 빈약한 상황을 고려할 때 市의 설명은 궤변에 가깝다. 

‘세계적 명품도시’를 모토로 삼은 광역시가 인사정책에 있어서만은 일반 군소 시군을 따라해야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모르면 서울을 벤치마킹하자. 서울시는 공무원 임용시험 응시자격에 거주지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시험 때만 되면 전국의 우수 인재가 몰린다. 이 같은 개방성은 수도 서울을 있게 한 원동력중 하나다.

세종시 인사정책 입안자들이 눈여겨 볼 곳은 서울뿐만이 아니다. 가까운 세종시 교육청의 인사(人事)만 눈여겨봐도 건질 것이 있다. 최근 세종시 교육청은 전국공모를 통해 세종국제고와 세종하이텍고 신임 교장에 서울과 전북인사를 각각 선임했다. 한발 더 나아가 세종국제고의 경우, 일반 평교사도 전국공모를 통해 뽑았다. 교육청이 ‘우수한 학교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 지역내 인력만 활용해서는 어렵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세종시가 말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넘어 실질적 수도를 만들 것이라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타 지역 인재에 대해  배타적이면서 ‘수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폐쇄적인 행정과 ‘우리 지역’에만 의존하려는 발상으로는 수도 서울의 아성을 넘어서기 어렵다.

세종시가 출범한지 8개월이 지났다. 이제는 연기군의 틀을 벗어날 때가 아닌가.세종시가 정말 특별한 자치시라면 다른 지자체에서 하지 않는 파격을 행해보자.
<세종시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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