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원칙을 존중하는 대통령인가
진짜 원칙을 존중하는 대통령인가
  • 김겸훈
  • 승인 2013.03.1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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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훈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부터 촉발된 위기상황은 한미연합 및 합동지휘소 연습인 2013년 키 리졸브 훈련이 실시되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호를 향해 위험천만한 파고가 밀려오고 있는데도 박근혜 정부는 아직도 선장만 정해졌을 뿐 함께 일할 선원들을 다 꾸리지 못했다. 취임 이후 보름동안 대한민국호는 거의 난파선 신세와 같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안해하는 승객들의 성화에 못이기는 모양새로 지난 11일에야 첫 국무회의를 개최하였다. 그것도 17명의 장관 중 개회직전에 임명된 13명만 참석한 반쪽짜리 국무회의였는데 이런 모습이 하루이틀사이에 해소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작금의 국정공백사태(?)를 목도한 국민이 갖게 된 우려는 두 가지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편협하고 잘못 된 인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던 여야 간 협의과정에 대한 저간의 내용들로 종합해 볼 때 지극히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삼권분립을 원칙으로 하는 대한민국은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도록 헌법이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법적 틀 속에서 진행되는 정상적 논의과정을 존중해 주어야 의회민주주의의 정신에 부합하는 정치지도자의 태도이다.

협상과정에서 야당이 요구하는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에 대한 요구를 ‘국가와 민족을 위한 충정’으로 봐 달라는 요구만으로는 설득력이 약하다. 그 배경에는 박근혜 대통령 자신의 진정성과는 무관하게 지난 MB정부 5년 동안 보여준 여당의 역할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납득시키지 못한 채 나만 믿고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본질을 위해 형식 따위는 무시하는 처사이다.

여기서 우리는 40년 전 국회의 행정부 견제활동을 거추장스럽고 비효율적인 과정으로 매도하고 효율적 국정수행이라는 명목으로 탄생시킨 유신정권이 얼마나 반민주적이고 폭력적 정치구조로 변해갔는지를 기억하고 있다. 그 당시 국가와 민족에 대한 충정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했었다.

국정공백 상황과 관련하여 박근혜 대통령은 전혀 반대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신속히 진행하여 인사청문회특위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던 7명의 장관후보를 신속하게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세운 '일괄임명'원칙이라는 형식에 집착하여 임명을 미룬 것이다.

만성적 가난에서 허덕이던 농업중심의 대한민국을 압축적 성장으로 이끌어 근대화를 달성한 공적을 세세생생 칭송받아야 할 지도자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난과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근대화라는 명분의 본질을 위해 민주적 절차나 가치를 수반하는 형식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거울삼아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은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서 달성되어야 한다. 비록 그 과정이 더디고 복잡해 비효율적으로 느껴지더라도 원칙과 형식은 꼭 지켜져야 한다. 본질은 형식에 우선하지만 형식이 무시된 본질은 그 빛을 읽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이 통제하지 않으면 어떤 정부도 계속 좋은 일을 할 수 없다고 했던 제퍼슨의 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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