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대전에 또 하나의 호남향우회를 조직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50여년 전통을 이어온 기존의 광주·전남향우회와 별개의 조직을 구성하는 것을 두고 “향우회 조직을 통한 별도의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돌고 있다.
기존 대전지역 광주·전남향우회는 1960년대 중반 조직돼 이어져 오고 있다. 광주와 전남지역은 물론, 전북지역 출신들까지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박 사장은 전남 보성이 고향이면서도 그동안 광주·전남향우회 활동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이달 4일 대전에서 발족하는 또 다른 호남향우회 초대 회장을 맡기로 했다는 것.
이를 두고 호남지역 출향 인사들 사이에서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크다.
한 출향인사는 “기존 향우회가 호남향우회로 역할을 다하고 있었는데, 왜 또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박 사장이 추대를 받아 회장이 되며, 사무실 임대료와 발족식 비용 등도 박 사장이 내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호남인들은 어느 단체보다 응집력이 좋다. 그런데 마치 집안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일까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며 “누워서 침을 뱉는 일이 아닌지, 이미지가 안 좋아질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대전에만 20여개의 호남지역 향우회가 난립하고 있다. 새로 발족하는 향우회는 대전과 세종, 계룡지역까지 통합하고 전북지역 참여까지 가능토록 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을 넓혔다”라며 “한참 전부터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래전부터 초창기 몇 달 동안만 회장을 맡아달라고 하도 사정을 해서, 대전과 세종·충남지역 향우회원들의 단합과, 충청을 위한 봉사,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 등을 전제로 수락했다”고 말했다.
조직을 기반으로 별도의 노림수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비용 부담 소문 등에 대해서는 “새로 조직되는 향우회에 대해 알고 있지도 못했다. 단지 호남인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단합하고, 봉사하는 것을 전제로 회장을 맡기로 한 것이다”라고 부연하고, “비용을 부담한다는 등의 소문은 말 그대로 소문, 소설에 불과한 이야기”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사장이 기존 향우회 회장 자격기준에 미달하다보니, 별도 향우회를 조직해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이기도 한다.
한편 대전지역 호남 출향인은 약 4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