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예의와 체면 단상
[시민기자의 눈] 예의와 체면 단상
  • 홍경석
  • 승인 2017.05.16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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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굿모닝충청 홍경석 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우리 모두 단합하여 전국 최고의 매출을 올립시다! 이를 위하여 제가 건배 제의를 하겠습니다. 제가 ‘우단최’ 하면 여러분들께선 ‘지화자’라고 맞장구쳐 주세요. 자~ 우단최~!!” “지화자~”

이상은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그러니까 내 나이 불과 스물여섯의 나이 때 전국 최연소 영업소장으로 근무할 적의 어떤 날 단상이다. 물론 여기서 말한 단합(團合)은 많은 사람이 마음과 힘을 한데 뭉침을 뜻한다.

이런 나의 바람 덕분이었을까… 우리 영업소의 직원들은 일치단결하여 좋은 실적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단합과 비슷하긴 하되 왠지 그렇게 부정적이고 배타적인 표현으론 담합(談合)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국어사전에서 정의한대로 ‘서로 의논하여 합의함. ‘짬짜미’로 순화 외에도 ‘경쟁 입찰을 할 때에 입찰 참가자가 서로 의논하여 미리 입찰 가격이나 낙찰자 따위를 정하는 일’까지를 아우르는 때문이다.

지난 해 연말 즈음 회사에서 송년회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 경비 파트에서 참석자론 내가 유일했다. 하여 2차로 간 노래방에선 그 값을 모두 내가 치렀다. 그건 소위 ‘꿇리지 않을’ 심산이 한 몫 발동해서였다.

또한 엄밀히 따지고 보면, 그날 분위기와 정황 상 내가 셈을 치르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묘한 상황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었다. 예컨대 ‘우리는 모두 왔지만 니들 경비원 파트에선 너만 왔으니 그 벌칙으로 2차 정도는 내야 되는 거 아냐?’ 뭐 그런 풍경이었다는 얘기다.

하여간 급여의 10% 정도나 되는 거액을 내고 보니 가뜩이나 박봉으로 시달리는 나의 경제적 처지는 더더욱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하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투잡으로 하고 있는 시민(객원)기자의 글을 더 열심히 써서 받는 원고료로 상쇄하는 수 밖에는. 작년 말 즈음에 첫 저서를 출간했다. 기대완 달리 서점에 나가봐도 내 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따라서 새삼 무명작가의 설움을 잔뜩 만끽(?)하는 터다. 아울러 출간 즈음에 품었던 “지화자~” 즉 나라가 태평하고, 그래서 국민이 평안한 시대에 부르는 노래 또는 그 노랫소리처럼의 환호성까지 일단 보류한 상태이다.

오늘은 나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된 모 유명 월간지를 지인들에게 우편으로 보냈다. 지난 달 택배로 보내드린 내 첫 저서와는 다른 나름 별도의 정성이다.

이를 지인들이 잘 받아들여 십시일반, 아니 ‘일당십’으로 내 책이 보다 많이 팔렸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그래야 전액 부담으로 내 책을 내주신 출판사 사장님께 예의도 되는 것이고 아울러 내 체면까지 설 수 있는 까닭이다.

이는 또한 제2 제3의 작품 집필에 있어서도 원군(援軍)이 되는 것임은 불문가지다. 헌데 이 역시 내 마음의 어떤 ‘담합’이 아닐까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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