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병렬 “영혼 없는 국회 만들려는 朴 대통령, 직무준비 안 돼”
선병렬 “영혼 없는 국회 만들려는 朴 대통령, 직무준비 안 돼”
[똑똑! 근황토크] 선병렬 전 국회의원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3.04.10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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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병렬 전 국회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 정치는 오래했지만 본인이 말했던 화합과 소통을 통해 직무를 원활히 수행할 준비는 안됐다”고 일침을 놓았다. 취임 초기 정부조직법 등을 놓고 야당과의 갈등고리를 풀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선 전 의원은 또 내년 대전시장선거와 관련 “내심 열심히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선 전 의원을 만나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정치적 행사에는 발을 끊었다. 정치와 관련된 인사들도 만나지 않고 행여 만난다고 해도 정치 이야기는 안한다. 정치의 장에서 완전히 빠져나와서 산에 다니고 책을 보며 쉬고 있다. 사실 위로받을 만큼 상처받은 것도 아닌데, 주위 사람들은 위로와 격려를 건네기도 한다.

-정치활동을 쉬고 있는 이유는.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불신을 많이 표현하고 있다. 서민, 중산층, 사업가 등 시민들의 요구와 불만이 무엇인지 바닥부터 다시 바라봐야 하겠다는 생각에 모든 기득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소시민으로 그냥 살아보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정치적 힐링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충남대 사회학과 77학번으로 입학했는데 당시는 유신말기 민주인사에 대한 탄압과 저항이 극렬하게 진행되던 때였다. 자연스레 학생운동에 가담했고,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기 바로 전 학원자유화추진위원장 맡아 활동하다가 감옥살이도 2년이나 했다. 이후 한동안 대전경찰서 앞에서 서점을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았지만 이해찬, 김근태, 장영달, 노무현 등 정치권에 입문한 운동권 출신 선배들과는 꾸준히 만났다. 그러던 중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 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권유해 정치권에 들어서게 됐다.

-2004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적극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았는데.
국회의원은 국민 편에 서야 된다는 소신이 있었다. 특히 어려운 사람, 약자,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을 철저히 대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목소리를 많이 높였다. 법사위에서 3년 간 활동했는데 장애인, 여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법적지위,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내년 대전시장 선거에 출마할 생각인가.
기회가 되면 일하고 싶다는 욕심과 포부는 있지만 아직 더 나를 비우고 시장을 해야 하겠다는 절실한 에너지가 솟아올라야 한다. 선거운동 준비가 많은 사람을 만나고, 메시지를 보내고, 정책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를 찾아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에너지는 언론과의 관계, 유권자와의 관계, 정치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밖에서 바라보며 시민과 섞여져 있을 때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시장출마를 위한 준비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내심 열심히 하고 있다.

-추석 전까지 결단을 내릴 것인가.
그렇게들 많이 묻는데 ‘글쎄요’라고 대답하겠다.

-세종시 건설로 대전이 위기라고들 하는데.
행정복합도시가 세종시로 옴으로 해서 충청권은 커다란 기회를 맞았다. 인구가 빠져나가고, 투자금이 쏠리는 등 일시적 공동화에 너무 초조해 하지 말아야 한다. 세종시도 채워가는 과정이다. 국가 중심기능이 다 채워지면 상생의 길을 찾아 대전시가 교육·과학·의료·문화도시로서 급부상 할 수 있을 것이다.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정부대전청사가 처음 왔을 때 시민들이 돈도 안 쓰고, 이사도 안 오고, 몸만 왔다 갔다 한다고 비판을 했다. 정부청사가 오는 것까지는 국가가 결정하지만 머무르게 하는 것은 우리가 할 몫이다. 우리가 잘못해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이다. 이젠 그것을 경험삼아 세종시 발전이 대전발전과 뗄 수 없는 연결고리가 되도록 창의적 아이디어로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일단 버스, 지하철 등 교통망을 연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4월 재보궐선거에 안철수 씨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신당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안철수 씨가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면 자신은 당선될 수 있지만 4월 재보선에서 안철수 효과가 전국으로 연결되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신당도 당선된 후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만으론 리더십 개혁이 안 된다.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지도자들도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새로운 리더십 창출에 내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누구누구는 안 된다, 새로워져한다”고들 하지만 정작 사람이 없다. 이런 사정을 아니 안철수 세력을 비롯한 비민주당 세력이 안 들어오는 것이다. 결국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정치세력 리더십의 새로운 전환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거듭난 통합야당이 되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분열 후 통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박근혜 정부 초기 정부조직법 등으로 야당과 마찰이 심한데.
박근혜 대통령 정치는 오래했지만 본인이 말했던 화합과 소통을 통해 직무를 원활히 수행할 준비는 안됐다고 본다. 5년 전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부, 여성부를 없애려 했지만 야당의 요구를 수용해서 정부조직법이 원만하게 통과됐다. 해수부, 미래창조과학부를 설치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운영부문에 수용해달라는 것이다. 안을 낼 수는 있지만 법적 결정은 국회가 한다. 일단 통과시켜주고 심판하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 옳지 않다. 본인도 5년 전 과기부와 해수부 폐기를 찬성한 적이 있다. 이제 와서 다시 부활시키라고 하면 그게 입법부냐. 박 대통령은 부지불식간에 영혼이 없는 국회의원이 되라고 하는 것이다. 5년 전 과기부·해수부 폐지를 주장했다가 이제 와서 부활을 찬성하는 새누리당 의원들도 의원직을 사퇴해야 마땅하다. 국회의원이 자기 말을 해야지 정권의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 정치인 집단은 자기의사를 말하고 그것을 국민들에게 검증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조직법 역시 옳고 그름을 봐야지 단순히 찬성, 반대로 봐선 안 된다. 5년밖에 안가는 정부를 위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묻지마 찬성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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