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너무 고마운 사람들이 많아서 어떻게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사 갈 곳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던 아산 인주면 공세리 나누미지역아동센터가 6일 새 둥지로 이사했다.
30도가 웃도는 날씨에 구슬땀을 흘리며 1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이삿짐을 옮기던 이진숙 센터장이 감사의 말을 전했다.
나누미지역아동센터는 지난 5월 말 임대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이전을 해야 했지만 새 보금자리를 찾지 못했다.
아산시에 민원을 제기한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지역 소방서에까지 찾아가 비어 있는 건물을 나눠 쓰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역 소방서 건물은 노후화에 따른 안전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관계기관 협의 결과 이전 불가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이진숙 센터장과 지역주민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찾았다.
이때,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아이들이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아이들은 복기왕 아산시장에게 "아동센터를 지켜 달라" 직접 손편지를 쓰며 호소했다.
아산시는 센터를 돕기위한 다양한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지역사회 곳곳에 전달되며 소원이 이루어졌다.
아산에 소재한 코닝정밀이 초록어린이재단을 통해 나누미 아동센터에 1800만 원을 지원했다.
나누미지역아동센터가 새 보금자리를 찾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 한 주민이 센터를 찾아 빈집을 5년간 무상으로 임대해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채수정 인주면장과 인주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도 후원자로 나섰다.
또 지역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고 있던 '공세리이야기'찻집은 지난달 28일 아이들을 후원을 위한 일일 찻집을 열었다.
일일 찻집을 통해 지역주민들은 십시일반 후원금을 전달했다.
센터는 지역사회 관심과 사랑으로 새 보금자리에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이날 입주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다시 배움의 꿈을 계속 키워나갈 예정이다.
이 센터장은 "지역사회의 많은 도움으로 무사히 이사를 할 수 있었지만 5년이 지나면 또 나누미 지역아동센터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지 모른다"며 "민간 아동센터는 운영에 한계가 늘 있는 만큼 지자체에서 공립센터 전환을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 아이들을 위해 보여준 지역사회 곳곳의 따뜻한 온정이 아이들에게 그 어떤 교육보다 소중한 공부가 됐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