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대전 동구청이 각각의 행사를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일구겠다는 아이디어를 선보여 화제다. 구는 대전보건대학교와 협력해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 동구 중앙시장에서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100여명의 보건대학교 학생과 교수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구강보건교육, 골다공증, 네일아트, 물리치료, 안과 검진, 손·발 맛사지 등 의료봉사 활동을 펼쳐 인기를 끌었으며 사회적·마을기업 4곳(추동 가래울영농조합법인·(주)씨앤이·(주)마동이·(주)꿈담)이 직접 재배한 먹을거리와 제품 등을 고객들에게 제공해 신뢰를 얻었다.
취업장터에서는 어르신과 주부, 외국인 노동자, 경력단절 여성 등 70여명에게 취업 상담을 해주고 일자리를 알선했다. 구는 이들이 취업과 연결될 때까지 지속 관리할 방침이다. 부대행사 장수사진 찍기에는 100여명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행사의 간판은 ‘전통시장 살리기’였지만 내용은 시장 활성화뿐만 아니라 사회적·마을기업 박람회, 의료봉사, 취업장터 등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성격을 띠었다. 전국적으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아이디어라는 평이 참가자들의 한 목소리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미는 수치상의 성과가 아니다. 전통시장이라는 공간으로 취업, 봉사, 기업 박람회 행사를 끌어들여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신 개념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데에 있다.
행사장을 찾은 1000여명의 방문객들은 자연스레 ‘전통시장 장보기’로 발길이 이어졌으며, 시장을 찾은 고객들도 덤으로 행사장에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말 그대로 ‘마당 쓸고 돈도 줍는’ 격이 됐다.
송혜영 동구 경제과 일자리담당은 “상인과 고객, 행사장 방문객 모두의 반응이 좋았으며 시장 상인회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다”라며 “성과는 작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와 기대효과를 발견할 수 있어 보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 이번 행사가 추진된 배경을 보면 주객이 전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디어는 구자선 동구 경제과장과, 고용노동부의 맞춤형일자리사업을 구로부터 위탁받아 진행하고 있는 대전보건대 정무남 총장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일자리사업 홍보 방안을 논하던 둘은 “경로당 등을 돌며 의료봉사를 하는 것을 전통시장으로 옮겨서 해보자”는 데에 의견이 합일됐고 그 즉시 사업을 추진했다. 한현택 동구청장도 적극 뒷심을 보탰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료봉사 활동에 취업장터, 사회적·마을기업 박람회, 전통시장 살리기 등이 연계됐고 행사명도 큰 틀에서 행사의 성격을 표현할 수 있는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명명된 것이다.
구 과장은 “전통시장 활성화의 방향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강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이번 행사가 나름 의미와 기대감을 보인만큼 향후 내용을 보강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