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아 기자] 배재대가 학과 폐지와 학과 통폐합 등을 통해 대대적인 학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반대 시위에 나섰다.
배재대는 현재 독일어문화학과, 프랑스어문화학과, 미디어정보·사회학과 등 3개과를 폐지하고, 국어국문학과(이하 국문과)를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과(한국어과)와 통합하는 등 23개 학과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배재대 총학생회와 학생 1000여명은 6일 오전 교내 21세기관 앞에서 학과 구조 조정을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날 시위에는 해당 학과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제 개편에 항의했다.
이준수(레저스포츠학과 4년) 배재대 총학생회장은 “학교가 일방적인 구조조정으로 학생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지 말고 학생과 소통하라”고 촉구했다.
대다수 국문과 학생들은 “우리 글 연구의 개척자인 주시경 선생을 비롯해 민족시인 김소월, 소설가 나도향 등이 배재학당 출신”이라며 “배재대에서 국문과를 폐지하는 것은 우리나라 국어 교육의 맥을 끊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문과 김정기 학생도 “현재 입학한 지 두 달 밖에 안 된 신입생들이 가장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국문과가 한국어과에 흡수 통합되면 문학적인 커리큘럼이 간소화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학과 통폐합 대상인 음악학부 학생들도 음악당이 아닌 집회장으로 북을 들고 나왔다. 배재대는 음악학부의 클래식 전공 중 피아노과만을 남기고 관현악, 성악 및 뮤지컬 전공, 작곡 및 미디어 음악 전공 폐지를 추진하고있다.
관현악과의 추경식 학생은 “플루트를 전공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우리는 피아노과에 흡수된다고 한다”며 “모교의 관현악 전공 명맥이 끊어지는 상황에서 내년에 어떻게 취업이나 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피아노과 학생인 이대정 학생도 “음대를 다니면서 타 전공 학생들과 앙상블도 하고 협연을 하면서 예술적 폭을 넓힐 수 있었는데 이젠 관현악과 등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화가 난다”며 “소통 없는 일방적인 학교의 구조조정에 우리의 꿈이 짓밟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배재대는 ‘2014학년도 배재대 학제개편 추진안’을 공식 발표했다.
추진안에 따르면 프랑스어문화학과와 독일어문화학과, 미디어정보·사회학과 등 3개 학과는 폐지되고 항공운항과, 중소기업컨설팅학과, 사이버보안학과 등 3개 학과는 신설된다.
또 국문과와 한국어학과가 ‘한국어문학과’로 통합되고, 음악학부의 클래식 전공 중 피아노 학과만을 제외한 나머지 학과가 사라지는 등 대대적인 학제 개편이 추진된다.
자세한 학제 개편안은 다음과 같다.
◇ 2014학년도 배재대 학제개편 추진 현황
1.총괄
가. 입학정원 42명 감원(2,320명 → 2,278명으로)
나. 모집단위(전공 편성) 3개 축소
(5개 단과대학 56개 전공 → 5개 단과대학 53개 전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