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달갑지 않은 대전 유성온천의 쇠퇴
[취재수첩] 달갑지 않은 대전 유성온천의 쇠퇴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09.03 05: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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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기자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유성온천은 어둠이 없는 줄 알았죠”

나이가 지긋한 중년 남성은 대전 유성온천의 과거를 이렇게 회고했다.

지난 1981년 온천지구로 지정된 유성온천은 신혼여행지의 대명사였다. 1994년에는 유성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당시 한 해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설 정도였다고. 유성온천의 네온싸인은 대전 밤하늘을 밝혔고, 호텔과 음식점은 사람들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했다.

하지만 현재 유성온천은 위기다.

약 20년 전 1000만 명을 넘어섰던 관광객은 반토막 났고,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여파로 2004년 프린스호텔, 알프스호텔, 2006년 갤러리호텔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며, 2011년엔 홍인호텔까지 문을 닫았다.

최근에는 리베라호텔 유성까지 폐업 위기에 처해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내 약혼식을 했던 곳”이라며 과거 추억을 떠올리거나, “유성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라며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리베라호텔 유성은 유성호텔과 함께 지난 30년 간 대전에서 터줏대감으로 불리고 있다.

총 174객실을 갖춘 리베라호텔 유성은 88서울올림픽 대전본부와 1993년 대전세계엑스포박람회 호텔, 2002년 한일월드컵 대전본부 호텔로 각각 지정되는 등 대전에서 굵직한 행사를 담당한 바 있어 안타까움이 더 크다.

여기에, 리베라호텔뿐만 아니라 유성온천 인근 13곳 관광호텔 중 상당수가 객실점유율이 50%수준 밖에 안 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관광호텔들은 특이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주중보다 주말에 손님이 더 없다는 것.

일반인 입장에선 “사람들이 쉬는 주말에 손님이 더 많아야한 거 아닌가”라며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 주중엔 워크숍 등으로 손님이 더 많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바꿔 말해, 유성온천 관광 장점이 떨어져 이곳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적어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여행이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닌데다 자연휴양림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또 충남 예산 덕산과 아산 도고 등 충청권 온천들이 대형 스파와 워터파크 등을 갖춰 온천관광이 더 이상 유성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여기에, 유성온천 호텔 주변에는 ‘미녀 상시 대기’ 등 선정적인 문구를 내세운 유흥업소들이 여전히 많아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시대가 흘렀다.

유성온천 인근 호텔 등 지역경제가 과거 영광을 되새기는 것보단 새로운 흐름에 머리를 맞대야할 때이다.

“그 땐 그랬지”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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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호호 2017-09-03 18:57:57
정확한 지적이다. 앞서가지 못할지언정 발은 맞춰가야지...
워터파크를 중심으로 가족중심형 리조트, 게스트하우스, 온천마을도 필요하니 주상복합등등 사라져야할 유흥업소는 먹을거리 볼거리등등 각종 문화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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