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고 물 건넌 연평도산 꽃게의 유혹
산 넘고 물 건넌 연평도산 꽃게의 유혹
대전 서구 둔산동 '꽃게랑 생선'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07.10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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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제철 맞은 꽃게를 맛있게 먹기 위해선 어디로 가야 할까?
A : 산 넘고 물 건너 연평도로?
답은 NO. 대전 둔산동 ‘꽃게랑 생선’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

4-6월 산란기를 앞두고 잡히는 암꽃게는 서해 수산물의 꽃이다. 알이 꽉 찼을 뿐만 아니라 살도 통통하게 올라 그야말로 절정의 맛을 자랑하는 시기다. 특히 연평도 근해에서 잡히는 꽃게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최고의 품질. 가격도 가격이지만 물량확보도 쉽지 않은 이 연평도산 꽃게를 산지 직거래를 통해 대전 시민들에게 맛깔난 요리로 제공하고 있는 곳이 바로 ‘꽃게랑 생선’이다. 그냥 찜으로 먹어도 뒤로 넘어갈 정도인 이 꽃게로 간장게장을 담갔다면 그 맛이야 두 말할 필요 없이 금상첨화. 젖먹이 아이도 밥을 비벼주면 기를 쓰고 달려드는 게장의 유혹을 피할 길이 없다.

지난달 초 문을 연 ‘꽃게랑 생선’의 주력메뉴는 바로 간장게장과 꽃게무침, 꽃게탕과 어우러진 가자미매운탕. ‘황금숙 낙지’로 이미 대전의 입맛을 사로잡은 황금숙 사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새로운 아이템이다. 더러 맛있다는 집도 있지만 대개는 수입산 꽃게. 이미 재료부터 차별화된 맛의 경지를 따라오기 어렵다. 여기에 가격거품도 쏙 뺐으니 먹는 사람의 부담도 한결 덜었다.

‘꽃게랑 생선’의 간장게장은 일단 만드는 과정부터 정성 그 자체다. 최고 품질의 진간장에 영지, 당귀, 대추 등 갖은 한약재와 과일, 양파, 생강, 솔잎까지 넣어 다리고 붓기를 세 번. 이렇게 일주일을 거친 게장은 꽃게와 장을 분리해 따로 냉장숙성 과정을 거친다. 그래야만 간장의 짠맛이 너무 깊이 배지 않고 살도 야문 상태로 유지된다고.

이렇게 내온 간장게장은 살아있는 속살의 느낌 그대로 고소하면서도 간간하고 달콤한 맛이 배어 새로운 맛의 경지로 안내한다. 몸통 가득 꽉 찬 속살을 한입에 물고 혀로 ‘쪽’ 빨아들이면 입안 가득 밀려드는 새하얀 속살의 느낌이 그저 아뜩하기만 하다. 특히 영지버섯과 솔잎의 은은하고 싱그러운 향이 입안에 그대로 전해져 기분마저 상쾌해진다고 할까? 간장에 푹 곰삭은 게장만을 먹어본 사람들은 절대 느낄 수 없는 신선함의 절대경지다.

알과 속이 가득 붙어있는 게딱지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새하얀 쌀밥을 쓱쓱 비비기만 해도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은 성찬이다.

새빨간 고춧가루에 과일과 양파 등을 갈아 만든 소스를 듬뿍 넣고 버무린 꽃게무침은 매콤달콤 또 다른 맛의 기원을 찾아냈다. 달콤한 첫맛 뒤 찾아오는 매콤한 뒷맛이 강렬하다. 여기에 이어지는 부추와 파채의 상큼한 여운까지…. 걷잡을 수 없는 침샘의 분출, 먹을수록 깊어지는 묘한 매력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부드럽고 담백한 꽃게 속살의 업그레이드 버전. 이것이 바로 손맛의 마술이다.

검푸른 껍질이 빨갛게 변할수록 그윽한 맛과 향을 물씬 뿜어내는 꽃게탕은 그저 국물만 한 술 떠넣어도 심해를 가득 머금은 듯 깊고 청량한 기운이 온몸으로 빨려들어간다. 원래 꽃게란 게 오래 끓이면 텁텁해지기 마련인데 어찌된 것이 짜지도 않고 오히려 개운하다. 알고 보니 비법은 육수. 꽃게 발과 야채를 끓여 우려낸 육수에 고추장 양념만을 얹었을 뿐인데 간이 딱 맞다. 여기에 쑥갓, 미나리, 콩나물, 청양고추, 단호박, 무를 숭숭 썰어 넣어 시원한 맛을 더했다.

간장게장정식과 꽃게무침정식을 시키면 함께 나오는 가자미탕은 꽃게탕과는 또 다른 맛. 약간 쌉쌀한 듯 하면서도 얼큰하고 개운한 것이 이것 하나만으로도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울 만큼 맛깔스럽다. 게장과 꽃게무침 딱 어울리는 메뉴. 입맛을 자극하는 묘한 매력을 가졌다.

이런 맛을 내는 주인공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하나부터 열까지 매일 음식을 직접 챙긴다는 황금숙 사장은 몇 해 전까지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고.

“사실 제가 음식을 잘 하는 줄도 몰랐어요.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사먹는 일이 다반사였죠. 그런데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요리를 하다 보니 주변에서 많이들 맛있다는 칭찬을 하더라고요. 고민 고민 끝에 결국 식당을 시작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유명세까지 얻으니 사실 부끄럽기도 해요.”

물론 노력도 많이 했다. 남에게 제대로 된 음식을 대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 그래서 전국 방방곡곡 맛있다는 집은 다 찾아다니며 자신만의 맛을 찾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 그래서 얻은 결론은 ‘정성’.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처음 먹는 순간부터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정성을 들이자면 일단 재료부터 좋은 것을 골라야 되고 조리하면서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을 쓰니 맛이 좋지 않을 수 없죠. 그 깨달음이 지금의 저를 만든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꽃게랑 생선’, 신선함과 정성이 가득한 이곳에서 서해의 깊은 맛을 경험해 보길 ‘강추’.

▲간장게장정식 1만5000원 ▲꽃게무침정식 1만5000원 ▲꽃게탕 中 3만5000원, 大 4만5000원 ▲점심특선 간장게장 1만원. 대전시 서구 둔산동 1005번지. ☎042-48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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