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작년 2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중학생 체육활동시간을 늘리기로 하고 관련 지침을 시도 교육청에 보내 ▲교과시간을 줄여 주당 1시간 체육 시간 확보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학교스포츠클럽 1∼2시간 순증 ▲창의적 체험활동 일부를 스포츠클럽에 배정하는 방안 중에서 실정에 맞게 선택하도록 했다.
이에 세종시 관내 각 중학교는 추가로 체육활동시간을 늘리고 지침에 맞는 종목 1-2개를 선정,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클럽활동을 전담하는 스포츠강사도 학교별로 지원해 지난해에는 그럭저럭 운영이 됐다.
하지만, 금년 들어 사정이 어려워졌다. 교육부가 ‘학생들이 다양한 스포츠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종목을 10개이상으로 확대하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 종목이 늘면 그만큼의 강사와 운동공간 확보가 뒤 따라야 하지만 교과부는 달랑 ‘확대지침’만 하달했다. 이에 대해, 일선학교에서는 교육현장의 여건을 무시한 졸속행정이라는 반응이다.
세종시 한 중학교의 교사 A씨는 “전문강사 수급계획없이 운동종목만 늘리다보니 운동 룰(Rule)도 잘 모르는 일반교과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지도하는 상황”이라며 불만을 털어놨다.
실제로, 이 학교는 농구와 탁구, 배구 등 잘 알려진 종목 외에도 뉴 스포츠(티볼, 플라잉디스크 등)등 10개를 개설,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 전문강사는 2-3명에 그쳐 7-8개 종목은 스포츠에 문외한인 일반 여교사들이 투입되는 실정이다. 가르치기는커녕 아이들 관리도 힘들다는 푸념이 나온다.
마땅한 운동공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지역내 한 학교의 경우, 운동장에서 5-6개의 종목, 강당에서는 3-4개의 스포츠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된다. 이 때문에 스포츠클럽 시간만 되면 학교는 일명 ‘도떼기 시장’이 된다. 강당은 말할 것도 없고 비좁은 운동장에도 백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운동을 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 같은 복잡함을 피하기 위해 일부 종목은 학교건물 옆이나 주차장등 공터를 찾아 헤매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이 학교의 또 다른 교사 L씨는 “아이들이 밀집된 장소에서 활동을 하다보니 통제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자칫 안전사고 위험까지 따른다”며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다양성을 추구한다지만 수영을 비롯한 학생 선호종목은 여건상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관내 한 체육교사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스포츠 강사수급을 교육청 차원에서 지원하든지, 체육교사를 늘려 스포츠클럽을 정규수업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