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적폐청산, 그리고 마동석의 주먹 한 방
[노트북을 열며] 적폐청산, 그리고 마동석의 주먹 한 방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7.10.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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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영 서울본부장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영화 ‘범죄도시’의 흥행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일 개봉된 이 영화는 24일 현재 누적 관객수 500만명을 가볍게 넘어섰다. 청소년 관람 불가의 성인 영화 순위에서 역대 5위를 차지하는 성적이다.

이 영화가 이처럼 흥행하는 이유에 대한 심리학자의 분석이 눈길을 끈다.

한 사회심리학자는 “최근 새 정부 출범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온갖 파렴치한 적폐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속 시원한 청산을 갈구하는 사회적 욕구가 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객들은 이 영화를 통해 강력계 형사 마동석의 주먹 한 방에 '적폐청산' 같은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23일 열린 서울고등검찰,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는 현재 우리 나라가 처한 ‘범죄도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마동석’의 통쾌한 한 방이 그리운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스모킹 건’이었던 ‘최순실 태블릿PC’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가짜 사무실과 서류를 만들어 대응한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자유한국당이 김진태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최순실 태블릿PC’의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문제의 태블릿PC는 박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스모킹 건’이었다"며 "이 PC는 언론사와 검찰이 심어놓은 문서로 채워졌다"고 주장했다. 언론과 검찰의 조작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다시 태블릿PC를 검증해야 한다"며 "(태블릿 PC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실물을 국감장에 가지고 나오도록 해달라”고 엉뚱한 요구를 하였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불법건축물을 고발할 때 문제가 되면 재판부에 등기부등본이나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지, 그 건물을 제출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꼬집었다.

이에 윤석렬 중앙지검장은 "그럴 리 만무하다. 최 씨 PC가 맞고, 정호성 씨도 재판에서 증거로 동의했으며, 또 실물을 제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국정원의 가짜 사무실과 서류 조작과 관련, “개인적으로 야당이면서도 국정원 적폐청산TF의 활동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우려도 했지만, 어제 보도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국정원은 범죄집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어 “국정원이 사고를 친 것이 한 두 건이 아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상 청원 공작, 이용훈 전 대법원장 사퇴 여론 공작 등을 지적했다. 그리고는 “이것은 정치보복이 아니며, 100건이면 100건, 1,000건이면 1,000건 모두 잡아내서 척결해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국가를 위하는 길”이라고 못박았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13대 정책실패 가운데 ‘정치보복’을 1순위로 올려 놓고 있다. 현 정권이 ‘부패 대 반부패’ 프레임을 기치로 ‘보수정권=부정부패세력’으로 낙인 찍으며, 우파 말살정책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원조적폐’는 외면한 채, 왜 유독 이명박-박근혜 정권만 문제 삼느냐”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노회찬 의원은 이를 “낚시 바늘에 걸린 물고기가 ‘다른 물고기도 있는데, 왜 나만 낚느냐’고 따지는 경우와 똑같다”고 촌철살인을 날린 바 있다.

국기문란과 국정농단 등 국가적 질서를 파괴한 중대 범죄 앞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 그저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어물쩍 눈감거나 덮고 가는 것을 ‘국민통합’의 명분으로 호도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마동석이 날린 것 같은 주먹 한 방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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