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고의 자극적인 맛은 와인이다?
프랑스 최고의 자극적인 맛은 와인이다?
최해욱의 ‘와인 이야기’ l 와인과 음식의 조화(Marriage)
  • 최해욱
  • 승인 2012.07.10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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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펼쳐드니 한국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주춤했던 프랑스 레스토랑의 인기가 최근 급상승하는 분위기라는 기사가 눈에 띈다. 10년을 프랑스 땅에서 살다가 최근에서야 낯선(?) 고향땅으로 돌아와 한국음식을 먹을 때마다 아직까지도 소화기의 불편한 호소를 받아들여야 하는 나로서는 맨 처음 밍밍한(?) 프랑스식 식사를 해야만 했던 당시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양향신료 발달은 신선음식 부족 때문

밥과 반찬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식단은 그 자체로 한 상을 비우기에 무리가 없다. 약간의 보조수단이 있다면 반찬의 뒷맛을 씻어주는 역할을 하는 이나 김치가 있을 것이다.

이는 특히 최근 이탈리아 음식이 우리나라 외식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맞아떨어진다. 달거나 자극적인 소스(주로 토마토나 핫 페퍼가 주가 되는)와 어울린 탄수화물(파스타, 피자)이 주가 되고, 여기에 의 역할을 해주는 청량음료와 김치의 역할을 해주는 피클(오이절임) 등이 자극적인 식감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이렇듯 매일 부담 없이 접하는 소스(양념)과 향신료는 원래 신선음식이 귀했던 옛날 재료의 역한 풍미를 감추거나 먹기 힘든 음식재료(노린내가 강하게 나는 야생 동물 등)를 삼키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발달한 것이다. 또한 이러한 소스를 가미한 요리법은 맛이 변하거나 상한 재료의 불쾌한 풍미를 감추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이는 우리가 식당에서 신선하고 질 좋은 고기는 직접 불에 구워먹고 약간 풍미가 부족한 것은 양념을 가미해서 양념 불고기로 먹는 것과 마찬가지다.

소스가 발달하지 않은 프랑스 요리

반면 프랑스에서는 오래전부터 소스에 의존한 요리법보다는 재료 자체가 가지는 고유한 맛에 중점을 두어 요리를 만들어왔다. 서남부 유럽 최대의 농업국인 프랑스는 거의 모든 농산물을 자급자족할 뿐만 아니라 대서양과 지중해를 접하고 있어 신선한 수산물들을 쉽게 얻을 수 있고, 각 지역 고유의 품질관리체계(Appellation Origine Contrôlée)를 통해 지역 농특산품의 품질을 정부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한 마디로 신선하고 풍미가 가득한 농수산물이 넘쳐나는 미식가와 식도락가들의 천국인 것이다.

대서양과 맞닿은 라 로셀(La Rochelle)지방에서 나오는 홍합과 신선한 생굴 등을 재료로 한 해산물 요리인 프뤼드 메르(Fruit de Mer)와 중남부 리무쟁(Limousin)지방의 명산품인 쇠고기,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해진 프로방스(Provence)지방의 특산 야채요리 라따뚜이으(Ratatouille)와 영국의 시인 월리엄 메이크피스 새커리(William Makepeace Thackeray:1811-1863)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여러 가지 생선을 조려 만든 마르세이유(Marseille) 전통 수프 부이야베스(Bouillabaisse) 등은 양념과 소스가 거의 없이 재료의 향취만으로 이루어진 훌륭한 요리들이 많다.

이렇듯 신선한 고기를 그대로 삶거나 석쇠에 굽고 향미가 살아있는 과일과 채소 등을 그대로 데치거나 오븐에 익혀 최단 시간 내에 조리하면 말 그대로 재료 본연의 맛과 향미가 그대로 살아있는 식탁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음식의 맛을 살려주는 와인

그러나 이렇듯 맛과 향미가 살아있는 음식일지라도 전채요리(Entrée)부터 시작해서 주 요리(Plat)와 후식(Dessert) 등 여러 상(course)을 비우다 보면 뭔가 미각을 돋우는 자극적인 요소가 필요하게 된다. 물론 훈제된 돼지고기(Charcuterie)에 곁들여지는 프랑스식 오이절임(conichon)이나 소시지에 발라먹는 머스타드(moutarde) 등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단지 돼지고기가 가지는 느끼함을 가시게 해주는 최소한의 보조 수단일 뿐이다.

 

이렇듯 약간은 불완전한 프랑스요리의 식단에 미각을 돋우어 주는 자극적인 요소와 미()적인 요소를 전해주는 것이 바로 포도주(Vin)가 아닌가 싶다.

와인이 관능적으로 가지는 3가지 특색 중 하나인 산도는 입속에 침을 고이게 하여 다음에 입속으로 들어올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하고, 구조감을 주는 탄닌(Tanin)은 고기를 먹을 때 혀의 돌기에 끼인 기름과 육즙을 씻어내려 다음 음식의 맛을 느낄 준비를 하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충만감(Moelleux) 속에 포함된 알코올은 분위기와 어우러져 포만감을 뛰어넘어 심적인 만족감을 자연스럽게 전해준다.

요약하자면 와인이 주는 미식감(美食感)은 상하거나 오래된 식재료의 단점을 가리기 위한(Mascage de saveur) 소스의 역할이 아니라 신선한 식재료에 활기를 불어주는 역할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더군다나 포만감의 차원을 넘어서 우리에게 그 자체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 미적인 요소까지 부여하니 감히 미식(美食)적인 요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까지 한국에서 프랑스 와인과 요리는 복잡하고, 비싸고,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에 대중화의 기회를 번번이 놓친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 불고 있는 프랑스 요리의 캐주얼화에 발맞춘 비스트로노미(bistronomy:소박한 식당을 지칭하는 Bistro와 미식을 칭하는 단어인 Gastronomy를 결합)화 전략으로 프랑스 요리가 한국에 더 많은 인지도를 가지며 더불어 이와 훌륭한 조화(Marriage)를 이루는 프랑스 와인 역시 한국에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술작품에 빗대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이지 않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바로 프랑스 와인과 요리의 매력이 아닐까?

와인 구매 팁

생선 같은 해산물 먹을 땐 소비뇽 계열의 화이트 와인을

생선이나 해산물을 즐길 때에는 낮은 온도로 청량감 있게 마실 수 있는 소비뇽(Sauvignon) 품종 계열의 화이트 와인을, 붉은 육류(쇠고기 등 육즙과 함께 먹는 육류)에 곁들이기에는 입속의 고인 지방기를 씻어줄 수 있는 적당한 탄닌을 지닌 포도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나 메를로(Merlot)’로 생산된 레드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야채만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나 치즈를 곁들여 먹기에는 약간의 풍만감이 있는 샤도네(Chadoney)’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나 약간 과일향이 강조된 피노 느와(Pinot noir)’품종으로 생산된 와인이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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