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과 부의장
국회의장과 부의장
[노트북을 열며]이호영 정치팀장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3.07.07 1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대 국회 상반기 2년차에 들어서는 강창희 국회의장과 박병석 부의장의 행보가 사뭇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 의장과 박 부의장은 각각 지난달 27일과 이달 1일 의장단 1년을 되돌아보는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방식은 달랐다. 강 의장이 충청권 정치담당 기자 30여 명을 공관으로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갖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힌 반면, 박 부의장은 직접 대전으로 내려와 지역의 각종 현안과 지방선거 대책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강 의장이 여전히 지역문제에 대해 거리를 두고 함구하고 있는 데 반해 박 부의장은 내년 선거를 겨냥해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재개한 셈이다.

하지만 강 의장도 결정적인 순간 한 번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중을 내비치기는 했다. 그는 간담회 자리에서 “나를 비롯해 박병석 부의장, 정진석 사무총장 등 충청도 사람들이 의회를 쥐고 있는데 자꾸 말을 안 듣는다”며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의회가 안 돌아간다. 내가 지금 마음속에 ‘꽁’ 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조만간 어떤 행동을 할 것이다”라고 말해 지역 현안과 관련한 결단이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다만 그것이 과학벨트 문제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나중에 보면 안다”고만 말했다.

이는 그가 이 자리에서 “더 이상 선거를 치를 일은 없을 것” 이라고 차기 총선 불출마 입장을 재확인한 후 뱉은 말이어서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할 말을 할 것이라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충청권 국회의장으로서 지역 현안에 대해 너무 무심하다는 여론을 부드럽게 돌려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인지, 무엇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은 만큼 실제로 결단을 행동으로 옮길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날의 만찬은 지난 1년과 마찬가지로 충청발전을 위한 큰 담론을 찾지 못하고 그렇게 소득 없이 끝나고 말았다.

박 부의장의 기자간담회는 오히려 지역 현안을 앞세워 정략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었다. 박 부의장은 이날 과학벨트 문제와 관련 “대전시가 먼저 미래창조과학부에 수정안을 제안했다”고 주장하며 근본적인 발전전략 보다는 폭로성 회견을 이어갔다. 물론 충청권의 발전을 위해서는 원안이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정안의 명분과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했을 뿐 왜 원안대로 해야만 하는 지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은 부족했다. 지난 5월 추경예산에 부지매입비 300억 원을 반영시켰다는 자화자찬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이어 내년 대전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도 “권선택 전 의원도 휼륭하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현역의원이 나서야 된다”며 이상민 의원의 출마와 함께 제3의 인물 영입을 추진 중임을 내비치며 민주당 선거분위기 띄우기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부의장으로서 충청권에 대한 애정과 비전제시보다는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서 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모습은 실망감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우리는 충청권 최초로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동시에 배출했다는 기쁨과 자부심으로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두 분은 아직까지도 국가적 대의와 중립을 내세우며 지역발전을 위한 역할을 아껴두고만 있다. 지방선거에 휩쓸려 또 유야무야 1년이 지나가고 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