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어떻게 해요. 낼 모레 저기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다던데…”
상권은 유동인구가 필수 요소.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그만큼 유동인구가 늘어나 상인 입장에선 양팔 벌려 환영할 법 하지만, 이들은 한숨부터 내쉰다.
주차난을 겪고 있는 대전 유성구 봉명동의 현 주소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봉명동에는 풋살장이 많아 청년들의 땀 냄새가 진하게 퍼졌다.
2009년 정부가 건축 규제를 완화한 도시형생활주택 추진을 본격화하자 봉명동에는 도시형생활주택이 급격하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봉명동에 인허가가 난 도시형생활주택은 모두 64건이다. 봉명동은 도시형생활주택 천국이 됐다.
1,2층 상가 구성이 가능한 도시형생활주택에는 저마다 휘황찬란한 네온싸인을 킨 상가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과거 풋살장, 고물상, 나대지였던 봉명동은 이젠 대전 최대 상권으로 자리매김해 술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물론, 성장한 봉명동 상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봉명동’만 쳐도 맛집이 인터넷 창을 가득 찰 정도로 봉명동은 지역 명소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또 1,2인 가구를 겨냥한 도시형생활주택 특성답게 청년들의 주거 수요를 충족해줬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봉명동 하늘을 찌를듯하게 올라가는 도시형생활주택을 보면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도시형생활주택 주차장 기준은 2012년 말까지 전용면적 60㎡당 차량 한 대여서 심한 경우 6세대 당 한 대의 비좁은 주차장을 갖춘 이 주택을 봉명동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안 그래도 발달된 상권에 차들이 몰린다. 더구나 도시형생활주택의 주거시설 거주자들의 차들이 봉명동 거리를 가득 메운다.
때문에 차들은 이 지역에서 방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방문한 봉명동에선 주차를 찾아 거북이걸음을 걷고 있는 차량 뒤에 응급차가 사이렌 소리를 내며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느 덧 봉명동 상권에선 “길가에 주차를 했다”는 손님들의 얘기를 들으면 눈이 휘둥그레진다고 한다. 상권 중심지에 형성된 유료 주차장에도 차들이 가득 차있는데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웬만하면 차를 안 갖고 온다고 할 정도니, 어쩌면 이 얘기가 당연하게 들릴법하다.
주차난이 심해 가기 꺼려지는 곳이 있다. 숨겨진 맛집이 있는 대전 원도심이 그 예다. 위치도 위치지만, 주차도 시민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듯하다.
그럼에도 봉명동엔 도시형생활주택뿐만 아니라 상가와 호텔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주차난 탓에 상권이 한방에 갈 수 있다”는 상인들의 우려가 기우는 아닐 듯하다.
매년 1만 대씩 차량이 증가하는 대전의 현 주소에서 무조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조언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성장하는 봉명동 상권 속에 고민해야하는 문제는 주차장 확보일 듯하다.
얼마나 충족될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불편함은 많이 해소될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