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거리 어딘가 다르다... 경제활성화 해법이
[대전]이 거리 어딘가 다르다... 경제활성화 해법이
  • 이정민,배다솜 기자
  • 승인 2013.08.01 09: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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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활성화, 오랜 시간 많은 비용이 투자되고도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지역의 경제가 국내·외의 여건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독자적인 행보가 어렵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 해답은 의외로 가깝고 쉬운 곳에서 찾을 수도 있다.

그 지역, 더 좁혀 각각의 동네와 골목에는 그들만의 특색과 전통이 살아 있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발생적으로 비슷한 업종의 재화가 한곳에 모여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 홍명상가의 먹자골목이 그랬고 헌책방 골목 또한 유명세를 타고 흡인력을 만들어냈다. 옛 중앙데파트 떡볶이 골목과 인동 순대골목·은행동 스포츠용품 거리·대흥동 커피숍 거리·대흥동 칼국수 거리·철물점 거리 등 아직도 추억 속에, 또는 현실 속에 남아있는 곳들도 있다.

현재 대전에서는 20여개의 특화거리가 조성, 운영되고 있다. 대전시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한 방편으로 1997년부터 특화거리를 지정해왔다. 최근에는 경제뿐 아니라 골목의 문화와 생활특성 부활과 특화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골목길 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전지역의 특화거리는 지정 여부를 떠나 자생력을 갖추어 나가는 곳이 있는 반면 온라인 쇼핑몰 활성화와 대규모 점포의 등장으로 맥없이 쇠퇴하는 곳도 보인다.

특화거리로 지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동종업이 하나, 둘씩 모여들면서 입으로, 입으로 유명세를 타며 그 후광을 입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갈마동의 웨딩거리와 장대동 아웃도어 거리가 전국적으로 뜨고 있고 탄방동 악기거리도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도시철도 1호선의 개통으로 오류동 음식특화거리와 노은동 1번 출구 부근 상가도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고유 경쟁력을 갖추고 불황 타개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각각의 거리를 찾아, 상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특화발전을 위해 절실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들어봤다.

장대동 아웃도어 거리
 유성 궁동 네거리와 장대동 네거리 유성대로변 400여 미터 구간 양쪽에 30여개의 점포가 늘어서 있다. 각종 스포츠브랜드와 등산·캠핑용품 등 10여 년 전부터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지금은 테크노밸리뿐 아니라 세종시와 공주시 등 인근 타 지역에서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질 정도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대형 매장 안에서 상설제품과 정상제품을 손쉽게 비교하면서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중복 브랜드가 없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다보니 시너지 효과가 발생,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코오롱 캠핑관은 전국 212개 매장 중 2, 3위를 다툴 정도다. 이곳 매장의 대표들은 앞으로도 지속 번창할 것이라는 데 이구동성이다.

아웃도어 시장 자체가 팽창하기도 하지만 한 거리에 집단화 된 매장들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는 기대감이다. 이미 아웃도어 거리 중에서는 전국 Top 5안에 든다는 말도 나온다. 매장과 브랜드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웃도어 거리의 미래를 위해서는 주차공간 확보와 지자체 차원의 홍보, 화장실 등 공용 편의시설 확충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업주는 “구청에서도 단속 배려를 많이 해주지만 그래도 고객들의 가장 큰 불편사항이 주차문제이다”라며 “주차 문제 해결과 대대적인 홍보 지원, 공용시설 확충 등이 이뤄진다면 전국적인 명소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마동 웨딩거리
2000년대 초반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거리로 최신 트랜드를 따라잡는 첨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선화동에 조성돼 있던 토털 웨딩샵 거리가 이전하는 추세다. 현재 10여개의 유명 샵이 집적돼 있으며 매년 한, 두 개 이상이 생겨난다.

예비 신혼부부들이 한 곳에서 비교, 선택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한 건물 안에서 드레스, 메이크업, 웨딩사진까지 원스톱 해결이 가능하고 쥬얼리샵, 여행사, 한복가게 등이 같은 동선에 위치해 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대전은 물론 인근 청주와 천안, 거제도,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정도로 입소문이 퍼졌다. 외지인들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결혼 준비를 당일 한 번에 할 수 있는 갈마동 웨딩거리 시스템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격도 타지에 비해 약 30% 정도 저렴하다.

한 한복가게 주인은 “지금은 비수기가 손님이 많이 없지만 경기불황에 비하면 그래도 손님들의 발길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라며 “각각의 점포가 결혼이란 테마로 네트워킹이 가능해 상생 효과를 누릴 수 있고 고객들에게도 고품질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곳에서는 자체 웨딩박람회나 메이크업 박람회 등을 열고 있다. 상인들은 시와 구에 특화거리 지정과 함께 홍보 지원, 박람회 지원 등을 바라고 있다.

탄방동 악기거리
탄방동 남선공원 맞은편 거리에 몰려 있는 20여개의 악기점. 1990년대 후반만 해도 2-3곳에 불과했으나 대전지역 악기사 친목회가 결성되면서 자연스레 이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현재 서울의 낙원시장 다음으로 큰 거리로 알려진다. 천안, 청주 등 충청지역과 멀게는 경북지역 손님들까지 찾고 있다. 대전에서 택시를 타고 “악기 거리 가 주세요”하면 이곳으로 온다. 악기 구입부터 중고처분, 수리, 제작까지 전문 악기거리로 이름을 알렸다. 일부를 제외하고 하루 10명에서 20여명의 손님이 꾸준히 찾는단다. 일부 매장은 월 2000-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다는 후문이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공용주차장 확충 등 주차문제가 급해 보인다.

스즈키악기 주인은 “특화거리로 지정해 주변에 음악적 문화요소를 곁들인다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악기상 주인은 “악기 대여 특화나 즐길거리 지원 등의 형식으로 특화거리를 지정하면 불황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서울 낙원상가에서 5년 동안 악기상을 운영하다 5년 전 이곳에 개업했다는 한 악기상 대표는 “요즘은 낙원상가도 많이 힘들다고 한다. 손님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그나마 이곳은 새로운 특화거리로 부각돼 구입, 수리, 제작 손님 등의 발길이 꾸준하기는 하다”며 “악기거리 자체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주변의 문화적인 기반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상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리동 가구거리
대전지역 특화거리 중 행정기관과의 협력 롤 모델로 꼽히는 곳이다. 1997년 2-3곳으로 생성되기 시작해 2000년 특화거리 지정을 받았다. 현재는 26개의 가게가 운영되고 있다. 각 가게마다 하루 10팀 정도의 손님을 받는다. 소품 매장은 훨씬 더 많다.

이곳이 꾸준히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인회와 행정기관의 협력 시스템 구축이 한 몫을 차지했다. 상인회 초대회장이면서 18년째 회장을 맡고 있는 노송가구 대표는 “상인회 활동이 구청과 시에서 도움을 받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탄력적인 주차 단속이나 봄·가을 성수기 플래카드 게첨, 화물트럭 광고판 부착 등을 대덕구청에서 지원해준다”고 밝혔다. 비용은 상인회와 구청이 반반씩 부담한다. 이에 상응하듯 상인회의 봉사활동도 활발하다. 시와 구에서 진행하는 봉사 활동에 상인회 이름으로 참여하고 1년 동안 모은 회비 중 일부를 기부하기도 한다.

상인회와 행정기관의 이러한 협업 체제는 가구거리의 번영과 고객 유치 등과 직결돼 불황 속 호황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분석이다. 중리동 가구거리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게 주인과 건물 소유주가 동일하다는 점이다. 대전과 대전 근교에 위치한 7개의 가구단지 중 유일하게 70% 이상 건물 소유주와 가게 주인이 동일하다. 때문에 매장 임대료가 가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고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가구를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이 돌아간다.

여기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상공인 물류센터를 자율적으로 저렴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시에서 시설비를 지원하고 구청에서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오류동 전문음식특화거리
서대전 네거리를 시작으로 문화동 세이백화점 건너편까지 100여개가 넘는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30년 전통의 검증된 맛 집부터 프랜차이즈, 최신 유행 커피 전문점까지 없는 게 없는 곳이다. 고객층 또한 20대부터 60, 70대까지 다양하다. 일단 메뉴별로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도시철도 1호선과 백화점, 시민공원 등 유동인구가 부쩍 늘어 상권이 두텁다. 매일 저녁이면 2000-3000여명의 손님으로 북적이고 점심시간에도 인근 직장인, 주부, 젊은층들의 발길이 넘친다. 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돼 서대전 네거리역이 환승역이 되면 기대감이 덩달아 높아질 전망이다. 매년 가을이면 상인연합회가 ‘먹자골목 축제’를 연다.

상인들은 “가게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그래도 이곳은 상권 자체가 워낙 커서 손님들이 많이 찾는 편”이라며 “상권에 비해 임대료와 권리금도 저렴해 새로 개업을 준비하는 가게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주차 공간 확대와 축제 활성화, 은행동 LED거리와 같이 볼거리 조성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광고 지원 등이 상인들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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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현 2013-08-01 17:09:32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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