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보다 양’… 글쓰기의 첫 단계, 무조건 많이 써라
‘질 보다 양’… 글쓰기의 첫 단계, 무조건 많이 써라
민광동의 거꾸로 보는 취업전략│자기소개서 지원동기 서술법 ②
  • 민광동
  • 승인 2012.07.10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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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첫날 도예 선생님은 학급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작업실의 왼쪽에 모인 조는 작품의 양만을 가지고 평가하고, 오른쪽 조는 질로 평가할 것이라도 말씀하셨다. 평가방법은 간단했다. 수업 마지막 날 저울을 가지고 와서 “양 평가”집단의 작품 무게를 재어, 그 무게가 20kg 나가면 “A”를 주고, 15kg에는 “B”를 주는 식이다. 반면 “질 평가”집단의 학생들은 “A”를 받을 수 있는 완벽한 하나의 작품만을 제출해야만 했다.

자, 평가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가장 훌륭한 작품들은 모두 양으로 평가받은 집단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양”집단이 부지런히 작품들을 쌓아나가면서, 실수로부터 배워나가는 동안, ”질“집단은 가만히 앉아 어떻게 하면 완벽한 작품을 만들까 하는 궁리만 하다가 종국에는 방대한 이론들과 점토더미 말고는 내보일 게 아무 것도 없게 되고 만 것이다.

<데이비드 베일즈, 테드 올렌드, 임경아 옮김,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루비박스, 2006,51쪽>

작가들도 글을 쓸 때는 많은 양을 써놓고 퇴고에 집중한다. 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렵다고 토로하는 친구들에게 먼저 많은 양의 자기소개서를 써보라고 조언한다. 물론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글을 많이 쓰는 것보다, 적은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이 훨씬 힘들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는 법이다. 글쓰기의 첫 단계는 일단 많은 양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고치면 된다.

그래서 오늘은 자기소개서의 지원동기와 관련된 두 가지 공식과 사례 구성법을 소개하려 한다. 지원동기 작성이 힘든 친구들은 소개하는 공식을 대입해서 글을 쓰다보면 글쓰기의 첫 단계, 즉 많은 양을 쓰는 단계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공식 1> 꿈과 목표가 있었고, 그래서 OOO를 준비했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목표가 명확하게 설정되어, 지원 분야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는 경우는 지원동기 작성이 매우 수월하다. 지원회사와 지원직무에 관심을 가진 계기를 개인의 경험에 비추어 기술하면서, 그동안 입사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는지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면 된다. 실제 회사에서 근무했던 인턴경험이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회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기술하면 더 좋다. 만약 지원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면, 지원 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하면 된다.

   
 
 
   
 
<공식 2> OOO한 경험을 통해 OO기업, OO직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현재 OOO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지원회사, 지원분야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경우는 대개 구체적인 성과를 드러낼 수 없다. 준비한 것도 없고, 당연히 사례가 있을리 없다. 하지만 어떻게든 사례를 구성하고, 회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일단 사례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구성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지원회사의 재화나 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했던 경험->감동->회사에 대한 관심->입사지원 과 같은 순서로 말이다.

만약 지원회사에 대한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해당 분야 선도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참고하면 된다. 사업보고서의 ‘사업의 내용’ 항목에 보면, 업계의 산업이 분석되어 있다. 그것을 읽고, 마치 본인이 원래 그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것처럼 사례를 구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례를 효과적으로 구성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보통 학생들에게 사례로 표현하라고 주문하면, 단순한 사실의 나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호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고, OO기업의 OO부서에서 인턴생활을 했고, OO자격증을 매우 힘들게 취득했다는 사실을 나열한다. 강조하건데, 사례는 사실의 나열이 아니다. 사례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사례는 스토리텔링보다 내러티브에 가깝다. 스토리텔링은 단어, 이미지, 소리를 통해 사건, 이야기, 메세지를 전달한다. 즉 무슨 도구와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메시지만 정확하게 전달하면 된다. (이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때 사용하는 기법이다.) 반면에 내러티브는 인과관계로 엮인 실제적, 허구적 이야기를 의미한다. 이야기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자기소개서는 스토리텔링보다 내러티브에 가깝다.

물론 자기소개서에 지어낸 이야기를 쓰면 안 된다. 다만, 우리가 지금껏 살아오며 겪은 다양한 사건 중에는 분명, (1)어떤 상황에서 (2)어떤 선택을 했고 (3)어떤 결과를 냈으며 (4)어떤 깨달음이 있었는지 표현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는 오늘 언급한 지원동기를 포함한 자기소개서의 전반적인 항목에 들어가는 사례의 구성방법이다.

헤밍웨이의 어록으로 글을 마친다. 그의 ‘노인과 바다’도 200번 넘게 고쳐 썼다고 한다. 모두들 힘을 내시길.
“모든 초고는 걸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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