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양승조 충남지사 앞에 놓인 과제들
[노트북을 열며] 양승조 충남지사 앞에 놓인 과제들
포용력 기르고 세력 형성하길…'국회의원 양승조' 벗어나 오케스트라 지휘자 돼야
  • 김갑수 기자
  • 승인 2018.09.02 05: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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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가졌던 부담은 “양승조 충남지사가 과연 그럴만한 인물이 돼?”라는 물음과 함께, 충청대망론의 다음 주인공으로 누굴 선정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또한 충청대망론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주변의 시선을 과연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결심을 굳혔던 이유는 누군가는 반드시 나서야 할 일이고, 더 늦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 동시에 충청인 사이에 드리운 짙은 패배주의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때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많은 이들이 양 지사를 충청대망론의 첫 번째 주자로 삼은 것에 대해 의구심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봐 온 양 지사는 충청인 특유의 은근과 끈기, 그리고 선비정신을 몸소 실천해 온 인물이다.

다만 양 지사가 지금 모습 그대로 대선에 출마한다면 백전백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남은 기간, 양 지사가 보강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선 포용력을 꼽고 싶다. 양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부분의 정치인들과는 결의 다른 인물이다. 민주화운동에 적극 가담했던 것도 아니다. 이 때문인지 세력보다는 인맥 중심의 정치를 해 왔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지난 도지사 경선 과정에서도 납득하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경쟁자였던 복기왕 전 아산시장과 중도 포기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본선 캠프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인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과 세력이 아닌, 정치인 양승조 개인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물론 도지사 선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대선은 그래선 안 된다. 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필패다.

‘국회의원 양승조’와 ‘도지사 양승조’ 역시 달라야 한다. 양 지사는 취임 초기부터 왕성한 소통과 함께 현장 방문에 집중하고 있다. 태풍 ‘솔릭’에 대한 대응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루에도 많게는 3, 4건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4개월 가까이 지속된 도지사 공백 사태를 정상화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문제는 도지사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다는데 있다. 안희정 전 지사는 “실‧국장들을 장관처럼 대해 달라”고 당부해 왔다. 자기가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해당 실‧국장에게 전권을 주고 있는 것으로 봐 달라는 것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태안에 온다고 해서 현장에 마중 나갈 필요는 없다. 안 전 지사도 국무총리의 방문 일정에는 현장에 갔지만 장관은 해당 국장을 보냈다.

누군가의 말처럼 “도지사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돼야지 연주자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얘기다. 때로는 충남의 100년 앞을 내다보는 구상을 위한 휴식도 필요하다.

민선7기 동안 반드시 성과를 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제1과제로 저출산 문제 극복을 설정한 것이 적절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내 균형발전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천안을 비롯한 서북부벨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시‧군 대부분은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좀 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했으면 한다.

문정우 군수가 밝혔듯이 금산군민의 경우 “차라리 대전시로 편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소외 의식이 심각한 수준이다. 태풍으로 취소되긴 했지만 금산군을 시군 순방의 첫 방문지로 삼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사족 같은 느낌도 있지만 발음 문제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취임 초기부터 언론에 공개된 실국원장 회의에 참석한 기자들은 “받아쓰기 시험을 보는 느낌”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양 지사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탓이다. 

정치는 사실 90% 이상 말로 이뤄진다.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은 정치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양 지사는 지금 마라톤 풀코스의 출발선상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주위에는 양 지사보다 훨씬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충청인의 한 사람으로서 양 지사가 이왕이면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

아울러 충청권의 정치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더 큰 무대를 향한 도전을 주저하지 말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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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희 2018-09-04 21:54:05
언감생심
웬 대망론?
사실 도지사 자리도 양승조씨의 실력으로 된건 아니지요
도지사도 깜이 안되는분을 ㅎㅎ
약속도 안지키는분이 무슨

대망론 2018-09-04 18:27:42
기사의 논점이 뭔가요
양승조를 믿고 밀어보자는 기사가 아니라 거르자는 기사인가요?
회의, 의구심, 백전백패 이런 단어들을 기자가 먼저 고르면서 대망론은 무슨
기사는 그 내용에 맞는 흐름이란게 있는 겁니다
기사보면 무슨 비판병 걸린 사람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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