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부족한 당신, 문제는 ‘양기(陽氣)’
잠이 부족한 당신, 문제는 ‘양기(陽氣)’
잠과 건강
  • 김성동
  • 승인 2012.07.10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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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왜 자는 것일까? 잠을 자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잠에 대하여 한의학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그것을 알아야 잠의 본질을 이해하고 치료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잠은 휴식, 충전이다. 충전이란 에너지를 다시 채우는 것이다. 이게 잠이다.

에너지를 한의학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양기(陽氣)라고 할 수 있다. 원기(元氣)라고 하든, 진기(眞氣)라고 하든 상관없다. 에너지를 보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낮에 활동하면서, 수다 떨면서, 신경 쓰면서 양기를 많이 소모했기 때문이다. 이때 피곤함이나 무기력감을 느끼게 된다. 잠을 자게 되면 이와 같이 소모되었던 양기가 그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서 안으로 들어간다. 아니, 양기가 안으로 들어가면 잠을 자게 된다는 표현이 옳다.

이는 휘발유가 떨어진 자동차가 주유소를 찾는 것과 같다. 주유소에 가면 휘발유가 있듯이 몸 안으로 들어가면 그 에너지가 있다. 몸 안 어디인가? 바로 오장(五臟: 몸속의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이다. 오장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기 위해서 양기가 낮에는 양분(陽分)을 돌다가 밤이 되면 음분(陰分)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오장에 무엇이 있길래 오장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다는 말인가? 양기의 에너지원은 음정(陰精; 음식물로부터 얻어지는 영양분의 일종)이다. 그 음정을 오장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밤에 양기가 안으로 들어가 오장을 돌면서 필요한 음정을 채우는 것이다.

잠을 깨는 과정은 양기가 몸의 양분으로 나오는 과정이고, 잠을 이루는 과정은 양기가 몸의 음분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다. 잠을 빨리 이룬다는 말은 양기가 그만큼 빠르게 몸속으로 들어간다는 말이며, 잠이 빨리 깬다는 말은 양기가 그만큼 빠르게 몸의 겉으로 나간다는 말이다. 잠을 깊이 잔다는 것은 양기가 완전히 속으로 들어갔음을 의미하며, 잠을 얕게 자서 꿈자리가 뒤숭숭하다는 것은 양기가 완전하게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겉에 조금씩 남아 있다는 것이다.

잠을 자는데 누가 옆에서 떠든다든지, 불을 켜 놓는다든지 하면 양기가 완전히 몸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겉에 남아 있게 되어 깊은 잠을 자지 못하게 된다. 양기는 몸을 방어하는 작용이 있는데 겉에서 자꾸 자극이 가해지면 본능적으로 몸을 방어하기 위해서 겉으로 나오려고 한다. 그러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가? 당연히 음정을 보충해야 할 양기가 음정을 보충하지 못하게 되고, 보충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게 된다. 잠을 자도 잠을 잔 것 같지 않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만약, 밤을 새웠다고 하자. 양기가 속으로 들어가 음정을 보충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으니 양기가 더욱 많이 소모되었을 것이다. 이때가 되면 그 사람이 양기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를 결정하게 된다. 평소 양기가 많은 사람은 밤을 새고도 오래 버틸 수 있겠지만, 양기가 적은 사람은 졸음이 쏟아져 잠을 자게 될 것이다.

양기가 원래 성한 오전에는 일반적으로 버틸 수 있지만, 해가 기울면서 사람의 양기도 허하게 되어 잠이 쏟아지게 되는 것이다. 잠이 쏟아진다는 것은 양기가 버티지 못하고 음정을 구하려 자꾸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다.

왜 사람이 잠을 자는 동안에는 의식이 없을까? 여기서 우리는 양기의 중요한 역할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양기는 사람의 의식을 깨우는, 정신을 차리게 하는, 총명하게 하는 역할이 있다. 양기가 맑고, 많은 사람일수록 총명하여 보고 듣는 기능이 정상을 유지한다. 그런데 사람이 잠을 자면 이러한 양기가 속으로 들어가게 되므로 그 역할을 하지 못해서 의식이 없게 되는 것이다. 만약 외부에서 자극이 가해져 양기의 일부가 몸의 겉으로 나오게 되면 꿈을 많이 꾸게 되며 가위눌리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위에서 보았듯이 잠을 잔다는 것은 우리가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정신적 활동을 하기 위한 에너지를 보충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재충전의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져야 우리의 활동이 정상이 되는 것이다. 잠을 지나치게 줄이는 학생들이나, 뭔가를 고민하느라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몸이 무거워지고 머리가 맑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활동하는 시간에 무얼 하느냐 보다 얼마나 잘 쉬고, 잘 자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여러 원인에 의해 수면 장애가 생기지만 한의학적인 치료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즉 양기의 출입과 양기의 소모된 에너지를 음정으로 보충시키는 과정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자는 동안에 사실은 우리가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모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서 잘 움직이기 위한 치료보다 잘 자기 위한 치료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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