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혁신? 꼼수? 건양대 김희수 총장 사퇴 배경 논란

일각에서 “갑질·비리 언론보도 무마용 꼼수” 의혹… 학교 측은 “사실무근, 사퇴의사 분명해”

2017-08-29     남현우 기자

[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김희수 건양대 총장이 28일 9월 말 퇴진의사를 밝힌 가운데, 일각에선 김 총장의 이 같은 발표가 갑질 및 비리 의혹을 무마시키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사퇴배경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16일 <"휴대폰 반납하고 일한다?" 건양대병원, 18년 만에 노조 설립> 굿모닝충청의 첫 보도 이후 건양재단의 내부 갑질 및 비리를 폭로하는 댓글이 400여 건 이상 달리면서 김 총장과 관련한 누적된 문제는 비로소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어 최근엔 중앙언론인 JTBC까지 가세해 재단 내부 문제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처럼 다수 언론이 건양재단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자, 김 총장이 압박감을 느끼고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사퇴 발언’을 카드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8일 열린 전체교수회의 자리에서 김 총장은 “건양 조직문화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건의한 총장 즉각 사퇴를 수용하겠다”면서 “다만 현재 학교 운영과 관련해 진행 중인 것들을 마무리해야 하니 즉각 사퇴는 어렵고 9월 말까지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건양대 내부 관계자는 “김 총장의 사퇴 발표는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이 아니라 재단이 계속해서 논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꼼수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내부적으로도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아무도 김 총장의 사퇴를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총장의 사퇴를 건의한 혁신위의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선출직이 아닌 총장 임명직이다. 그래서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건의’하는 안건을 낸 것” 이라며 “혁신위 자체도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운영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학교 수뇌부들 사이에선 '갑질 외 내부 문제는 공개가 안 되는 것 같으니 사퇴 발표로 갑질 논란만 잠재우면 될 것' 이라는 의견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이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총장 사퇴 건을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돌고 있는 이유다.

이 관계자는 김 총장이 직원노조 설립의 움직임에 부담을 느낀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그렇지는 않다. 갑질 문화가 보도된 후에도 학교 직원들은 20여 년 가까이 억압돼 있던 터라 조용히 침묵하고 있는 상황” 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학교 측은 “전혀 사실무근” 이라는 입장이다. 

대학 본부 관계자는 “(김 총장이) 교수회의 자리에서 혁신위의 의견을 수용하지만 정리할 내용이 있어서 9월 말 이내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며 “이날 JTBC와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금방 끝나서 많은 질문이 오가지는 않았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사퇴 철회 가능성은 없다.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 라고 반박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 총장이 물러나더라도 곧바로 신임 총장을 선출하기보다는 당분간 아들인 김용하 부총장이 총장 대행직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