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의 막후 정치, 꼬리 밟혔다

뉴탐사 탐사보도, "윤석열 검찰과 한몸이 돼 공천권 휘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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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시민언론 뉴탐사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에 대한 탐사 보도 결과를 알렸다.(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3일 시민언론 뉴탐사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에 대한 탐사 보도 결과를 알렸다.(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선거철마다 더불어민주당 주변을 기웃거리며 ‘선거 책사’를 자칭했던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에 대해 13일 뉴탐사가 심층적으로 파헤쳤다. 뉴탐사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에 대해 파헤친 것은 크게 3가지라고 볼 수 있다. 이 3가지만으로도 아마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실체에 대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탐사가 파헤친 양정철의 실체 중 첫 번째는 3년 전 21대 총선 당시 검찰 캐비닛을 활용해 공천권을 좌지우지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를 받던 민주당 중진을 협박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재명 대표 체제를 흔들려고 막후에서 조종을 하고 있었으며 세 번째는 그는 오래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단단이 유착된 사이였다는 것이다.

뉴탐사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에 대해 파헤친 이유는 그가 '검찰 캐비넷'을 이용하여 민주당의 개혁을 가로막던 사람이었고 민주당을 소위 ‘수박 밭’으로 만든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실상 민주당에 그렇게 바랐던 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이유가 양정철에게 있었기에 오랜 취재를 통해 그 실체를 파헤치고자 했던 것이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간 커넥션 의혹.(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양정철 전 원장은 이호철 전 민정수석, 전해철 의원 등과 함께 소위 ‘3철’로 불렸던 인물이다. 2017년 박근혜 탄핵 심판 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상 최다 표 차로 당선된 후 양정철은 잠시 정치에서 손을 뗐는데 이후 2019년 총선을 1년 남겨둔 시점에서 민주연구원장으로 복귀했다.

그런데 그가 민주연구원장으로 복귀한 직후인 그 해 7월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는데 그 과정에 양정철이 개입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청문회에서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흐지부지됐다. 실제 한국일보 단독 보도 기사로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2019년 4월에 양정철과 회동한 사실이 보도된 바 있었다. 이 때 양정철 전 원장은 커넥션 의혹이 일자 윤석열 후보에게 답변을 떠넘기기도 했다.

2019년 조국 전 장관이 '윤석열의 난'으로 인해 멸문지화를 당할 무렵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오히려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서 불기소처분을 받는 혜택을 입었다.
2019년 조국 전 장관이 '윤석열의 난'으로 인해 멸문지화를 당할 무렵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오히려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서 불기소처분을 받는 혜택을 입었다.(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이 된 후 했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를 잡도리하며 사실상 멸문지화(滅門之禍)에 빠뜨린 것이었다. 그런데 그 조국 전 장관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동안 양정철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으로부터 ‘혜택’을 받았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유한국당이 고발했던 ‘골프장 불법 정치자금’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에서 양정철 전 원장 등 연루된 인사 전원에게 불기소처분한 것이다. 이로 볼 때 양정철 전 원장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 ‘딜’을 하며 자신이 살기 위해 조국 전 장관과 그 일가를 사지(死地)로 내몬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40년지기 친구인 동해시의 토호 황하영 씨 아들이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수행비서 노릇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40년지기 친구인 동해시의 토호 황하영 씨 아들이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수행비서 노릇을 했다.(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런 심증 외에도 또 다른 정황증거가 있다. 양정철 전 원장의 운전기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40년지기 친구이자 강원도 동해시에서 토호(土豪)로 군림한 황하영의 아들이었는데 그 시기도 양정철이 민주연구원장을 지내던 시기와 거의 정확하게 겹친다. 과연 이게 우연일까? 그 운전기사 황 씨는 윤석열 대통령을 ‘삼촌’으로 김건희 여사를 ‘숙모’로 부르면서 아크로비스타에 동거 수준으로 살던 인물이기도 하다.

양정철 전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런 사이였다는 것은 백 번 양보해서 그저 ‘사적 친분’으로 우길 수 있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이런 유착 관계가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 문제로까지 이어졌다면 얘기가 다르다. 양정철 전 원장은 민주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사실상 오늘날 더불어민주당을 속칭 ‘수박 밭’으로 만든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3년 전 21대 총선 당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검찰 캐비닛을 동원해
3년 전 21대 총선 당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검찰 캐비닛을 동원해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를 받던 민주당 중진들을 협박했다고 한다.(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뉴탐사 보도에 따르면 양정철 전 원장은 3년 전 21대 총선 당시에 윤석열 검찰이 갖고 있던 속칭 ‘검찰 캐비닛’을 활용해 공천권을 유린했다고 한다. 뉴탐사가 이 사실을 알린 이유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들 반개혁 세력들이 공천을 또 다시 ‘사천’으로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또한 지금의 '선거법' 논쟁도 이들의 이익을 위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정철은 이렇게 공천권을 유린하고선 '시스템 공천'이라고 포장했다.(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1대 총선 당시 양정철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를 받던 민주당 중진을 검찰 캐비닛으로 협박했다고 한다. 즉, 민주당 내 주요인물들의 약점을 정리한 검찰 자료로 협박했다는 뜻인데 ‘공천권 찬탈’로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뉴탐사 보도에 따르면 양정철에게 협박당했던 이 중진 의원은 그 사실을 전직 장관에게 전달하고, 이 장관은 총선 후 민주당 인사들에게 이 문제를 알렸다고 한다.

이 당시는 이미 ‘윤석열의 난’이 한창 진행 중이었던 시절이었다. 대표적으로 신천지발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때가 있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에 신천지를 압수수색하라고 지시했지만 이상하게도 윤석열 검찰총장은 말을 듣지 않고 버텼다. 덕분에 문제의 ‘31번 확진자’로부터 촉발된 신천지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 사태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감염 → 확산이 일어난 것인지 알 수 없게 됐다.

뉴탐사 측의 반론 기회 부여에도 침묵으로 일관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뉴탐사 측의 반론 기회 부여에도 침묵으로 일관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런데도 양정철 전 원장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한 몸처럼 움직이며 더불어민주당을 지배했다는 뜻이 된다. 이 사실은 민주당 내부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유권자들에게 철저하게 함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뉴탐사 측에선 양정철 전 원장에게 반론 기회를 부여하고자 수십 차례나 전화했지만 전혀 받질 않았다. 문자로 다시 한 번 문의했지만 역시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지난 9월 21일 이재명 대표가 생명을 걸어가며 단식 투쟁을 했음에도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바 있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배신자들 때문이었는데 이들 상당수가 양정철이 공천권을 행사했던 인물들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체포동의안 표결에도 양정철이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즉, 양정철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가결을 막는 조건으로 대표직에서 끌어내리려고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시 을)이 본인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폭로한 사실이기도 하다.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병석에 누워 있던 이재명 대표를 찾아가 마치 최후통첩이라도 하듯 당 대표 사퇴를 약속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번 뉴탐사 보도는 그에 대한 보충이라 볼 수 있다.

제보자와 시민언론 뉴탐사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 내용.
제보자와 시민언론 뉴탐사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 내용.(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뉴탐사에 해당 사실을 제보한 제보자는 강진구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렸다. 그 당시에 부결표를 행사하려 한 사람들 중에서 조금이라도 더 가결표를 행사하도록 당겨오려고 작업을 시도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이다.

제보자의 말에 따르면 9월 19일 9.19 행사장에서 제보자의 지인이 전해철 의원과 만났는데 그 때 전 의원이 가결표가 29표라고 했다고 한다. 앞서 말한 작업을 위해선 의원들을 설득해야 했는데 그 때 제보자가 지인에게 양정철을 추천했다고 한다. 양정철이 지난 총선 때 공천한 사람들이 있으니 설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봤기 때문이다.

제보자와 시민언론 뉴탐사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 내용 2.(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래서 표결 하루 전인 9월 20일에 제보자의 지인이 양정철 전 원장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 최재성 전 의원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 소리가 “우리가 봤을 때 이재명 의원이 총선을 치르게 될 경우 의석 수를 제대로 얻을 수가 없다”면서 “그런데 이재명이 〇〇〇(그 지인의 이름) 말만 듣는다더라”였다. 그리고 그 지인에게 역할을 주문했다고 한다.

좀 더 자세히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양정철, 최재성, 이광재, 이인영 의원 등이 만나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고작 120석 정도밖에 못 얻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즉, 제보자의 지인이 분석한 결과와 자신들이 분석한 결과가 다르기에 지인한테 이재명 대표 체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으니 손을 써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제보자와 시민언론 뉴탐사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 내용 3.(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또 제보자는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구 갑)은 원래 김부겸 전 총리를 비대위원장으로 모시려고 했다고 하며 아마 기권표 행사자 중 한 사람이 이인영 의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뉴탐사 측에선 사실 확인을 위해 전해철 의원에게 물었지만 당연히 그는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그 밖에 이인영 의원과 최재성 전 의원은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시민언론 뉴탐사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부인한 전해철 의원.
시민언론 뉴탐사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부인한 전해철 의원.(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경우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120석 획득에 그칠 것이란 양정철 등 4인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오히려 지금 국민의힘에서 유출된 내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충청권, 부울경에서 비상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리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들고 나온 저의가 의심스럽다. 더 큰 문제는 이광재, 최재성, 전해철 등의 인물들은 수시로 이재명 대표 체제를 흔들어댔던 사람들이었으며 개혁 성향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로 볼 때 비명계들이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불리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들고 나온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종합해 보면 ‘검찰 캐비닛’을 활용하고 있었던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등 검찰 세력뿐만이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양정철 전 원장과 같이 민주당 내에도 이미 정치 검찰 세력들과 한 몸이 된 세력이 있으며 이들이 한 때 당을 지배하고 있었던 사실이 이번에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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