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극우 성향 단체 리박스쿨이 ‘성품 교육’을 내세워 일방적 가치관을 주입하고,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왜곡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민주교육 현장에서 이념 편향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대안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굿모닝충청>은 17일 대전 중구에 위치한 3.8민주의거기념관을 단독 방문해, 지역 민주주의 교육의 뿌리와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방문은 리박스쿨을 비롯한 일부 극우 성향 단체가 민주주의 교육의 이름으로 헌법적 가치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지역 민주주의 교육의 실질적 기초를 성찰하려는 의도에서 이뤄졌다. 현장 해설은 최인석 문화관광해설사가 맡았다.
최 해설사는 “3.8민주의거는 1960년 대전지역 고등학생들이 부정선거에 항거해 일어난 전국 최초의 고등학생 주도 시위였다”며 “이는 3.15 부정선거와 4.19혁명의 기폭제가 된, 자유·민주·정의 정신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념관은 단순한 역사전시 공간이 아니라 민주시민의식과 참정권 교육의 장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념관 내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격동의 12년, 제1공화국’, ‘뜨거운 목소리로 침묵을 깨다’, ‘민주주의는 현재다’ 등 네 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으며, 대한민국 헌법 정신, 1960년 당시의 시대 상황, 학생들의 시위 과정과 결의문, 그리고 오늘날의 민주 시민교육까지 연결해 보여준다.
전시 공간에 재현된 당시 결의문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홍석곤 열사 명의로 쓴 결의문은 "정의와 진리를 사랑하는 우리 대전고 전 학생은 자유당의 불법과 부정, 부패와 장기 집권, 일당 독재, 불신의 치사에 대해 그 잘못을 깨닫고 항의하며 자유민주와 대전고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도록 선생님을 강력히 경고하며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고 밝힌다.
이어 ▲학원의 정치도구화를 단호히 배격한다 ▲서울신문의 강제 구독을 배격한다 ▲학생의 자유를 보장하고 학생 동태 감시는 즉각 중단하라 ▲선생님은 학원에서의 선거운동을 배격하며 여하한 사회적 지위의 획득을 운운할 수 없다 ▲우리의 거사는 오로지 정의감과 민주주의적 양심에 따른 것임을 밝힌다는 다섯 개 항목이 명시돼 있다.
특히 최 해설사는 1960년 대전의 학생들이 공설운동장 연설을 앞두고 봉쇄에 반발하며 시위를 감행한 상황, 당시 언론의 왜곡 보도, 미국 8군의 내부 보고서 등을 예로 들며 “진실은 기록되고 연결되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단절된 과거가 아닌, 흐르는 역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방문은 3.8민주의거기념관이 단순한 기념 공간을 넘어 지역민과 학생들이 민주주의의 본질을 체험하고 토론하는 장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이뤄졌다. 극우 교육 콘텐츠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념관의 교육 기능과 민주주의 감수성 회복 역할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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