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만평] 국정원의 적은 국정원이다.

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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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홍순구 시민기자]

잘못된 신념 앞에 선 엘리트의 위선
잘못된 신념 앞에 선 엘리트의 위선

정치인이 가장 잘하는 일 중 하나는 ‘거짓말’일 것이다. 누구도 의심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정치인의 능력이며, 그 세월이 쌓이면 그것이 곧 관록이 된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회에서 보여준 태도는 그 전형이었다. 그의 발언은 치밀했고, 표정은 흔들림이 없었다. 국민을 상대로 한 그 ‘연기’는 완벽에 가까웠다. 한때는 그의 말을 믿고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신뢰해야 할지 의심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 조태용은 국정원법 위반과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됐다. 내란 관련 혐의로 구속된 국무위원 가운데 네 번째 인물이다. 그는 혐의 전반을 부인했지만, 법원은 “수사를 위한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며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조 전 원장의 구속 사유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윤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전에 이미 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하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직무유기.

둘째, 계엄 선포 후 홍장원 전 1차장으로부터 “계엄군이 이재명, 한동훈 당시 당대표를 체포하려 한다”는 보고를 받고도 침묵한 은폐 행위.

셋째, 홍 전 차장의 행적이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을 특정 정당에만 제출한 정치 관여 혐의다.

외교관 출신으로 국회와 행정을 두루 거친 인물이지만,잘못된 신념 앞에서는 그 모든 경력도 헛것이었다. 국가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챙겨야 할 정보기관의 수장이 결국 거짓과 사익의 유혹에 스스로를 무너뜨렸다. 엘리트의 탈을 쓴 위선, 그 민낯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거짓이 능력이 되고, 침묵이 충성으로 포장되는 한 이 나라는 또 다른 조태용을 계속 낳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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