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재즈는 자유를 노래하고, 맥주는 기다림을 품는다. 이 두 세계가 유성의 한여름밤에 만났을 때, 공원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삶을 나누는 광장이 됐다. 무대 위에서 쏟아지는 색소폰의 선율은 하늘을 수놓은 드론빛과 겹쳐졌고, 손에 쥔 한 잔의 맥주는 낯선 이웃을 친구로 만들었다. 축제의 순간은 결국 음악과 발효, 그리고 시민이 함께 빚어낸 예술이었다.
29일 저녁 대전 유성 유림공원은 여름밤의 무더위를 잊게 할 선율과 향기로 가득 찼다. 정지석 빅밴드가 터뜨린 첫 음에 시민들의 어깨가 들썩였고, 유성재즈악단은 재즈 특유의 스윙으로 관객을 몰입시켰다.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가 흥겨운 리듬을 더하자 분위기는 무르익었고, 재즈 디바 웅산은 깊은 보이스로 무대를 장악했다. 밤하늘을 수놓은 700대 드론은 ‘음악과 빛의 합주’를 완성하며 축제의 절정을 장식했다.


경기 구리 소재 엠비션 브루어리 최한결 양조사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분이 오신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넓은 공원에서 시민들이 음악을 듣고 맥주를 마시는 풍경이 저희에게도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희 대표는 영국에서 양조학 석사를 마쳤다. 그 레시피로 한국 수제맥주의 새로운 길을 연다”고 말했다.
경북 문경에서 온 태평양조 이민주 대표는 “저희는 발효의 힘을 믿는다. 이번에 선보이는 ‘반딧불 여울 뒷끝’은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맥주다. ‘오미와 와이드’ 같은 제품은 발효의 매니악한 매력을 담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전 시민들이 음악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모습이 뜻깊다. 이번 축제는 저희에게 브랜드를 알릴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은 “퇴근길에 들렀는데 색소폰과 맥주가 함께하니 하루 피로가 풀린다”고 말했다. 40대 주부는 “아이 손잡고 나왔는데 공원에서 음악과 불빛을 함께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60대 주민은 “이 정도 규모의 페스티벌을 유성에서 즐길 수 있다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재즈는 즉흥의 자유를 품고, 맥주는 발효의 기다림을 품는다. 두 세계는 이번 축제에서 만나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했다. 유성 재즈&맥주 페스타는 화려한 공연이나 매출 증대에만 머물지 않았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호흡하며 문화를 공유하는 순간, 도시는 새로운 표정을 갖는다. 유성의 여름밤은 바로 그 공존의 풍경을 새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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