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정부 시절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표적 감사를 자행해 감사원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의 만행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그는 신임 사무총장을 상대로 '엿'을 선물하는가 하면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던 여직원 면전에서 "X냄새가 난다"며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 신임 감사원 사무총장에게 '엿' 선물 보내
지난 19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유 전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의 감사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보는 운영쇄신TF 운영에 불만을 품고 지난 10월 정상우 신임 사무총장 사무실로 '엿'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9월 취임한 정 사무총장이 ‘지난 정부에서 잘못된 감사 운영상 문제점을 규명하겠다’며 TF 구성을 주도한 데 불만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욕설 중 하나로 "엿 먹어라"는 말이 있듯이 입으로 꺼내지 않았을 뿐 행동으로 욕설을 한 것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또 한겨레는 유 전 사무총장이 전 직원이 보는 자유게시판에도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0월 28일 감사원 자유게시판에 TF 사무실을 '캄보디아 웬치'에 비유하며 “감사원장은 본인이 설치한 괴이한 집단을 즉시 결자해지 하길 바란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다들 국민 세금으로 먹고사는데, 좀비처럼 영혼 없이 살거나 좌고우면하지 말고 좀 착하게 삽시다”라고 적었다. 아울러 그는 TF 설치를 승인한 최재해 전 감사원장에게 불만을 품고 지난 11일 최 전 원장 퇴임식에서 ‘세상은 요지경’ 노래를 스마트폰으로 틀고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 유병호의 만행에 동조하고 나선 측근 그룹 타이거파
또 한겨레는 유 전 사무총장 뿐 아니라 그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타이거파' 역시도 운영쇄신TF에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거파로 분류되는 ㄱ씨는 지난 10월 29일 "TF가 규명하려는 진상은 무엇이냐, 4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집단으로 발길질, 주먹질 마구하니 기분이 좋냐?"라는 글을 올리며 노골적으로 TF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유 전 사무총장과 측근들이 일제히 동조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 특히 유 전 사무총장은 “(TF 사무실이) X냄새가 너무 심해서 빨리 이사 보내야겠다”, “불법 구성된 TF가 권한남용과 인권침해를 일삼고 있다. 사형감에 해당될 수도 있음을 알려드린다. 땅땅땅”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뿐만 아니라 유 전 사무총장의 최측근으로 초고속 승진한 ㄴ국장도 “구성 및 활동에 대한 정당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논란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상우 사무총장은 직접 댓글을 달아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좀 늦어지고 있지만, 결과로 말씀드리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 여직원 면전 앞에서 "X냄새 난다"고 한 유병호
하지만 유병호 전 사무총장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일 중앙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복수 감사원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해 유 전 사무총장이 지난 10월 말 감사원 내 체력단련실에서 만난 여직원 A씨 면전에서 큰 소리로 “X냄새가 나네”라고 막말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6월 26일 감사원 실무자협의회장 자격으로 최재해 당시 원장과 유 전 사무총장 등을 겨냥해 “현 지휘부에서 그동안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고, 피해를 본 국민과 조직 내에서 어려움을 겪은 동료 직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표하기를 바란다”며 지휘부 사퇴를 요구했던 인물이다.
익명을 원한 감사원 관계자는 중앙일보 측에 “유 감사위원이 자신의 측근 그룹인 ‘타이거파’와 정반대되는 입장을 보여 온 A씨가 눈엣가시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유 전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반론을 들으려 했지만 그가 불응했고 대신 그가 감사원 홍보실 관계자를 통해 “연락에 응하시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했다.
■ 민주당 "감사원 운영쇄신 TF, 유병호 표적감사 의혹 철저히 규명하라"
잇단 유병호 전 사무총장의 기행이 알려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20일 오전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부 감사원의 실세로 군림하며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무너뜨렸던 유병호 감사위원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유 위원은 감사원을 윤석열 정권의 ‘도우미’로 전락시킨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일련의 막말과 기행으로 감사원의 자정 노력을 방해하고 조직을 사분오열시키고 있다"고 다시 한 번 그를 꾸짖었다. 아울러 그의 잇단 만행을 두고 "이는 감사원의 자정 노력을 조롱하고, 자신의 과오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안하무인의 태도"라고 거듭 일침했다.
박 대변인은 "유 위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며 감사원을 정권의 ‘사냥개’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서해 공무원 사건,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해서는 집요한 표적 감사를 하면서도, 대통령실 이전과 한남동 관저 공사 등 정권 핵심 의혹에는 눈을 감는 선택적 감사를 자행했다"며 그의 비겁한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끝으로 박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기만하고 감사원 조직을 와해시키려는 유병호 위원의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감사원 운영쇄신 TF는 유 위원의 막말과 ‘표적 감사’·‘정권 수호 감사’ 의혹을 낱낱이 밝히고, 공수처 또한 엄정한 수사를 통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상의 사실들로 볼 때 유병호 전 사무총장은 여전히 자신이 저지른 표적 감사 등의 행태에 대해 전혀 반성이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 시절 요직에 등용됐던 인물들의 공통점이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해왔으면서 그에 대한 반성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유 전 사무총장 역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윤석열 정부 인사들에 대한 비판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