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의 실세'로 군림하며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표적 감사를 자행해 논란을 일으켰던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이 11일 최재해 감사원장의 퇴임식 직후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 노래를 틀며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소리를 치는 등 소란을 피운 사실이 12일 한겨레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기강이 무너진 감사원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일갈했다.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최 원장의 비공개 퇴임식이 열렸는데 최 원장의 퇴임식 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러 바깥으로 움직일 무렵에 유 전 사무총장이 최 원장을 향해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고성을 질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를 틀었다고 한다.
유 전 사무총장의 이런 돌발 행동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 원장이 윤석열 정부 때의 감사 운영 전반을 점검하는 감사원 ‘운영쇄신 TF’를 꾸린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의미로 보인다. 그는 지난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TF 구성의 근거와 절차, 활동 내용이 전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표적감사 행태에 대해서도 전혀 사과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같은 행태가 알려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2일 박수현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유병호 전 사무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유 전 사무총장의 행태에 대해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되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충격적 장면일 뿐만 아니라 헌법기관으로서 기강이 무너진 모습 그 자체를 노출했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시절 실세로 불렸던 유병호 감사위원의 이번 소란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지난 정권에서 감사원이 권력의 사병처럼 자행한 '정치 감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그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원 운영쇄신 TF' 구성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감사원의 정상화 시도에 조직적으로 저항한 것에 대해 "자신이 주도한 감사 활동이 객관적 점검을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초조함의 표출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일침했다.
아울러 유 전 사무총장의 행태를 두고 "감사원은 권력의 편에 서서 정권을 비호하거나 정적을 겨냥해 칼을 휘두르는 기관이 아니다"며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중립성과 품위, 그리고 감사원이 지켜야 할 헌법적 책무를 내던진 중대한 일탈"이라고 일침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을 향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최 전 원장이 "재임 기간 내내 '정치 감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월성 1호기, 북한 어민 북송 등 일련의 감사는 끊임없이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켰고, 감사원 조직 전체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렸다"고 일갈했다.
최 전 원장은 퇴임사에서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후회는 없다"고 말했지만, 내부에서조차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리고도 사과 한마디 없었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박 수석대변인은 이러한 그의 모습에 대해 "이는 윤석열 정부의 감사원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편향적이었는지를 방증한다. 유병호 위원의 막장 소란은 책임지지 않은 정치 감사 체제가 어떻게 붕괴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수석대변인은 "이제 차기 감사원장은 법과 원칙만을 기준으로 삼아 독립적 감사를 수행할 수 있는 강직한 인사가 지명되어야 한다. 또한 무너진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더 이상 감사원이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국론을 분열시키는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감사원은 헌법 정신에 따라 국가 재정과 행정을 객관적으로 감찰하는 최후의 보루로 바로 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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