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계좌관리 의혹 이종호, 휴대전화 압수수색시 전화기 파손

무엇이 두려워서 증거 인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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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을 방문해 '북한 인권'을 논의했다는 김건희 여사의 모습.(사진 출처 : 대통령실 홈페이지)
지난 11일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을 방문해 '북한 인권'을 논의했다는 김건희 여사의 모습.(사진 출처 : 대통령실 홈페이지)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이자 김건희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이른바 '임성근 VIP 구명로비설'에 연루의혹으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이란 두 특검법을 잇는 연결고리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에서 김건희 여사와 직접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었고 연락처도 몰랐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뉴스타파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이종호 씨가 지난 2021년 압수수색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를 파손한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이 씨가 김건희 여사와 직접 연락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많다며 이 씨를 추궁했지만 이 씨는 끝까지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씨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탄핵하지 못했다.

그 이유가 바로 이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고의로 파손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뉴스타파는 도이치모터스 공판 기록을 다시 검토해 임성근 구명로비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 씨와 김건희 여사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사실들을 정리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2022년 9월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차 작전 세력의 사무실에서 ‘김건희.xls’ 파일이 나온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문제의 ‘김건희.xls’ 파일에는 김건희 여사 계좌의 잔고와 도이치모터스 주식 보유 현황 등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이 파일이 발견된 곳은 이종호 씨가 대표로 있던 블랙펄인베스트 사무실이다.

그러나 이 씨는 재판에서 그 파일이 왜 자신의 직원 노트북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노트북의 주인인 블랙펄인베스트 직원 역시 자신의 노트북에서 ‘김건희.xls’ 파일이 나온 경위를 모르겠다고 잡아뗐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파일을 핵심 증거로 삼아 “블랙펄인베스트가 김건희의 계좌를 관리했다”고 판시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판결문 70쪽을 보면 "블랙펄인베스트 직원인 이 ○이 사용하던 PC에 저장되어 있던 '김건희'라는 제목의 엑셀파일에 해당 계좌의 주삭 잔고 및 인출 내역이 기재되어 있는 점, 앞서 본 정황 등을 종합하면 해당 계좌는 블랙펄인베스트 측에서 관리하며 민○○ 또는 피고인 이종호가 직접 운용하여 시세 조종에 이용한 계좌로 인정된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의 계좌 잔고를 정확히 적은 엑셀파일이 사무실에서 나왔는데도 이종호 씨는 자신이 김 여사와 직접 연락을 하는 사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2년 4월 8일 검찰의 증인 신문 당시 검사가 "증인이나 민○○ 씨가 직접 연락할 수 있는 관계였나?"라고 묻자 이 씨는 자신이 김 여사의 전화번호를 모른다고 답했다.

또 자신은 그 당시 김 여사를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지인 정도로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검사는 이종호 씨에게 또 다른 정황 증거를 제시했는데 블랙펄인베스트가 인스프리트와 에스퍼트라는 회사에 투자를 한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블랙펄인베스트는 그 두 회사에 투자할 때 자금을 김건희 여사로부터 15억 원을 빌려서 투자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종호 씨는 그런 사실이 있다면서도 연락은 도이치모터스의 권오수 회장이 했고 당시 자신이 권 회장에게 자금을 부탁했고 권 회장 역시 자기 수중에 자금이 없다는 이유로 알아봐준 사람이 김건희 여사라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은 김 여사와 통화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인스프리트와 그 자회사인 엔스퍼트는 2011년 당시 삼성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태블릿 PC를 만들어 큰 관심을 모았던 회사였다. 삼성이 갤럭시탭을 SKT에 독점공급했기 때문에 KT는 인스프리트로부터 태블릿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두 회사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그러나 두 회사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태블릿PC가 오작동을 일으킨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KT가 공급 계약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자금난에 시달리다 이듬해인 2012년 상장 폐지됐다. 상장 폐지 전 대주주들이 주식을 먼저 팔아치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 한국거래소의 조사를 받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종호 씨의 블랙펄인베스트가 인스프리트와 엔스퍼트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데 뉴스타파는 그 이유에 대해 단순히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투자한 것이 아니라 대주주와 직접 연락을 한 것으로 보이는 진술을 이종호가 법정에서 했기 때문이라 했다. 해당 내용은 2022년 5월 6일 증인 신문 기록에 나와 있다.

뉴스타파는 자세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종호 씨가 김건희 여사로부터 15억을 빌려 장내에서 주식을 사는 것과 다른 특이한 방식으로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이며 투자를 받은 회사는 '대주주 먹튀 논란'과 함께 이듬해 상장 폐지되었다는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이종호 씨가 김건희 여사로부터 빚을 진 15억을 언제 상환했고 상환하면서 원금만 갚았는지 아니면 이자나 수익금을 함께 지급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뉴스타파는 이종호 씨와 김건희 여사 사이의 또 다른 접점으로 도이치모터스의 신주인수권 거래 사실을 들었다. 김건희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으로부터 신주인수권을 사들인 뒤 되팔아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2억 원 가량의 차익을 봤다. 그런데 이종호 씨 역시 같은 시기 신주인수권 거래에 관여한 정황이 있다.

2011년 12월 산업은행은 도이치모터스의 신주인수권부 사채 250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사채는 사채인데 250억 원 어치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이 붙어있는 사채라 '신주인수권부' 사채다. 분리형이라 신주인수권만 따로 떼어 팔 수도 있었다. (현재는 분리형의 발행이 금지되어 있다.) 

권오수 회장은 산업은행으로부터 150억 원 어치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7억 5,000만 원에 사들였다. 그리고 이 신주인수권을 순차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팔았는데 김건희도 그 중 하나였다.

2012년 11월 13일 김건희 여사는 권오수 회장으로부터 20억 원 어치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1억 원 어치 샀고, 이듬해인 2013년 6월 27일 이 가운데 17억 원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을 1억 5,600만 원에 사모펀드에 팔았다. 나머지 3억 원 어치는 주식으로 전환했다. 6개월 사이 5,600만 원 이상(신주인수권 차액 + 주식 전환 차액)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그런데 권오수 회장이 확보한 150억 원 어치 도이치모터스 신주인수권 거래에 블랙펄인베스트의 이종호 씨가 관여한 정황이 공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종호 씨는 권오수로부터 일정한 양의 신주인수권을 받아 이를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많이 산 ‘큰 손’ 투자자 서 모 씨에게 주기로 계약했다.

뉴스타파는 이에 대해 주가 부양을 위해 주식을 사줄 수 있는 투자자에게 그 대가로 나중에 이득을 볼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주기로 약속을 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가 약속대로 주식을 사지 않아 계약은 취소됐다. 

뉴스타파는 김건희 여사에게 신주인수권을 배분하는 과정에도 이종호 씨가 직접 개입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도이치모터스 신주인수권이라는 이득을 매개로 이종호 씨와 김건희 여사가 함께 엮여 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종호 씨와 김건희 여사는 이렇듯 여러 경제적 이해 관계로 엮여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종호 씨는 김건희 여사와 직접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라며, 모든 거래는 권오수 회장을 통해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22년 5월 6일 증인 신문 당시 기록을 보면 묘한 말이 나오는데 이종호 씨가 권오수 회장의 소개 이전부터 김건희 여사를 알았다는 것이다. 그는 권오수 회장을 만나기 전 서 모 회장이란 사람에게서 김건희 여사를 소개받았다고 검사에게 진술했다. 다만 두 사람을 소개해줬다는 서 모 회장과 관련해서는, 공판기록에 이름만 나와있을 뿐 다른 신상 정보가 나오지 않아 정확히 누구인지 특정하기 어렵다. 

이런 점을 볼 때 이종호 씨가 정말로 김건희 여사와 직접 연락을 한 적이 없었는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검찰은 물증이 없어 이런 이종호 씨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탄핵하지 못했다. 2021년 9월 7일 검찰이 블랙펄인베스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이종호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파손했다. 

또한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파손된 휴대전화라도 수거해 포렌식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도이치모터스 사건 1심 재판 판결문에 제시된 증거 목록에는 이종호 씨의 휴대전화나 그로부터 추출된 것으로 보이는 정보가 전혀 없다. 

이에 따라 여러 경제적 이해관계로 얽혀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선수' 이종호 씨와 김건희 여사가 정말로 직접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 사이인지 여부는 규명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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