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권성동 JTBC 제보공작설

과연 이걸로 '제보공작'이라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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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5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이 해병대 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의 핵심 피의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VIP에 구명로비를 했다는 구명로비설과 관련해 또 다시 김규현 변호사와 JTBC 간 제보공작설을 주장하며 이번엔 물증을 공개했다. 하지만 과연 이걸로 '제보공작'이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권 의원이 제시한 물증은 2건의 통화 녹음 파일인데 하나는 지난 6월 28일 김규현 변호사와 송호종 씨의 전화통화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 3일 김 변호사와 사업가 최택용 씨 간 전화통화이다. 송 씨와 최 씨는 모두 이 구명로비설의 진원지인 해병대 단톡방 멤버이다.

먼저 권 의원이 공개한 지난 6월 28일 통화 내용을 살펴보면 김 변호사가 "이 사건이 초기에 터졌을 때 작년 쯤일 거다"고 운을 떼며 자신이 친하게 호형호제 하는 친한 기자가 있는데 "여기랑 술을 먹다가 이야기를 제가 이런 것이 있다라고 물어보길래 도대체 왜 임성근 사단장 이야기를 하다가 혹시 그 사람이 이제 이런 쪽으로 했을 수도 있다라는 얘기를 하면서 근데 니만 알고 있어라 제가 그걸 보여줬어요"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송 씨에게 "그러니까 거기 관심을 보이긴 하는데 제가 그랬는데 이거는 그냥 가십이고 판단은 만약에 진짜고 뭐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나오면 나중에 수사하면 밝혀질 것이니 너는 그냥 알고만 있어 이랬거든요. 근데 이제 그게 최근에 언제쯤에 위로 올라갔나봐요"라고 말했다.

또 김 변호사는 송 씨에게 "그러니까 이제 데스크 이쪽에서 이걸 취재를 해라. 이렇게 내려온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거기다가 막으려고 좀 이거 하면 안 된다라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어쨌든 제가 기자한테는 뭐라고 많이 뭐라 했는데 막지는 못했습니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권 의원은 "김규현 변호사는 자신이 제공한 정보가 '그냥 가십' 수준이라며 진위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보도가치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보도를 막으려고 했다고 실토를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3일 최 씨와의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최 씨가 "JTBC에 제보한 거냐?"고 묻자 김 변호사가 "제보라기보다 제가 정보를 준 건 맞는데. 그 정보를 준 게 거의 되게 오래됐다. 저는 이제 그냥 지나가는 자리에서 기자들하고 얘기를 하다가 그냥 요런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혹시 뭐 이쪽 또 관련이 있지 않겠냐?"라고 답했다.

또 이 통화를 보면 김 변호사가 해당 정보를 JTBC에 줬을 당시엔 "지금 딱히 보도를 할 건 아니다. 그냥 참고만 해라 그랬고 기자들도 그냥 그걸 보고 납득을 했다"고 말하며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이슈가 표면화되자 JTBC 측에서 자신에게 "그냥 그 때 그거 보도를 해야겠다"고 밝혔고 김 변호사는 수사를 통해서 뭐가 더 나온 다음에 보도하는 편이 더 낫지 않겠냐는 의견을 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권 의원은 이 사실을 언급하며 "김규현 변호사는 자신이 믿지도 않은 정보를 본인 스스로 '가십'으로 치부한 그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JTBC 기자에게 알렸다. 이에 JTBC는 김규현 변호사의 정보가 현실성이 낮음에도 심지어 김 변호사가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단독보도를 통해 구명로비 의혹에 불씨를 당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를 향해 "자신이 내뱉은 거짓말을 스스로 믿어버린 '리플리 증후군'의 모습"이라 매도하기도 하고 민주당을 향해서도 "이처럼 허접한 공작을 보자마자 쾌재를 부르며 탄핵의 야욕을 숨기지 않았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이런 권성동 의원의 주장은 '논리비약'으로 비칠 소지가 많다. 이종호 씨가 VIP 구명로비를 의심하게 할 만한 메시지를 해병대 단톡방에서 남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정말 이종호 씨가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VIP에게 로비를 했는지 안 했는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을 뿐이다.

권 의원의 주장대로 '제보공작'이라고 하려면 이 씨의 메시지 내용을 인위적으로 왜곡, 변조해서 JTBC에 제공했을 때나 가능할 것이다. 권 의원이 트집잡은 김 변호사의 말도 이 씨가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정말 로비를 했는지 여부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에 '가십'이라고 한 것일 뿐이지 그 이상의 의미부여를 하기 어렵다.

또한 송호종 씨에게 죄송스럽다고 한 말이나 최택용 씨에게 사과의 뜻을 표한 것 역시 그 두 사람은 해병대 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과 뒤이어 이어진 수사 외압 의혹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람들인데 이 일로 인해 그 둘에게까지 불똥이 튀게 되었으니 그 점에 대해선 충분히 미안하다고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 의원이 이렇게 논리비약에 가까운 주장을 한 이유는 '메시지를 공격할 수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오랜 격언대로 김 변호사 제보의 신빙성을 떨어뜨림과 동시에 자당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자 한 것으로 짐작되는 부분이다.

정말 김 변호사의 제보로 인해 촉발된 그 'VIP 구명로비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를 밝히려면 이 씨가 최소한 윤석열 대통령 혹은 김건희 여사에게 임성근 구명과 관련해 줄을 대려고 한 시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밝혀내는 수밖에 없다. 그럼 채 상병 특검법을 국민의힘도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인데 특검법은 왜 그리도 목숨 걸고 거부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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