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9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위증 의혹이 또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서울 동대문을)의 질의 도중 여러 차례 위증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을 일으켰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오전 청문회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광주 광산갑)이 임 전 사단장에게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압수한 휴대전화 관련 수사에 협조할 생각이 없는지 물었다.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에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떳떳하다면 비밀번호를 푸는 데에 협조하라는 얘기였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지금은 저도 알려주고 싶지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갔다. 그러자 박 의원은 공수처의 압수수색 뒤 임 전 사단장이 새로 장만해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를 검증하는 데에는 동의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소수의 인원과 전문위원이 참여한 상태에서,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분들과의 통화 내역, 전화번호 저장 내역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동의할 수 있느냐”는 요청이었다.
그런데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임 전 사단장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휴대전화를 조작하는 모습이 뉴시스 카메라에 포착되어 인터넷에 올라갔다. 장경태 의원은 이 사실을 물었고 임 전 사단장은 문자를 보낸 사실을 인정하며 "법조인과 문자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장 의원이 그 법조인과는 무슨 관계냐고 물었는데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친척이라 답했고 친척이 해병대 출신이냐는 장 의원의 질문에 아니라고 답했다. 그럼 뉴시스에 포착된 그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해병 877기는 누구인지 물어보자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해병대 후배라 답했다.
장 의원이 "지금 질의 과정에서 본인 청문회 과정에서 얘기하고 있는데 외부인 최소 2명 이상과 문자 대화하고 있었느냐?"고 질의하자 임 전 사단장은 본인의 '후배'라는 사람과는 대화를 안 했고 친척과는 박균택 의원의 휴대폰 검증 가능 여부 질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에 장 의원이 뉴시스 카메라에 포착된 사진을 공개하며 "이렇게 사진이 찍혔는데도 위증하실 건가?"라고 언성을 높였는데 그럼에도 임 전 사단장은 끝까지 '해병 877기' 인물과는 대화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이런 임 전 사단장의 태도에 민주당 박지원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이 "해병대 사단장이 그 따위로 하니까 문제 아니야?"라고 언성을 높이며 질타했고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갑)도 "거짓말을 또 한 거예요?"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질의하실 분만 질의하시죠"라고 끼어들며 임 전 사단장을 엄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임성근 전 사단장의 위증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 장경태 의원이 이른바 'VIP 구명로비설'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물었는데 임 전 사단장은 "이종호가 누구인지 모르며 만난 적도 없고 최근 언론을 보고 알게 됐다"고 했다.
이에 장경태 의원이 그 문제의 해병대 단톡방 참가자 중 한 사람인 송호종 씨에 대해서 물었는데 임 전 사단장은 송 씨는 안다고 답했다. 그러자 장경태 의원이 1장의 사진을 공개했는데 그 사진은 해병대 김계환 사령관과 이종호, 송호종 등 총 3명이 찍힌 사진이었다. 물론 임 전 사단장은 그 사진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장경태 의원은 그 사진을 공개하며 한 사람씩 짚으며 임 전 사단장에게 이들의 이름을 말해보라고 했다. 그러나 임 전 사단장은 김계환 사령관과 송호종 씨의 이름은 밝혔으나 이종호 씨는 모른다며 계속해서 잡아뗐다. 장경태 의원은 "이 사람이 바로 요즘 언론에서 유명한 이종호 씨"라고 설명하며 임 전 사단장에게 "이 사진이 찍힌 장소는 어딘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장소를 모른다고 답했는데 장경태 의원이 큰소리로 "해병대 1사단 아니냐?"며 "왜 위증하시냐?"고 질타했다. 이런 장 의원의 질타에 임 전 사단장은 "안 보여서 그랬다"고 변명했다. 장경태 의원은 이 사진에 대해 김계환 사령관과 이종호, 송호종 3명이 해병대 1사단을 방문해서 쌍용 훈련을 참관할 때 찍힌 사진이라고 언성을 높이며 설명했다.
장 의원은 또한 골프 모임 단톡방도 이 자리에서 생긴 것이라 덧붙이며 "왜 자꾸 위증하시냐?"고 다시 한 번 강하게 질타했다. 또 이종호 씨가 저 사진이 찍힌 당일 임성근 전 사단장을 만났다고 진술한 사실도 강조하며 "이종호 씨는 본인을 안다고 하는데 왜 본인은 자꾸 이종호 씨를 모른다고 하세요?"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임성근 전 사단장은 계속해서 본인은 이종호 씨를 모른다고 잡아떼며 훈련 당시에는 자신은 배 안에 탑승해서 바다 위에 있었기 때문에 김계환 사령관과 이종호, 송호종 씨 등이 방문한 사실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런 임성근 전 사단장의 태도에 야당 의원들이 한숨을 쉬며 "대놓고 위증하네"라고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됐다.
장경태 의원의 질의가 끝난 후에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임성근 전 사단장을 향해 "김계환 사령관이 본인의 상관 아니냐?"고 물으며 "상관이 자신의 부대에 왔고 민간인이 방문했으면 기록이 남을 텐데 그걸 몰랐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임성근 전 사단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몰랐다는 말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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