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의 문자 메시지로 드러난 현직 검사의 부적절한 행태

문자 주고 받은 친척의 정체는 현직 광주고검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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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모습.(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9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모습.(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9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청원 관련 탄핵청문회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위증 논란이 재점화됐다. 그 중 가장 논란이 됐던 건은 바로 임 전 사단장이 청문회 도중 누군가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였다. 확인 결과 임 전 사단장이 문자 메시지를 통해 법률 자문을 구했던 '친척'의 정체는 외사촌 동생이자 현직 검사인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진행된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다. 오전 청문회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광주 광산갑)이 임 전 사단장에게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압수한 휴대전화 관련 수사에 협조할 생각이 없는지 물었다.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에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떳떳하다면 비밀번호를 푸는 데에 협조하라는 얘기였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자신도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 갔고 박 의원은 공수처 압수수색 이후 새로 장만해 쓰고 있는 휴대전화 검증에 동의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런데 이 질의가 오가는 도중에 임성근 사단장이 누군가에게 법률 자문을 구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뉴시스 카메라에 포착됐다.

19일 오후 12시 3분에 임 전 사단장은 '철완 동생'이라는 인물에게 "박균택 의원께서 휴대폰 확인하자는 것은 법적으로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가요"라고 물었고 그 '철완 동생'이란 인물은 "연락처 목록 정도만", "카톡, 문자는 안 되구요"라고 답변해주었다. 

2분 후에 그 '철완 동생'은 임 전 사단장에게 연락처 명단만 알려주고 새 휴대전화 개통 이후 대화는 관련성이 없어 공개 불가라고 하라고 조언했고 또 선서 거부 관련으로 외압 부분은 사건이 없어서 선서하라고 조언했다. 이 조언에 따라 오전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했던 임 전 사단장은 오후엔 증인 선서를 했다.

이렇게 임 전 사단장에게 법률 조언을 해준 인물인 '철완 동생'의 정체는 현직 광주고검 검사인 박철완이란 인물로 임 전 사단장의 외사촌 동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실이 밝혀진 후 여러 언론사에서 단독 보도를 쏟아내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알리기 시작했다.

먼저 19일 동아일보 단독 보도를 보면 박철완 검사가 사촌인 임 전 사단장이 작년 8월 1일 경기도 용인에 온 것이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고석 변호사를 만나러 온 게 아니라 자신을 만나기 위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형은 두 번 사직하려고 했는데 (누군가) 만류했다. 나도, 형도 만류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형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모른다고 한다. 나는 지난해 12월부터 형에게 법률상담이 아니라 심리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률 조언을 상세하게 해준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된 이상 박 검사의 주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전 사단장의 사퇴를 누군가가 만류했다는 그의 말은 더 깊이 파헤쳐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종호 씨가 임성근 전 사단장의 부대인 해병대 1사단에 쌍용 훈련을 참관하러 왔던 사실이 찍힌 사진도 공개됐고 골프장 약속을 잡았던 해병대 예비역 단톡방 대화록 등 여전히 이종호-임성근 사이 관계가 의심이 간다.

또 같은 날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단독 보도를 살펴보면 임 전 사단장이 작년 7월 28일부터 8월 9일까지의 통신내역을 통해 확인한 결과 박 검사와 총 14차례 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통화가 집중된 것은 채 상병 순직사건이 경찰에 이첩되기 전날인 작년 8월 1일이었다.

이날 임 전 사단장은 박 검사에게 6차례 전화를 걸었고 1차례 문자를 보냈다. 경찰에 이첩된 채 상병 사건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한 작년 8월 2일에도 임 전 사단장은 박 검사에게 3차례 전화를 걸었다. 박 검사는 작년 8월 1일 1차례, 2일 1차례 임 전 사단장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들로 볼 때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박철완 검사의 말은 더더욱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또한 현직 검사에게 법률 자문을 구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지도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실제 정청래 법사위원장 또한 “청문회 중에 현직 검사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조력을 받아도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제 법 상식으로는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서 그렇게 질문을 보냈다”며 “증인선서를 할지 말지 조언을 구했고, 휴대전화 협조와 관련해서 어느 정도까지 하는 것이 법적으로 타당한지 문의했다”고 설명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저는 현직 검사와, 그것도 공무원과 청문회에 나와 있는 증인이 문자를 주고받는 것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의원님들과 논의를 해야 한다”며 10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임 전 사단장은 “(상대) 검사는 청문회 시간에 저한테 답장한 적 없다. 검사의 책임은 없다. 점심시간에 제가 통화했다”고 해명했다.

그 밖에 오마이뉴스 단독 보도를 살펴보면 문제의 박철완 검사가 해병대 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직후 만들어진 '임성근 구명' 성격의 인터넷 카페에서 직접 글을 쓰는 등 활동한 사실이 알려졌다. '채상병사건원인규명카페'란 이름의 해당 카페는 지난해 9월 개설된 것으로 대문 사진엔 카페지기(운영자) 닉네임과 같은 '진실찾기'란 문구가 걸려 있다.

이 카페는 그동안 임 전 사단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없으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수사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단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박 대령을 지원해 온 변호인단과 군인권센터의 발표에도 반박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고, 최근엔 '임성근 구명 로비설에 대한 임성근의 입장문'이란 글도 반복해 게시됐다.

이렇게 각종 레거시 미디어들의 단독 보도들을 전부 종합해서 살펴보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이후 수시로 사촌인 박철완 검사와 연락하며 법률 자문을 구했고 박 검사는 법률 조언은 물론 카페 활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하려 노력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국민들을 상대로 기만을 저질렀던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들이 드러나고 있다. 모름지기 범죄자를 처벌해 법의 질서를 세우는 것이 검사일 것인데 아무리 친척의 부탁이라지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과연 검사의 직업윤리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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